전 비열한 악역 대사 번역하는걸 참 좋아합니다.


어떻게 하면 사람 속을 효율적으로 긁어놓을까 궁리하는게 재미있다니 참 희한한 노릇이지만 말입니다. 디씨 하는 병신 버릇 어디 안 가는듯.


효과음 등 세부적인 것들은 작업할 염두를 도저히 못냈습니다.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나저나 한 건 끝. 만화책 두개가 밀렸는데, 그건 이번 주말에 절반쯤 해놓던가 해야겠네요.


아 . 그리고 제 이목을 끄는 팬픽 하나가 있었습니다. 물론 선셋이 나오는 건데, 선셋이 셀레스티아와 절연했을 때 인간 세계로 통하는 거울로 가지 않았으면 어땠을까를 다룬 팬픽입니다.


 제목이 '에버프리의 마녀'였었죠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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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중.28

Posted by 졸역쟁이 기뮤식의노예




자. 이제 포토샵 돌아가는 웹북도 생겼겠다. 이것도 슬슬 손대봐야겠지요. 


하루에 3~4장을 목표로 하면 금새 끝낼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상황이 상황인지라 예전과 같은 속도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할 수 있다는게 또 어딘가요?



그나저나 트와일라잇은 또 유도리 없는 모습을 보여주는군요.. 뭐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면 오히려 저런 대응이 더 문명인.. 아니 문명마다운 대응이지만, 그래도 깝깝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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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화 : http://kysslave.tistory.com/704


포풍같은 일주일이 지나고 숨 돌릴 틈이 좀 돌아왔으니 할 일을 해야겠죠. 기다리셨던 번역 나왔습니다.



*경고 ; 저번에 제가 말씀드렸듯, 이건 꽤 선정적인 팬픽입니다. 비록 블로그나 전연령 사이트 게시를 위해 조금 많이 잘라내기는 했지만, 그래도 맥락 상 생략을 할 수가 없는 부분은 눈물을 머금고(?) 그대로 쓴 것도 몇개 있으니, 이런 부류의 팬픽을 싫어하시는 분들은 자제하시길 바랍니다.


무삭제본을 찾으신다면 : http://gamezot.net/ponyfree/561683 여기로 들어가주세요.




분명 경고했습니다.





그럼 재밌게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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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장


"어머! 그럼 당연히 초대해야지!"


방과 후. 학생들이 주섬주섬 가방을 챙겨 돌아가려는 이 시간에, 래리티가 학교 복도에서 네 명의 친구들 앞에 서서 다급하게 외쳤다.


애플잭은 사물함에서 가방을 꺼내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이내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내는 아직도 쫌 그렇다."


애플잭은 사물함을 닫고 사물함 자물쇠를 채웠다. 


"선셋을 껴 줘도 좋을지 몰겠다 이거다."


"벌써 한 달이나 지났는데 개미 한 마리도 해칠 생각을 않던걸? 이렇게 뉘우치고 있는데 친구를 사귀어볼 기회 정도는 주는 게 어떻겠어?"


"...만약 가가 우릴 속이고 있는기믄 우짤끼고? 그.. 악어의 눈물이라 카던가.. 맞다! 이리 불쌍할 척을 해서 우릴 방심하게 해놓고 뒤통수를 치믄 그땐 우얄 낀데?"


"속임수 따위가 아니었어 애플잭!"


돌연 소리를 지른 건 플러터샤이였다.


"선셋은 분명 자기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죽도록 노력중인데 인정해주지는 못할망정.. 뭐? 속임수?! 그런 상황에서 친구마저 없는데 선셋이 얼마나 힘들어하고 있는지 너희들이 알기나 해? 만약 내가 봤던걸 너희들도 봤다면 그런 말 따윈 하지도 않았을 거야!"


친구들이 깜짝 놀라 할 말을 잃고 일제히 플러터샤이를 쳐다보는 바람에, 플러터샤이는 갑자기 부끄러워져서 더 이상 무슨 말을 할 수가 없었다. 홧김에 부렸던 객기도 다 사라졌으므로, 플러터샤이는 슬쩍 뒤로 물러서 고개를 숙이고 어께를 잔뜩 움츠렸다.



이제 학생들은 거의 다 집에 가고 교내에는 아직 볼일이 남아있는 몇몇 학생들만이 남았다. 다섯 명의 친구들은 선셋 쉬머의 사물함 근처에서 여전히 선셋의 처우에 관한 논의를 하고 있었고, 그들이 있는 걸 대략 알아챈 선셋은 사물함 문으로 자기 얼굴을 가리고 귀가를 위해 가방을 챙기기 시작하였다.


"뭐 별거 있냐? 껴주자."


레인보우 대쉬가 혹시나 들킬세라 소리를 죽여 말했다.


"무슨 수작을 부리고 있었으면 지금이라도 부렸겠지. 그리고 선셋 쟤... 꽤 귀엽지 않냐?"


"아오~ 니까지 이러기가?"


애플잭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투덜거렸다.


"귀여운 걸 귀엽다고 말도 못하냐? 그리고 전처럼 지가 마치 여왕이라도 된 것 마냥 눈꼴시게 구는 것도 아니고 말야. 이젠 약간 상냥해지고 또 좀 얌전해져서... 뭐라고 해야 되지? 아! 그러니까 무지 예뻐 보이더라고. 끼워주자. 응?"


"알았다! 끼워 준다. 됐나?"


"그럼 결정 된 거지?"


핑키 파이가 신이 난 목소리로 속닥거렸다.


"당장 초대하러 가야~지!"


그리고 힘차게 선셋을 향해 뛰어가는 찰나..


"쫌만 기달리봐라."


애플잭이 핑키를 제지했고, 핑키는 막 가속을 내려다가 갑작스러운 제지에 '끼익'하는 소리를 내며 그 자리에 멈췄다.


"선셋 쟈한테 우리 모일 때 가끔 하는 그거에 대해서 꼭 설명하고 오레이. 괜히 모르고 왔다가 갑작스레 알게 되믄 쟈도 쪽팔리고 우리도 쪽팔리지 않긋나?"


"염려 마! 꼭 말할 테니까!"


핑키는 한 쪽 눈을 찡긋해 보였다.


바로 그때 선셋은 집으로 가져갈 가방을 막 다 싼 후 지퍼를 잠그고 있었다. 갑자기 왼쪽 편에서 무슨 핑크색의 괴물체가 꾸물럭꾸물럭 기어오는 것 같기에 선셋은 괜스레 불편해져서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고 사물함을 걸어 잠그고 뒤로 돌았는데, 바로 코앞에 핑키파이가 있었다.


"선셋! 안뇽!!"


선셋은 깜짝 놀라 사물함 쪽으로 자빠져버렸다. 핑키 파이는 선셋이 사물함을 부여잡고 부랴부랴 일어나는 모습을 얼굴 한 가득 미소를 지으면서 쳐다보고 있었다.


"아.아.아. 안녕 핑키."


선셋은 벌벌벌 떨면서 어버버버 말을 더듬었다.


"다.. 다시 만나 반갑-"


"궁금한게 있는데, 너 오늘밤 바쁘니? 응? 바빠?"


핑키는 기대감에 가득 차 방방 뛰면서 선셋에게 물었고, 선셋은 핑키의 기세에 눌려 사물함에 등을 댄 체로 질질질 아래로 내려가고 있었다.


"아..아니."


선셋은 놀란 가슴을 겨우 진정시켰다. 마침 그 때 다른 네 명의 소녀들이 핑키 파이의 뒤에서 나타났다. 


플러터샤이는 선셋에게 살짝 미소를 지어주었다. 정작 선셋은 아까 고함을 질렀던게 마음에 걸려 샤이의 시선을 피하고 있었지만..


"오늘 우리집에 친구들끼리 모여서 다 함께 자고 가기로 했거든? 근데 우리들끼리 이야기를 해 보니까 말야. 아무래도 거기에 널 초대하는 게 좋겠다 싶더라구! 와 줄거지?"


핑키 파이의 제안에 선셋은 양쪽 귀가 쫑긋 서는 기분이었다.


"진짜?!"


선셋이 되묻자 핑키 파이는 열렬히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 아까 점심시간 때 선셋은 저 다섯과 자기 사이에 분명히 흐르는 어색한 기류를 느끼며 '쟤네들은 나 따위는 상대해주지도 않겠지.'라고 여겼었더랬다. 하지만 지금 다시 고개를 들어 다섯 소녀들을 쳐다보니 모두들 선셋을 관심 어린 눈빛으로 쳐다보는 게 아닌가? 저기 저 애플잭은 아직도 살짝 고까워하는 것 같긴 했지만 말이다.



"어.. 좋아. 그럴게! 고마워!"


선셋은 입이 째지도록 미소를 지으며 다섯에게 진심으로 감사했다.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저 최악의 날이 될 줄만 알았는데, 갑자기 덜컥 난생 처음으로 잠옷 파티에 초대돼다니..


"좋~았어! 근데 너 혹시 파자마 있어? 아니 됐다. 그냥 신경 쓰지 마! 내가 초대했으니 내가 챙겨줘야지! 내 거 빌려입으면 돼! 그럼 가자! 빨리! 빨리!"


"핑키.."


애플잭이 핑키에게 넌지시 빠트린 게 하나 있다고 주의를 주었다.


"왜?................................. 아 맞다! 그러고 보니까 애플잭이 이 이야기 해 주라더라. 우리가 오싹~한 귀신 이야기를 하는 시간을 종종 가진단 말이야? 그러니까 나중에 무서워서 밤에 화장실도 못 갈 정도면 나 꼭 깨워? 알았지?"


"그거 말고 마!"


애플잭이 거세게 지적하고 나섰다. 핑키는 뭐가 문제인지 잘 모르는 듯, 얼굴을 잔뜩 찌푸리고 뒷목을 벅벅 긁었다.


"어.. 그게.. 가끔 다들 모여서 사탕을 기절할 때까지 먹을 때도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라고 그랬나? 전에 애들끼리 그랬었다가 다음 날 아침에 배 아파서 혼났는데.."


"그 때 사탕 배 터지게 묵은 거 니밖에 읎었다 아이가! 아 됐다! 기양 내가 직접 말해야긋다!"


애플잭이 여전히 혼란 상태에 빠져있는 핑키 파이의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애플잭. 대체 뭘 하길래 이래?"


선셋은 약간 당황하여 물었다. 도대체 얼마나 중요한 일이기에 이렇게 머뭇거리나 싶었던 것이다.


애플잭은 주변을 둘러보고 자신들 외엔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후 마침내 입을 열었다.




"어....그게... 핑키랑...래리티랑,대쉬랑,샤이랑,내캉... 어..."


해야 될 이야기를 기억해내는 데 정신이 팔린 핑키를 제외한 나머지 세 명은 일제히 얼굴을 붉혔다. 플러터샤이는 초조하게 양 집게손가락을 마주치고 있었고, 래리티는 자기 관자놀이만 문지르고 있었다. 레인보우 대쉬는 팔짱을 끼고 콧소리를 한번 냈다.


"우리끼리.. 어.. 단체로 무슨.,. 단합 행사 같은 거 한다...안 카나.."


"단합 행사?"


애플잭이 불편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고, 선셋은 오른쪽 눈초리를 올리며 궁금한 듯 물었다.


"아! 그거 말하라고 했었지! 맞다! 애플잭이 말이지, 우리 가끔씩 잠옷파티 할 때 가끔 서로 쎾쓰도 한다고 설명해주랬다?"








핑키 파이는 웃는 얼굴로 어마어마한 사실을 별 일 아니라는 듯 말했고, 대번에 나머지 다섯 명의 낯빛은 창백해졌다. 플러터샤이는 '힉'하는 소리를 내며 긴 앞머리로 얼굴을 가렸다. 이런 엄청난 사실을 발설했음에도 불구하고 핑키의 얼굴엔 싱글벙글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돌직구중에 돌직구구만. 아예 핵직구여!"


레인보우 대쉬가 까불거리며 한마디 덧붙였다.


"지..진짜?"


선셋이 어리둥절 되물었다. 저 다섯 명이 옷을 홀딱 벗고 서로를 열렬히 더듬고 있는 장면이 마음속에 떠올랐으므로, 선셋의 동공은 축소되었고, 얼굴은 화끈 달아올랐다.


"그러니까 너희들.."


핑키와 나머지 넷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서로... 그 짓을.."


또 한 번 고개를 끄덕였다.


"....벌써 여러 번이나 했다고?"


세 번째로 다섯 명의 소녀들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대체 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그거에 관해선 매~우 재밌는 사연이 하나 있지!"


핑키가 불쑥 선셋 앞에 나타나 양손을 파닥파닥 흔들며 말했다. 다른 네 명은 지금 부끄러워 죽으려고 하는 상황에서 말이다. 애플잭은 아예 모자를 내려 얼굴을 완전히 가려버렸다.


"한 일 년 전인가? 다섯이 모여서 잠옷파티를 한 적이 있었어. 그 떄 내가 아주~아주 맛있는 케이크를 하나 애들에게 구워주려고 했는데 말야. 아차! 잠깐 맛을 본 케이크 프로스팅이 너~무 맛있어서 그만 정신줄을 확 놓아버리고 만 거야! 정신을 차리고 보니까 글쎄 머리부터 발끝까지 크림 투성이더라구. 아까워서 다 핥아 먹었는데 내 머리에 달라붙은 것도 꽤 많아서 말이지. 화장실에 가서 급하게 샤워를 하고 나서 보니까.. 아뿔싸! 그만 갈아입을 옷을 안 챙기고 샤워를 했네? 그래서 그냥 수건만 두르고 애들이 모여 있는 내 방으로 와서 옷을 허겁지겁 꺼내는데, 어이쿠야! 그만 수건이 훽 내려가 버렸네? 레인보우 대쉬가 '헉' 해서 내가 '읭?' 하고 보니까 다른 애들이 내가 꽤벗고 있는 모습을 넋 놓고 보고 있더라구!"


핑키 파이는 웃는 낯으로 이 이야기를 하고 있었지만, 다른 넷은 이 상황이 엄청 쪽이 팔렸다. 근처에 혹시 다른 사람이 지나가다 행여나 듣기라도 할까봐 분주히 주변을 살피고 있었다. 애플잭은 마치 여길 탈출할 수 있는 차원문이라도 있는 양, 모자에 얼굴을 아주 푹 파묻고 있었다.


"해서 내가 '어머낫!?' 하고 막 이랬거든?"


핑키가 두 팔로 자기 가슴께를 가리고 양 다리를 잔뜩 오므리는, 마치 그 때 당시를 재연하는 듯 한 포즈를 취했다. 선셋의 머릿속에도 핑키가 몸을 가리는 수건이 내려가 급하게 자기 몸을 가리는 장면이 생생히 그려지는 것 같았다. 좋은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가릴까도 생각해봤는데, 뭐 진작 보여줄 거 다 보여준 셈이잖아. 그래서 수건은 냅두고 그냥 그대로 옷을 입은 다음에 애들이 보고 있던 영화를 같이 봤다? 근데 다들 보라는 영화는 안 보고 나만 보고 있는 거야. 그래서 내가 막, '애들아! 내 벗은 몸 다시 한 번 보여줄까?" 라고 했는데 다들 조용~하더라고! 근데 대쉬가 또 갑자기 막 '...응...' 하길래 내가 아주 그냥 벌떡 일어나서 바지랑 팬티 딱 내리고 셔츠도 훌러덩 벗어버린 다음 바닥에 날 잡아잡수쇼하고 벌렁 누웠다? 애들이 뜨악 놀라는 거야! 근데 날 무슨 초콜릿, 캐러멜, 마시멜로가 담긴 아이스크림선디를 보는 것 같이 내 몸을 보고 입맛을 다시더라니까? 그래서 내가 막 '애들아! 만지고 싶으면 만져도 돼! 하니까 대쉬가 번개처럼-



"고마 해라. 이만하믄 선셋도 다 알았을 끼다."


애플잭이 핑키가 또 다른 말을 지껄이기 전에 서둘러 말을 막았다.


"쫌 보태서 설명해주자믄, 그걸 모이기만 하믄 하는기 아이다. 기양.. 그때그때 분위기 봐서 하는기다. 어쩔 땐 다 같이 할 때도 있는가하믄, 어쩔 땐 눈 맞은 둘 정도만 하고 나머진 기양 보기만 하는 때도 있고.."


선셋은 어쩔 줄 몰라 하는 시선으로 애플잭을 바라보았다. 물론 저 다섯이 친한 친구란 건 알았으나, 이정도로 절친할지는 몰랐었다. 이 현실을 받아들이려면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한 듯 싶었다.


"그러니까 요약하자면.. 너희들 너희끼리 무슨 5중 연애라도 하고 있는 거야?"


"그 정도까진 아니고."


래리티가 단언했다.


"난 남자가 더 좋거든. 여자는 절대 연애대상으로는 안 본다 이거지."


레인보우 대쉬가 웃기지 말라는 듯 '헹' 하고 콧소리를 냈다. 래리티는 인상을 약간 찌푸리고 말을 이었다.


"그냥 뭐.. 친구들끼리 욕구도 풀어주고 긴장도 풀어주는 시간을 갖는 거지. 그걸 다른 학생들이랑 맘 놓고 하기엔 솔직히 좀 그렇고 그런 일이잖아. 절친한 친구랑... 그러니까 좀... 욕구 불만일 때마다 서로 껴안고들 하는 거 생각보다 꽤 괜찮은 일이더라구. 친구끼리니까 안심되기도 하고.."


선셋은 한쪽 팔꿈치 쪽을 손으로 감싸고 고개를 푹 숙였다. 그저 다른 애들의 발등만 쳐다 볼 뿐이었다.


선셋은 저 다섯 명의 난교의 장에 불쑥 끼어도 괜찮을는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혹시 애들끼리... 오늘 거기서 하게 된다면.. 선셋부터 먼저 쫒아내지 않을까? 아니면 선셋을 끼워주려고 할까? 만약 낀다면 자기가 제대로 해서 저 다섯과 친밀한 친구사이가 될 수 있을까? 아니면 해내지 못 하고 창피만 당하고 말 지도... 그럼 앞으로 저 다섯과는 말도 못 붙일 정도로 사이가 벌어질 수도 있겠지.. 여러 생각들이 선셋의 머리를 스쳤다.



"저...선셋."


플러터샤이가 작은 목소리로 선셋을 불렀다.


"만약...그것 때문에 좀 불편하면... 너무 걱정은 하지 마. 그걸 언제나 하는 건 아니거든.. 그냥 우린 너랑 같이 어울리고 싶어서 그러는 거니까 너무 부담감은 갖지 말구.."


"그래도 너랑 한번 할 수 있다면 난 진짜 좋을 거.... 아얏!'


래리티가 팔꿈치로 쿡 찌르는 바람에 대쉬가 아픈 소리를 질렀다.


"그..그래. 정 안 내키면 안 해도 되고. 그냥 TV나 게임 같은 걸로 시간 때우면서 끝낼 수도 있다구?"


선셋은 얼굴에 절로 미소가 떠오르는걸 느낄 수 있었다. 가판대의 일 이후로 처음으로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미소였다. 다들 진심으로 선셋이 자기들과 어울리기를 바라고 있었으니까. 선셋은 이런 류의 친절은 영 익숙지 않았지만, 가슴 한 구석이 따뜻해져 오는 건 그래도 괘 기분 좋은 일이였다. 


또 와락 울음이 터져 나올 것 같아 선셋은 심호흡을 했다. 오늘은 이미 차고 넘칠 정도로 눈물을 흘렸으니까.


"좋아. 가겠어. 다들 고마워."


"쪼~~~~아! 그럼 출~바알!"


핑키가 선셋의 손목을 홱 낚아채 학교 정문으로 후다닥 달려갔고 나머지 넷은 허겁지겁 그 뒤를 따랐다.





"범인을 알아냈다!'


평소대로 활기찬 핑키의 목소리였으나, 그 표정은 자못 심각했으므로, 다른 다섯 명의 소녀들의 얼굴엔 긴장감이 감돌았다. 선셋과 샤이는 서로 단단히 달라붙어 있었으며, 래리티와 대쉬는 중간에 있는 애플잭을 와락 끌어안고는 핑키를 지켜보고 있었다.


다들 서로의 개성에 맞는 잠옷으로 갈아입고 보드게임을 즐기는 중이였다. 선셋은 핑키에게서 빌린 소매 짧은 보라색 잠옷을 입고 있었으므로 살짝 예외였지만.


"분명 범인은 완전 범죄를 저질렀다고 생각했겠지. 이 후장무치한 범죄자 녀석은 말이야."


플러터샤이가 옆에서 작게 '그건 후안무치.'라고 정정해주었다.


"어험! 어험! 후안무치한 범죄자 녀석들이 말이야! 하지만 이 핑키의 명추리가 있는 한 어림없다는 말씀! 녀석들은 잡히고 나서야 이게 빈소리가 아니라는 걸 뼛속까지 깨달을 걸? 평~~~~생 깜방에서나 썩으라지! 손이 발이 되도록 빌어도 소용-"


"니 그래갖고 오늘밤에 끝내긋나?"


애플잭이 양 옆에 매달린 래리티와 대쉬를 밀어내며 투덜거렸다.


"히히히. 알았어. 그럼 범인은..."


극적 효과를 더하기 위해 핑키는 잠시 말을 끊었다.


"바로바로바로 행키 팽키! 장소는 창고! 흉기는 고무 닭!"


라고 외치며 핑키는 말판을 주먹으로 내리쳤고, 그 바람에 말들이 공중으로 툭 튀어 올라 땅바닥에 데구르르 굴렀다.


추리를 끝내고 핑키는 범인의 범죄 방식이 적혀진 카드가 들어간 봉투에서 세 개의 카드를 꺼내 그걸 몇 초간 찬찬히 살폈다. 싱긋 웃으며 핑키는 친구들이 볼 수 있도록 카드를 말판 위에 내려놓았다. 


"흉기 : 고무 닭, 장소 : 창고, 범인 : 행키 팽키! 이겼당~!"


"도대체 어떻게 알아낸 거래 쟤.."


치렁치렁한 나이트가운을 입은 래리티가 자기의 머릿결을 쓸어내리며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물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히 조사하면 진실은 언제나 밝혀지기 마련이라네."


"치이.. 남들은 내내 게임하는 도중에 자기 혼자 노트북만 들여다보고 있었으면서.."


삑 하는 전자음이 울리자마자 핑키는 다시 노트북을 들여다보았다. 몇 번 조작을 하더니 핑키는 갑자기 배를 잡고 바닥을 구르며 웃었다.


"푸하하하 저것 봐! 강아지가 외발자전거를 다 타네? 우하하하하! 아이고 웃겨라!"


개 짖는 소리가 요란스럽게 노트북에서 들려왔고, 핑키는 배를 깔고 누우며 두 다리를 위 아래로 명랑하게 까닥대었다.


"이렇게 노는 것도.. 꽤 즐거운데?. 진심이야."


선셋이 노트북 앞에서 웃느라 숨이 넘어갈 듯 한 핑크색 소녀를 보며 지금의 솔직한 감상을 남겼다.


져서 기분이 팍 상했는지 레인보우 대쉬는 들고 있던 게임 카드를 확 던졌다. 뭐 더 할 거 없나 대쉬는 핑키 파이의 방안을 살피다가 문득 TV와 비디오게임 콘솔에 시선을 고정했다. 대쉬는 애플잭 쪽을 보며 당찬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야. 알파 스트라이크 붙자. 콜?"


대쉬가 한 팔로 알통을 만들며 다른 한쪽 손으로 그 알통을 툭툭 두드리며 뻐기듯 말했다.


"하모.. 그나저나 니 졌다고 저번처럼 승질 내지 마레이."


"아 닥치고! 일단 한판 하자고!"


레인보우 대쉬는 콘솔의 전원을 올리고 게임 디스크를 넣었다. TV화면이 밝아지며 '시작 버튼을 누르시오'라고 써져있는 게임 타이틀 화면을 선셋은 볼 수 있었다.


"너 저런 것엔 관심 없지? 없을 것 같은데."


래리티가 선셋 옆으로 기어와 앉아 무릎 위로 올라온 나이트가운을 가지런히 정리하며 물었다.


"저게 대체 뭐하는 건지도 난 모르겠는걸."


"너 설마 한 번도 게임 안 해봤냐, 그럼?"


레인보우 대쉬가 물었다. 그 동안 애플잭은 컨트롤러를 조작해 조작할 캐릭터를 고르고 있었다.


"글쎄.. 이퀘스트리아에 있을 적 어떤 포니가 저거랑 비슷한 무언가를 하고 있었던 건 생각나는데.. 무슨 가상 테니스 같은 거였거든? 막대 2개랑 공 하나가 검은 화면에 뜨는 거였는데, 별로 재미없어 보이더라고."


애플잭과 레인보우는 거 참 희한하네 스런 눈빛으로 서로를 쳐다봤다.


"그거 고전중 상고전인데"


라는 말을 하고는 대쉬는 다시 TV로 시선을 돌렸다.




"글쎄.. 이퀘스트리아에 있을 적 어떤 포니가 저거랑 비슷한 무언가를 하고 있었던 건 생각나는데.. 무슨 가상 테니스 같은 거였거든? 막대 2개랑 공 하나가 검은 화면에 뜨는 거였는데, 별로 재미없어 보이더라고."

"그거 고전 중 상고전인데.."(아타리의 Pong, 1972년 작)


애플잭은 권투장갑을 끼고 있는 여성 캐릭터를 골랐고 레인보우 대쉬는 운동복 하의에 붕대를 손목에 감고 있는 근육질의 남성캐릭터를 골랐다 로딩이 끝난 후 대전 장소에 두 명의 캐릭터들이 나타났고, 곧 'Fight!'라는 문구가 화면 중앙에 나타났다. 애플잭과 레인보우 대쉬는 서로 컨트롤러 버튼들을 빠르게 난타하기 시작했다. 애플잭은 그 바쁜 와중에서도 간간히 모자를 어루만지는 여유를 부리기도 했다. 선셋은 애플잭이 잠옷(사과가 잔뜩 그려진 상하의 일체형 잠옷이었다.)을 입고 있으면서도 끝끝내 스텟슨 모자를 벗지 않는 모습이 신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살짝 웃기기도 했다.


선셋의 옆에 앉아있는 래리티는 이 광경을 보며 살짝 한심하다는 듯 말했다.


"글쎄.. 게임이라는 게 뭐가 그리 재밌는지 모르겠네. 폭력적이고, 시끄럽기만 하고.. 남자들은 저런 거 하면서 괜히 욕질들이나 하고 말이지... 앗!"


래리티는 선셋의 손톱을 상기된 표정으로 불쑥 들여다보았다.


"선셋! 네 네일 좀 칠 해봐도 돼? 마침 네 손에 딱 어울리는 컬러링이 몇 개 떠올랐거든?"


선셋은 자신의 칠 안 된 손톱과 래리티의 의욕 어린 얼굴을 차례로 돌아보았다. 그리고 얼떨떨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조..좋아."


"멋져! 저기 플러터샤이. 자기는 선셋 발톱 좀 칠해줘. 도와줄 거지?"


선셋이 래리티를 제지하기도 전에, 래리티는 침대 끝으로 걸어가 자신의 가방과 배게 하나를 들고 왔다. 래리티는 래리티가 뭐라고 지시하기도 전에 벌써 자신의 무릎 위에 선셋의 발을 올려놓고 있는 플러터샤이에게 배 게를 던져 주었다. 샤이는 배게를 받아 선셋의 발과 자신의 무릎 중간 사이에 받혔다.


래리티는 가방에서 스칼렛 레드, 서니 옐로우 색상의 매니큐어를 꺼냈다. 래리티는 서니 옐로우를 플러터샤이에게 건네고는 일단 시범삼아 자신의 손톱 위에 스칼렛 레드를 칠해보았다. 곧 선셋의 손톱도 이렇게 칠해질 터였다.


래리티가 손톱을 칠하기 바로 직전, 선셋은 부담감에 팔을 약간 움찔거렸다. 하지만 손톱을 칠하는 건 예상했던 것만큼 간지럽거나 거북스러운 기분은 들지 않았다. 몇 번 칠하다보니 오히려 마음이 안정되는 기분이었다.


"그나저나 선셋. 너도 이퀘스트리아에서 왔다고 했지? 그리고 방금 '어떤 포니.' 라는 말을 쓴 것 같은데, 그건 너도 트와일라잇이랑 같은 세상에서 왔다는 이야기니?"


"아. 그러고 보니까 그것도 모르고 있었네."


레인보우 대쉬가 장풍커멘드를 입력하며 말했다

.

"맞아. 같은데서 온 거."


선셋이 대답했다. 마침 플러터샤이는 선셋의 새끼발가락을 칠해주고 있었다.


"그거 흥미로운 걸? 그럼 네 세상 이야기 좀 해줄 수 있어? 트와일라잇이 자기가 거기 공주였다는 이야기를 했을 대부터 어쩐지 궁금했었거든. 아참! 그 말은 너도 거기에서는 포니였다는 이야기니?"


편안해서 몸에 긴장이 쭉 풀리자 선셋은 나지막이 한숨을 내뱉고 어깨를 축 늘어트렸다.


"으응. 원래는 유니콘이였지. 어디보자.. 이걸 어디부터 이야기해야 되나... 이퀘스트리아에 있었던 것도 벌써 오래 전 이야기라.."


선셋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다시 말을 시작했다.


"이퀘스트리아는 큰 나라긴 한데 여기만큼 뭔가 거대하단 느낌이 드는 곳은 아니야. 뭐라 딱 설명하기는 힘든데... 그러니까 내가 여기 처음 와서 캔털롯 고교에 방문했을 때엔, 뭐랄까... 온 이퀘스트리아가 한 건물 안에 다 쑤셔박혀있는 것만 같았거든? 이퀘스트리아에선 잘 발달된 도시는 그다지 많지 않아. 기껏해야 두개나 세 개 정도? 나머지 국토는 대부분 작은 군소 마을이나 깡촌들이 대부분이고, 기술력을 설명하자면 여기보다는 한참 낙후됐어. 내가 여기 온지 벌써 몇 년이 되어가지만 여전히 에니악급 컴퓨터 하나 발명할 생각도 못하고 있을걸?"


선셋은 말을 마치며 핑키 파이를 보았다. 핑키 파이는 여전히 배를 깔고 누워 키보드 자판을 두드리는 중이었다.


"그거...괜찮을 것 같은데.."


플러터샤이가 선셋의 오른발가락을 칠하며 말했다.


"진심? 플러터샤이?"


레인보우 대쉬가 애플잭에게 약손 짤짤이를 당하는 와중에 툭 끼어들었다. 레인보우 대쉬는 몇개의 버튼을 부리나케 조작했다. 그러자 대쉬의 근육 남캐가 애플잭의 캐릭터를 강손 대공기로 날려버렸다.


"그게... 큰 도시에서 살다 보면 좀... 무서울 때도 있는걸.. 나는 사람도 적고 한적한 마을에서 한번 살아보고 싶더라. 그리고.. 특히 그 귀여운 조랑말들에게 둘러싸여 사는 삶이라니.. 그 복슬복슬한 털을 가진 조랑말들이 엉덩이에 달린 귀여운 꼬리를 살랑거리면서 다니는 걸 날마다 볼 생각만 해도.. 아아..."


샤이의 눈동자는 순정만화의 소녀만큼이나 반짝거리고 있었다.


"나도 이퀘스트리아에서 살았으면. 정말 꿈-'


"박! 살!"


TV에서 박력 넘치는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레인보우의 캐릭터가 발사한 장품이 애플잭의 캐릭터에게 직격하여 에너지 바를 다 깎아버린 바람에 KO판정이 났었던 것이다. 플러터샤이는 문득 부끄러워졌는지 양 검지를 분주하게 마주치며 시선을 아래로 내리깔았다. 선셋은 씩 웃으며 그런 플러터샤이를 보았다.


"글쎄, 난 거기서 자라서 그런가, 그게 그렇게 좋은지는 모르겠는데."


"그럼 못써요 플러터샤이. 그러다가 저 세상의 너 자신이랑 마주치면 어떡해? 양 세상이 모두 끝장날지도 모른다구."


핑키 파이가 노트북에서 눈을 때지도 않은 채로 말했다.


"방금 머라꼬?"


애플잭이 겉귀로 듣고 물었다. 2라운드 개시전이였다.


핑키는 노트북을 닫고 일어서서 주변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응. 전에는 별 생각 없이 넘어갔었지만 말야. 전에 시내로 산책 나갔었는데 잇지. 보라색 머리를 한 여자애가 똑같이 보라색 털에 초록색 귀를 가진 강아지를 끌고 가는 걸 본 적이 있었던 말이지? 그리고 저번 가을무도회때 보니 이거 웬걸, 똑같이 생긴 여자애가 똑같이 생긴 개를 데리고 나타난 거 있지? 트와일라잇이랑 스파이크 게네들 말이야. 해서 내가 너 나 본적 없냐고 물어보니까 글쎄, 또 없다고 하는 거야! 말하자면 여기엔 인간 세상의 우리가 있고, 이퀘스트리아엔 조랑말 버전의 우리가 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지."


"그거 정말 놀라운 걸?"


래리티가 선셋의 손톱칠을 막 끝내며 말했다.


"선셋. 네가 아는 사람 중에 이퀘스트리아에서도 본 것 같다 싶은 사람 있어?"


"일단 셀레스티아 교장선생님 부터? 그분은 이퀘스트리아에서도 내 스승님이었으니까. 그리고 루나 교감선생님이 저쪽 세상에서도 있거든? 직접 뵌 적은 없지만 트와일라잇이 전에 돌아왔다고 한 말을 얼핏 들은 적이 있고. 그리고 트와일라잇이 너희들이랑 처음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잘 어울리는 것과 너희들이 조화의 원소를 무리 없이 다루는 걸로 가정해보건데 저쪽 세상에도 너희와 똑같은 개성과 외모의 포니들이 있다고 무리 없이 가정할 수도 있겠지 아마?"


이와 같은 사실에 다섯 명의 소녀들은 각기 서로와 시선을 교환했다. 다들 신이 난 눈빛이었다.


"끝내준다!"


대쉬가 컨트롤러마저 떨어트리고 선셋을 돌아보며 말했다.


"화. 괘안네 거."


대쉬완 다르게 애플잭은 꾸준히 컨트롤러를 쥐고 있었고, 곧 애플잭의 캐릭터는 한 움큼도 움직이지 않는 대쉬의 캐릭터를 죽어라 쥐어팼다.


"그 쪽 세상의 나도 축구를 할까? 잠깐... 근데 포니들은 축구를 어떻게 하냐? 네 발로 걷는데? 혹시- 야!!!"


대쉬는 부랴부랴 컨트롤러를 다시 집어 들고 대전을 계속했다.


"지금껏 들었던 것 중 가장 흥미진진한 사실인걸!"


라고 말하며 래리티는 플러터샤이와 매니큐어 통을 교환했다.


"이곳의 학생과 선생님들이 각기 이퀘스트리아에 다른 모습으로 살고 있다니.. 정말 가능성이 무궁무진하잖아."





약간의 시간이 지나자, 선셋의 손톱은 어느새 다 칠해져있었다. 선셋은 자신의 손톱을 한 번 내려다보았다. 빨간색으로 칠해진 손과 노란색으로 칠해진 손을 각각 대조해보았다.


"우와.. 예쁘네. 칠해줘서 고마워."


선셋은 래리티와 플러터샤이를 돌아보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아니 뭘 이런걸 가지구. 잠깐만 그대로 있어봐. 찬물 좀 떠 올게. 그래야 매니큐어가 빨리 마르거든?"


래리티는 자리에서 일어나 핑키 파이의 방문을 나섰다.


선셋은 플러터샤이를 돌아보았다. 플러터샤이는 선셋의 시선이 느껴지자 수줍은 미소로 답했다. 분명 지금의 선셋은 샤이와는 아무런 거리낄 게 없었지만, 그래도 얘가 워낙 수줍음을 타고 또 잘 놀라는지라 대하기가 살짝 어려웠다. 당장 적당한 대화거리를 찾아야겠다고 선셋은 생각했다.


"저... 오늘 있었던 일은 미안 플러터샤이."


선셋은 바닥을 보면서 안절부절 말했다.


"아..괜찮아.. 그거...'


"아니. 사과를 꼭 하고 넘어가야겠어. 넌 도와주려고 했는데 난 소리나 빽 지르고 말이야. 그게 할짓이냐구."


"으응... 아냐.. 너 그때는.. 음... 정상적으로 생각할 수 있었던 상황도 아니었잖아. 그리구.. 그 때 그게 나였는지도 잘 몰랐었겠구.."


선셋은 고개를 잠깐 들어보았다. 플러터샤이가 활짝 웃고 있었다.


"게다가 너, 그리고 나서 바로 나한테 사과했잖아. 그러면 됐지 뭘.."


샤이는 선셋의 왼쪽 발을 조물거리면서 말했다.


샤이의 발 안마에 선셋은 맘이 한껏 누그러지는 것 같았다. 발끝을 타고 온기가 온몸으로 전해져올라왔다. 선셋은 뒷면의 침대 매트리스에 등을 대고 편히 누웠다


"와나 진짜! 대쉬! 마! 니 밤새도록 얍삽하게 할 끼가?"


애플잭이 덜컥 외치는 바람에 선셋은 둘 쪽을 쳐다보았다. 레인보우 대쉬의 캐릭터가 구석에서 가드만 굳히고 장풍질에, 그 장풍을 뛰어넘으면 대공기를 갈기는 이른바 니가와 플레이를 하고 있었다.


"이길 수만 있으면 영혼까지 팔 거다!"


레인보우 대쉬는 오히려 뻔뻔하게 대꾸했다.


"이거 순 얍삽이 아이가? 하고마.. 니같은 치사한 년들이 그래가꼬, 새로 나온 버전에선 장풍 속도를 너프한기다. 거 아나?"


"좆까! 억울하면 핑키에게 새 버전 사오라고 하던가!"


이렇게 선셋이 둘 끼리 옥신각신하는걸 보고 있을 때, 선셋의 등 뒤에 있는 침대가 잠시 덜컥 하는 게 느껴졌다. 아까 칠한 손톱칠이 망가지지 않게끔 조심히 몸을 틀어보니 침대 끝자락에서 핑키 파이가 레인보우 대쉬의 등 뒤로 살금살금 몰래 다가가고 있었다. 선셋과 핑키의 눈이 마주쳤다. 핑키는 입술에 검지를 붙여 조용히 좀 해달라는 신호를 보냈다. 선셋은 못 본 척 하고 뒤돌았지만, 그래도 다시 고개만 돌려 힐끔 대쉬 쪽을 쳐다보았다. 캔털롯 고교에선 장난질 하면 핑키 파이였으므로, 과연 저 기고만장해 있는 대쉬에게 무슨 장난을 칠지 무지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레인보우 대쉬는 여전히 니가와질 중이었고, 가드 데미지가 쌓이는 바람에 애플잭의 피통도 꽤 간당간당한 상태였다. 


하지만 대쉬는 몰랐다. 바로 그 뒤에서 핑키 파이가 음흉한 미소를 짓고 서서히 마수를 드리우고 있었음을.


눈 깜짝할 사이에 핑키는 레인보우 대쉬의 양 가슴을 대쉬가 입은 짧은 반팔 셔츠 째로 순식간에 움켜잡았다!


"꽈~~~~~~악!"


레인보우 대쉬의 작은 가슴을 꽈악 쥐면서 핑키가 장난스래 소리 질렀다.


레인보우 대쉬는 웃음과 야릇한 신음소리가 반반 섞인 소리를 냈다. 눈은 질끈 감겼고 손에 힘이 풀려 컨트롤러를 제대로 조작하지도 못했다. 애플잭은 껄껄하는 웃음소리와 함께 니가와질을 멈춘 대쉬의 캐릭터에 맹공을 가하기 시작했다.


"아흥.... 야.. 야! 방해하지 마!"


레인보우 대쉬는 핑키를 때어내려고 했으나 컨트롤러를 들고서는 역부족이었다.


"마! 참으라. 실전 상황에서는 장애물을 극복하는 거도 실력인기라!"


애플잭은 공중 강손, 서서 강손, 필살기로 이어지는 콤보를 개시하며 말했다.


"그래. 전국구 플레이어라면 이 정도는 참아야지!"


핑키 파이는 레인보우 대쉬의 가슴을 조물딱거리며 동시에 간지럽혔다.


"간질간질간질!"


선셋은 지금 이 광경이 영 신경쓰였다. 핑키 파이가 친구들에게 가벼운 장난을 치는 건 사람이 숨을 쉬는 것과 같이 뻔한 이치였으나... 양 가슴을 실수도 아니고 고의로 붙잡은 건 또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할지.... 그냥 친구끼리 장난을 치는 걸까? 아니면 다른 속셈이 있어서 그러는 것일까?



대쉬가 입은 얇은 반팔 티 아래로-





-터져 나왔다.


바로 그 때, 레인보우 대쉬의 캐릭터가 거의 딸피 상태였을 때, 애플잭은 컨트롤러에 커맨드를 입력하고 끝났다는 듯 컨트롤러를 놓았다. 순간 화면이 암전되더니 애플잭의 캐릭터에게 하이라이트가 집중되었다.



"금방 끝내주지!"


애플잭의 캐릭터가 일갈을 날린 후, 대쉬의 캐릭터에 그대로 돌진하여 얼굴에 여러 방의 난무를 갈긴 후, 오른손에 빛이 날 정도로 기를 모아 대쉬의 캐릭터의 턱에 강력한 점프 어퍼컷 한방을 마무리로 날렸다.


"슈퍼-아스트랄-하이퍼-K.O!"


방안에 쩌렁쩌렁 K.O판정이 울러 퍼졌다. 승자는 물론 애플잭이었다.


"니들 진짜 이러기냐?"


레인보우 대쉬는 입을 삐죽 내밀고는 컨트롤러를 놓았다. 몸은 여전히 핑키의 손놀림에 맡긴 채로였다.


"대쉬야. 삐지지 마라."


애플잭이 레인보우 대쉬의 양 다리를 슬며시 벌리고 대쉬와 얼굴을 정면으로 마주치면서 하는 말이었다.


"이제 요 버튼 누지르는것도 슬슬 질리니까 니 가슴에 있는 버튼도 쫌 눌러 주께."


애플잭의 손은 서서히 대쉬의 가슴 쪽을 타고 아래로 흘러내려가 여전히 앙다물고 있는 대쉬의 무릎 쪽을 파고들었고, 선셋은 이 광경을 가만히 지켜만 보고 있었다. 선셋이 온 뒤로 여기의 다섯 명은 수다, 저녁식사, 보드 게임 같은 비교적 얌전한(?) 놀이만 하며 놀았었고, 그 때문에 선셋은 여기 오기 전에 받았던 예의 그 '단합 행사'에 대한 경고를 깜빡 잊고 있었다. 근데 그게 바로 여기서, 정체불명의 이유로 시작되려고 하고 있었고, 선셋은 왜인지는 몰라도 거기서 두 눈을 땔 수 없었다.


"뭐? 가슴에 있는 버튼을 눌러? 나 참.. 남북전쟁시절 성인 호우머 하고 자빠졌네.."


대쉬는 툴툴대면서 눈을 감았다.


"글믄 촌년에게 몰 바랬노?"


애플잭이 툭 받아치고는 셔츠 등 쪽으로 손을 넣어-




하는 순간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고 찬물이 담긴 그릇 두개를 양 손에 들고 있는 래리티가 들어오더니 이 광경을 보고 막-


"허억! 너희들 대체 무슨 짓 하는거얏!!!"


-앙칼지게 엉겨 붙어 있는 셋을 비난하고 나섰다.


"그냥 아까 하던 것보단.. 으응♥... 이 께임이 더 재밌을 것 같아서리."


변명 아닌 변명을 한 것은 레인보우 대쉬였다.


"여기 선셋도 있잖아! 선셋 앞에선 서로 안 하기로 약속한 거 다들 기억 안 난단 말이지 지금?"


그 말에 드디어 이성을 되찾은 세 명의 소녀는 부랴부랴 선셋을 쳐다보았다. 선셋의 얼굴은 체리만큼이나 더 검붉어져 있었다. 셋의 당황한 시선과 마주치자 선셋은 자기가 너무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는 걸 깨닫고 재빨리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반대편 책장 위에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무언가라도 있는 양 그쪽으로 시선을 완전 고정해버렸고, 그러거나 말거나 밀회(?)중에 적발된 세 명은 어떻게든 상황을 정리하려고 야단법석을 떨고 있었다.


"으아! 정말 미안 선셋!"


핑키 파이가 큰 소리로 사과했다. 그 와중에 대쉬는 허겁지겁 셔츠를 입고 있었다.


"완전 깜빡 잊고 있었지 뭐야? 갑자기 분위기를 타는 바람에... 미안!"


"그래, 재네들도 다시는 안 그럴 테니 이제 안심해 자기."


래리티가 선셋을 다독이며 하는 말이었다. 대쉬는 여전히 아쉬웠는지 입맛을 쓱 다셨으나, 어쨌든 고개를 끄덕이기는 했다.


"아..뭐... 이젠 괜찮아."


선셋이 꾸물꾸물 대답했다.


래리티는 무릎을 꿇고 앉아 찬물 든 두 그릇을 바닥에 놓고 선셋의 손을 잡아 그릇 쪽으로 끌고 갔다. 어쩐지 그 순간 래리티의 눈이 선셋의 얼굴 더 아래쪽을 훑는 것 같았다.


'쟤 뭘 보는 거지? 잠옷 위에 뭐라도 묻었나?'


라는 생각을 하며, 선셋은 자기 가슴 쪽을 쳐다보았다. 어느새 빳빳이 선 선셋의 두 봉우리의 윤곽이 선셋의 잠옷에 적나라하게 돋아나있었다.


"차가운 건 알겠는데, 쫌만 참아봐 자기. 자.. 다 됐다!"


래리티는 선셋의 손을 냉수에서 꺼낸 후 수건으로 닦아 말려주었다.


"이제 발도 한번... 자.."


선셋은 자기 손의 물기가 다 마르자마자, 안 들키게끔 서서히 손을 올려 여전히 빳빳이 서 잇는 자신의 그 두 부분을 가렸다. 그동안 래리티는 선셋의 발가락을 냉수그릇에 담구는 중이었다. 선셋의 뇌리에는 여러 가지 생각이 스쳤고, 그 중에 심산이 편해질 만한 생각은 한 가지도 없었다. 애들이 설마 이걸 봤을까? 봤다면 뭐라고 생각했을까? 핑키랑 대쉬랑 애플잭이 한 일 때문에 흥분한 거라고 오해하면 어쩌지?


...선셋은 자기가 아까 그 광경을 보고 흥분해서 지금 그러는 걸 거라는 생각을 필사적으로 부정했다. 맞다. 아마도 방이 추워서 그러던가, 아니면 아까 그 찬물 때문이라던가... 뭐 다른 합당한 이유가 분명 있었으리라. 제 멋대로 꼴리는 건 남근 뿐만은 아니구나..


"선셋... 왜 몸을 부르르 떨고 있어? 물이 그렇게 찬 것도 아닌데.."


래리티가 선셋의 발을 발려주며 묻는 말이었다.


"아-아-아.. 아무것도 아냐!"


선셋이 애써 대답했지만 공교롭게도 래리티는 선셋의 말을 완전히 믿는 눈치는 아니었다. 선셋은 지금 왜 자기가 떨고 있는지 이유를 자기도 모르겠어서 아주 엉망진창인 상황이었다. 그냥 아픈 척을 하면 다들 넘어갈런가 싶었다. 하지만 만약 그랬다간 다른 얘들이 선셋을 오늘 밤 내내 슬슬 피할지도 모를 노릇이었다. 염병 환자 몰아내듯 쫒아내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그러므로 아프다고 거짓말을 하는 건 역시 최선의 해결책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진실을 말하자니... 그것도 역시 최선이 아니긴 마찬가지였다.


"그냥 좀.. 긴장돼서 그래. 이런 델 한 번도 안 껴봐서 그런지 약간 겉도는 것 같은 기분도 들고.."


선셋은 절반 정도의 진심을 담아 래리티에게 고백했다.


"아. 그렇겠네. 이해해."


래리티는 고개를 끄덕거리고는 기어서 선셋 곁으로 다가왔다.


"그러고 보니 너 또래 아이들과 이렇게 가깝게 어울린 적은 전혀 없었겠구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건 사람이라면 극히 자연스러운 거니까.. 아 맞다! 그럼 자기! 내가 긴장 풀리라고 마사지 좀 해 줄까? 전에 스파에서 베워온 게 좀 있거든?"


선셋은 거절하려고 했으나, 이미 래리티는 선셋을 강제로 끌어내 배를 대고 눕게 해놓고는 선셋의 등 위에 올라탔다. 래리티는 선셋의 어께 위에 손을 올려놓고 섬세한 손놀림으로 선셋의 어께근육을 주물렀다.


래리티의 손놀림이 뭉쳤던 어께근육이 풀어지는 것 같아 선셋의 마음도 한결 느슨해졌다. 어께죽지의 시원함을 타고 여러 가지 생각들이 선셋의 머릿속을 휘감았다. 아까 핑키와 애플잭과 레인보우의 일부터 시작해서...


...분명 걔네들에게 끌려서 그러는 게 아니라고 속으로 수없이 되뇌었지만, 그래도 선셋은 아까 그 일에 대한 생각을 떨쳐내기가 영 힘들었다. 인정하기 싫지만 선셋에게 있어서는 근래 본 것 중 그 광경이 가장 흥미로운 광경이었다.


'나 무슨 관음증이라도 있는 건가?'


여기에까지 생각이 미치자 선셋은 애써 다른 생각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는 건 애플잭이 입으로 대쉬의 바지를 내리려는 장면뿐이었다.


'만약 래리티가 들어오지 않았었다면 다들 지금쯤 뭘 하고 있었을까?'


선셋은 생각해보았다. 만약 그랬다면 애플잭이 진도를 더 빼지 않았을까? 결국 애플잭은 대쉬의 잠옷 바지를 발목까지 내릴 수 있었을 것이다. 그 다음엔 어떻게 될까? 속옷까지-




선셋은 한창 망상에 빠져있었다가, 옆에서 동시에 깔깔깔 웃는 소리가 들려 선셋은 몸을 돌려 대쉬, 애플잭, 핑키 그 3 명 쪽을 쳐다보았다. 어쩐지 자기를 비웃는 것 같아서였다. 하지만 그런 건 아니었고, 그저 텔레비전에서 하는 뚱뚱한 노인이 웬 두발로 뛰어다니는 동물 캐릭터를 맹렬히 추격하는 내용의 만화를 보고 다들 웃고 있었을 뿐이었다. 자기를 비웃는 게 아니라는 걸 확인하고 선셋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래리티를 돌아봤다. 갑자기 선셋이 움직여 '뭐지?'하는 눈빛으로 손을 멈추고는 의아해하고 있던 중이었다. 선셋은 멋쩍은 미소를 짓고는 다시 래리티가 안마를 하기 편하게끔 다시 자세를 취해 주었다.


래리티의 엄지손가락이 선셋의 척추뼈 부분을 가볍게 압박했다. 이렇게 여자들끼리 몸을 밀착시키고 어루만짐을 받다보니, 선셋의 머릿속에 또 아까 그 장면이 또 한 번 연상되었다. 아까의 상상과 다른 점이 있다면, 애플잭과 핑키의 사이에 대쉬 대신 선셋이 끼어있고 셋다 옷을 완전히 벗고 있었다는 거였지만..


이렇게 상황 설정을 해 놓고 선셋은 망상을 계속했다. 선셋의 망상 속의 애플잭은 선셋의 흠뻑-




"하읏!"


래리티의 놀랍도록 숙련된 손놀림과 아까의 망상이 어우러져, 선셋이 입에선 저도 모르게 신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아차, 싶어 선셋은 두 손으로 입을 가렸다. 뒤쪽의 애들을 돌아보기가 덜컥 겁이 났다.아이고.. 분명 다 들었을 텐데.. 그토록 야한 신음소리를 그렇게 크게 냈는데, 귀머거리가 아니고서야 다들 못 들었을 리는 없었을 터였다.


"괘.. 괜찮아? 자기?"


래리티가 살짝 걱정스럽다는 투로 물었다.


'역시 들었구나!!!!'


선셋은 급하게 하반신을 일으켰다. 그녀의 다리 사이가 묘하게 축축한 게 느껴졌으므로, 불안감과 창피함은 더 가중되었다. 그리고 더 최악인건 얘들이 알아챘다는 사실 자체가 선셋에게 더 오묘한 흥분감을 가져다주었다는 것이다.


선셋은 대혼란에 빠졌다. 어쩌지? 어쩌지? 바닥에 자국이라도 남았으면, 그걸 얘들이 다 보기라도 한다면..


"그게...저기..."


선셋은 말을 더듬거렸다. 속으로는 필사적으로 이 상황을 벗어날 거리를 생각 중이었다.


"화장실!"


선셋은 자리에서 재빨리 일어나 바로 문을 박차고 나갔다. 엉덩이부터 나간 걸 후회했다. 아마 선셋의 바지의 흥건한 부분을 얘들에게 다 들킬 수도 있었을 테니. 선셋은 나가면서 일단 래리티의 눈치를 살폈다. 다른 애들을 다 둘러볼 엄두도 내지 않은 채, 선셋은 복도 아래쪽에 있는 화장실로 직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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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번화도 무사히 완료.




다음번에 번역 할 것은





공식 코믹스 제 28권이 되겠습니다.


하루에 3~4페이지씩만 해도 주말까지는 끝낼 수 있겠죠.



 ps ; 넷북 장만했습니다. 이제 어디에서든 번역작업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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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렬한 포니 번역)엄마지오

Posted by 졸역쟁이 기뮤식의노예




출처 : http://puff-pink.tumblr.com/post/112147747839/go-back-to-sleep-sonata


스크렘블 에그는 그냥 음역해버리고 서니 사이드 업 프라이는 그냥 의역해 버리는 둥 번역에 뭔가 일관성이 없는데, 뭐 제 번역이 졸렬한게 한두번 그랬습니까? 홍낄낄..이건 그냥 제 생각입니다만 솔까 서니 사이드 업이라고 하면 퍼뜩 알아듣는 사람이 별로 없을것 같기도 해서요.


지금 작업해야할게 겨우 7페이지 남았는데 이러고 있습니다.


과연 기뮤식의노예는 얼마나 늦장을 부릴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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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섬광을 찾아서


출처 : http://www.fimfiction.net/story/239908/finding-the-spark-within



작가의 말 : 선셋 쉬머는 과거의 자기 행동을 다 뉘우쳤지만, 아직 죗값을 다 치르지는 못했습니다. 학생들은 여전히 선셋을 싫어했고, 틈만 나면 선셋의 잊고 싶은 과거에 대해 수군거리기 일쑤였죠. 이런 엉망진창인 학교생활 중에 선셋은 자신을 믿어줄 의지할만한 친구가 절실히 필요했습니다.


다행히 핑키 파이가 다른 친구들과 함께 잠옷 파티에 오는 게 어떠냐고 제안을 했습니다만.. 선셋은 약간 걱정이 앞섰습니다. 특히나 그 다섯이 '어울리는'방법을 듣고 나니 살짝 부담감도 들었었던 거지요. 물론 선셋은 친구를 진심으로 사귀고 싶었습니다만... 그... 농밀한 관계를 맺는 것 까지도 과연 괜찮을는지요..


덧 : 이퀘걸 1 편과 2편 사이의 트와일라잇이 이퀘스트리아로 돌아간 직후의 시간대가 배경입니다. 메인 식스 태그를 붙여놓았지만 트와일라잇은 이 팬픽에 등장하지 않으니 유의해주세요.




제 1장



공사장 인부가 무너진 벽에 널빤지를 대고 망치질을 하는 '땅 땅 땅' 소리가 사방에 울려 퍼졌다. 사다리 위쪽에 쌓아놓은 널빤지를 다 쓰자 인부는 조심스레 사다리에서 내려왔다. 두 발로 땅을 딛고 서서, 인부는 햇빛 아래에서 노동으로 인해 송골송골 이마 위에 맺힌 땀을 한 손으로 쓸어내렸다. 그 때, 여리여리한 소녀의 손이 인부에게 물병 하나를 건넸다. 인부는 팔이 뻗어진 곳을 보았다. 밝은 분홍색 머릿결을 가진 소녀가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인부 앞에 서 있었다.


"고맙구나 플러터샤이."


인부는 소녀에게 감사하고는 병의 물을 곧장 들이켰다. 소녀는 뿌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여 보이고는, 학교 외곽에서 학교를 수리중인 다른 공사장 인원들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수리가 거의 다 끝나가긴 했지만, 그래도 캔털롯 고등학교 입구 중앙에 뻥 하고 뚫린 구멍은 여전히 제 존재감을 과시 중이었다. 그 사건 때 그 자리에 없었던 사람들은 혹시 학교 정문으로 소형 비행기라도 추락했나 하고 추측할 수밖에 없을 따름이었지만,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부터 학교 교사, 관리자들은 그 구멍이 생긴 이유를 아주 잘 알고들 있었다.


선셋 쉬머 때문이었다. 우정을 멀리 하고 자기도 채 이해하지도 못한 강대한 마력이 담긴 왕관을 독차지하려고 들었던 소녀 때문이었다. 결국 그걸 손에 넣어 그 왕관을 썼을 때, 선셋의 가슴속의 악감정이 왕관의 마력과 상호 작용하여 선셋을 광기와 어둠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었다. 결국 악마처럼 변해버린 선셋은 학교 정문을 말 그대로 날려버렸으며, 이윽고 학생들의 정신을 조종해 한때 그녀가 거주했었지만 오로지 자기 자신의 이기심 때문에 배신하고 져버린 차원을 침공하려 들었었다.



하지만 그 계획이 채 실행되기도 전에, 우정으로 뭉친 여섯 명의 소녀, 선셋보다도 더 강대한 힘을 가진 여섯 명의 소녀들에 의해 그 계획은 완전히 파탄 났다. 우정의 마력은 선셋의 뒤틀린 마음에 빛처럼 내리쬐었고, 선셋의 가슴에 가득 차있던 어둠도 그와 동시에 거둬졌다. 


그 때, 선셋은 완전 무력해졌다. 편을 들어줄 사람도 없었거니와, 거대한 구덩이에 쓰러져 자비만을 구걸해야하는 비참한 신세가 되었던 것이다. 다행히 선셋을 어둠에서 빼내 준 여섯 명의 소녀는 아량을 베풀어 주었다. 누구든 개심할 기회는 있어야 한다는 게 그 이유였다.



그 사건 이후로 벌써 한 달이 지났고, 선셋이 박살 내 버린 게 결코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학교는 거의 예전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었다. 학생 식당은 예전과 같이 붐벼서 활력이 넘치게 되었고, 학생들도 이젠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식사를 하면서 일상의 평범한 잡담들 정도나 나누고 있었다. 바야흐로 모든 게 다 일상으로 돌아온 것만 같았다.


그런 와중에 학생 식당 어느 곳에 새로운 가판대 하나가 생겼다. '벽돌 값 모금을 위해 과자 팔아욧!' 라는 형형색색의 간판이 달린 가판대였다. 거기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각종 컵케이크, 쿠키, 브라우니, 사탕 등등의 과자들이 진열되어있었고, 그 가판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은 저런 게 현실에 과연 존재할는지 의문이 들 정도의 곱슬곱슬한 핑크색 머릿결을 지닌 소녀였다. 소녀는 무료하게 코와 입 사이에 연필을 하나 끼우고는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나 하고 있었다. '한 5분간만 자리를 비웠으면 좋을 텐데.' 하는 생각이었다.




누군가가 가판대 앞으로 와, 소녀는 화들짝 백일몽에서 깨어났다. 소녀는 손님을 보자마자 활짝 미소를 지었고 그 바람에 연필은 가판대 위에 데구르르 굴러 떨어지게 되었다.


"기금 모금을 도와주셔서 감사합니- 아! 너구나 선셋!"


소녀는 건너편의 붉은색, 노란색 조합의 머리카락의 학생에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 핑키 파이."


선셋은 가판대 위의 쟁반들에 담긴 여러 가지 과자들을 보며 질문을 던졌다.


"이게 다 뭐야?"


"전에 셀레스티아 교장 선생님이 학교 수리하느라 예산이 좀 많이 삭감될 것 같다고 한 거 기억나지?"


전에 선셋이 부순 것을 수리하느라 막대한 학교 기금을 소비한 까닭에, 학생들의 동아리 활동비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캔털롯 고교는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었다. 본인이 그 근본적인 원인이었던 까닭에, 선셋은 죄책감으로 가슴이 아려왔다.


"그 문제로 케이크 부부께 도와주실 수 없겠냐고 물어보니 글쎄... 세상에! 완전 두 팔 걷고 도와주시려고 하시는 거 있지? 팔아서 학교 자금에 보탬이 될 과자들을 일주일동안 쭉~ 굽고 계신다니까? 이게 잘 팔리기만 한다면 공사장 아저씨들 일당 주는 건 물론이고, 동아리 활동이나 현장 학습 같은 것도 취소 안 되고 꾸준히 열릴 수 있겠지!"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선셋은 입고 있던 재킷에서 부스럭 부스럭 돈 몇 장을 꺼내 핑키에게 건넸다.


"우왕! 진~~~짜 고마워 선셋! 너 진짜 좋은 일 한 거야!"


핑키가 돈을 받으며 이런 말을 해 주긴 했지만, 선셋은 자기가 정말 좋은 일을 한 건지 그다지 확신할 수는 없었다. 결국엔 자기가 벌인 일을 자기가 수습하는 꼴 아닌가. 하지만 그래도, 선셋은 핑키 파이의 덕담 정도는 고맙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럼 뭐 줄까? 쿠키 줄까 쿠키?"


핑키 파이는 왼손으로 쿠키를 집더니 한손가락으로 그걸 빙글빙글 돌렸다.


"아니, 아니, 컵케익도 괜찮겠다! 컵케익!"


라고 말하며 핑키는 컵케익을 하나 집어 들더니, 한 쪽 팔에서 다른 쪽 팔로 데구르르 굴리는 묘기를 선보였다.


"아냐! 아냐! 혹시 브라우니 어때 브라우니?"


..라면서 핑키는 사각형의 초콜릿 과자를 어디에선가 꺼내들었는데, 흡사 마술 같았다.


"어... 다.... 맛있어 보이네.."


앞서 설명한 간식들을 용하게도 하나도 안 떨어트리고 죄다 들고 있는 모습을 선셋은 혼이 빠진 듯 쳐다보았다.


"그치? 맛있겠지? 케이크 씨 부부가 만드는 과자 중에서도 단연코 최고의 것들만 가리고 가려서 뽑아온 거거든! 자 여기 컵케익 하나 먹어봐.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거야."


핑키는 왼쪽 어깨를 기울여 선셋 쪽으로 컵케익을 흘려보내주었다. 허겁지겁 컵케익을 잡은 선셋은 잠시 그 과자를 살펴보았다. 이 컵케익을 먹으면 기분이 좀 나아지겠지 싶었다.


선셋은 마침내 컵케익을 한 입 먹어보았다. 예상대로, 달콤한 프로스팅에 부드럽고 촉촉한 빵까지... 죄책감으로 아린 가슴도 이 컵케익 덕분에 약간은 치유가 되는 기분이었다.



"으음..."


선셋의 입에서는 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진짜 맛있다."


"그치? 이렇게 좋은 걸 계속 냄새만 맡고 못 먹고 있으니 나도 배고파 죽겠다니까..."


핑키는 아까 굴러 떨어진 연필을 다시 코 밑에 올리고 약간 쀼루퉁하게 불평을 했다.


"그치만 먹을 수는 없지! 엄연히 돈 받고 파는 상품들인걸. 맘대로 막 집어먹었다간 못 쓴다구. 그만한 돈도 없구."


갑자기 무슨 생각이 불현듯 떠오른 듯, 핑키는 '허억!'하는 소리를 냈다. 그 바람에 연필은 또 가판대 위로 굴러 떨어졌다.


"저기 선셋, 부탁 하나만 들어줄래? 나 학생식당에서 잠깐 밥 좀 먹고 올 테니까, 그 동안 여기 좀 봐주라. 응?"


"그..그래.."


갑자기 받은 부탁이라, 선셋은 컵케익을 꿀꺽 삼키고는 엉겁결에 승낙해버렸다.


"앗싸! 그럼 10분 안에 후딱 돌아올게. 나 때문에 점심도 굶고 그러면 안 되니까. 자 여기 모금통."


핑키는 반짝이 스티커가 사방에 덕지덕지 붙은 양철 통 하나를 꺼내 선셋에게 열어보였다. 여러 학생들이 지불한 돈이 거기에 담겨있었다. 비록 꽉 차 있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선셋은 핑키가 오늘 하루에 벌써 꽤 많은 양을 팔아치웠음을 알 수 있었다.


"잠깐.. 근데... 진짜 이걸 날 믿고 맡기는 거야?"


선셋은 어안이 벙벙하여 핑키에게 질문을 하였다.


"당연하지 바보야! 안 그럴 이유가 뭐가 있다구!"


"그... 내가 학교에서... 욕을 많이 먹을 짓을 했는데도?"


선셋은 자기 양 손가락을 서로 두드리며 초조하게 되물었다.


"알기야 알지. 근데 다 옛날 일인걸!"


핑키가 가판대 의자에서 불쑥 튀어나와 선셋 앞에 서며 말했다.


"너는 더 이상 그럴 애가 아니란 걸 믿기에 이러는 거야! 그때 있잖아. 우리가 막 마법 광선 같은걸 쏴서 네가 막막 정상으로 돌아와서 구덩이에서 기어 나올 때 있잖아. 그때 네가 구슬피 우는 그 모습을 보니까... 아우~~~~진짜!"


핑키는 절반쯤 비명을 지르며 무릎을 구부리고는 양 손목으로 양 빰을 연신 두드렸다.


"그때 '아! 얘는 더 이상 그럴 얘가 아니다.' 라는 감이 딱 오더라니까? 날 믿어. 내 감 진짜 잘 맞아!"


선셋은 가볍게 웃었다. 얼굴에는 약간의 홍조가 어렸다.


"넌 분명 잘 할 수 있을 거야. 내가 보증할게. 그냥 여기 앉아서 10분만 봐주면 돼. 그 때 돌아올게. 알았지?"




선셋은 손을 흔들어 핑키를 배웅하고는 가판대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모금함을 원래 있었던 자리-그러니까 가판대 아래쪽에-내려다놓았다. 연신 심호흡을 했지만, 여전히 긴장이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분명 핑키가 말한 것은 사실이었다. 그 날 그 일이 있었던 후로, 선셋은 자신의 과오를 고치기 위해 힘든 노력도 마다않고 있었던 것이다. 선셋은 그 날 이후로 자신의 마생과 인생을 아주 심각한 태도로 돌아보았다. 사실, 전에 학교를 제 손아귀에 쥐고 원하는 것을 다 얻을 수 있었던 때에도 삶의 참된 행복은 찾을 수 없었다. 하긴, 애먼 사람에게 괜스레 짜증을 내고 소리를 지르는 데에서 무슨 행복이 있을 수가 있으랴. 권력에 대한 집착이 그녀의 혜안을 가로막아버린 게 틀림없었다.


선셋이 구원을 받은 이후로, 선셋은 새 사람이 되기로 굳은 마음을 먹었다. 학교에 문제가 생기면 언제나 자기가 도와줄 일은 없는지 앞장서서 나섰다. 교직원들 및 학교 관계자들은 온 성심을 다해 사무실간 문서 및 비품 전달 일을 하는 선셋을 보고 비교적 빠르게 마음을 열어주었다. 교직원들이 해주는 칭찬들은 선셋을 더욱 고양시켰고, 노력에 대한 인정과 용서를 받는다는 기분이 들어 기분도 더 뿌듯했다.


그리고 이제, 또 다른 기회가 찾아왔다. 핑키 파이가 마련해준 일을 잘 해냄으로써, 학생들에게 용서와 인정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생각에 흥에 겨워, 선셋은 박자를 맞춰 고개를 양 옆으로 살랑 살랑 흔들었다. 자선 행사에 돈을 모금할 학생들을 기다리면서 말이다.





몇 분이 지났건만, 손님은 한 명도 오지 않았다. 고개를 흔드는 것도 지친 선셋은 이제는 한 손으로 턱을 완전히 괴고 있었다.


곁눈으로 학생 식당 쪽을 살짝 보니, 선셋의 오른쪽 맨 끝에 있는 식탁에 핑키 파이를 제외한 예의 그 5인방이 거기에 앉아 있었다. 그 넷은 지금 선셋을 뻘쭘하게 힐끔 힐끔 쳐다보고 있었다. 마치 그 넷을 제대로 쳐다 볼 용기가 안 나는 지금의 선셋처럼.


하지만 그래도, 선샛은 그 얘들이 그 자리에 있어줘서 한결 마음이 놓이는 것 같았다. 곧 핑키 파이가 점심을 듬뿍 담은 쟁반 하나를 들고 그 넷과 합류했고, 그나마 좀 익숙한 사람이 보여서인지 선셋은 그 다섯을 쳐다볼 용기가 조금이나마 나는 것 같았다. 네 명의 시선은 곧바로 핑키에게로 쏠렸고, 핑키 파이는 그런 얘들에게 선셋이 왜 저 가판대에 자기 대신 앉아 있는지 뭐라 뭐라 설명해주는 것 같았다. 핑키는 선셋 쪽을 돌아보며 힘차게 한 손을 흔들었고, 다른 넷도 살짝 머뭇거리기는 했지만, 어쨌든 손을 흔들어주긴 했다. 자신의 노력이 그 대가를 받은 것 같아 선셋은 더 힘이 솟는 것 같았다. 선셋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그 다섯을 행해 손을 어색하게 흔들어주었다.


"...너 여기서 뭐하냐?"


한 남학생의 무뚝뚝한 목소리에, 선셋은 화들짝 놀라 다섯 명을 보고 있던 시선을 거두고 소리 나는 쪽을 쳐다보았다. 오렌지색  V넥 셔츠를 입은 브롤리 비츠라는 남학생이 선셋을 꼴도 보기 싫다는 듯 오만상을 찌푸리며 째려보고 있었다.


"어.. 안녕 브롤리!"


선셋은 될 수 있는 대로 친근한 미소를 지으며 브롤리를 맞았다. 


"이게 핑키 파이가 근처 빵집의 협찬을 받아서 하는 자선행산데, 수익금은 캔털롯 고교 수리비용으로 쓰일 거래. 꼭 참여해줬으면 좋겠다."


"...네가 박살낸 것들 고치는데 쓴다고? 허..."


선셋은 입을 앙다물었다. 아까 지은 미소를 간신히 유지하면서 말이다. 꼭 그딴 식으로 말해야겠냐고 따지고 싶었지만, 꾹 참고는 심호흡을 한 번 한 뒤 선셋은 그 말에 대답해주었다.


"그..그래.. 내가 박살낸 거.."


"그러게 그런 짓을 왜 했어?.. 그래도 쿠키 하나 정도는 팔아 준다 내가..."


선셋은 떨리는 손으로 돈을 받고는 냅킨에 쿠키 하나를 싸 브롤리에게 내밀었다.


"도움... 고마워..."


말을 마치기도 전에 브롤리는 뒤도 안 돌아보고 휑하게 가버렸다. 선셋은 받은 돈을 모금함 안에 넣어두었다.





아까 그 거레 이후로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선셋은 가늠할 수 없었다. 시간이 느리게 가는 기분이었다. 아까 들은 말이 지금도 머릿속을 맴돌았기 때문이다.


'네가 박살낸 것들 고치는데 쓴다고?'


확실히 무례한 태도이긴 했다. 최근 한 달 동안 바르게 살려고 여러모로 노력했고 심지어 무단횡단 한번 안 할 정도로 행동을 조심했는데, 그리고 이 학교 학생들을 돕기 위해 자진해 나선 걸 뻔히 봐놓고서도 그 태도는 다 뭐란 말인가? 더 이상 과거 타락했을 때처럼 다른 사람에게 고의로 상처를 주고 다니는 것도 아닌데!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선셋은 과거의 자신이 한 짓에 비해선 이 정도는 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에 자신이 다른 학생들을 악착같이 괴롭히고 하인처럼 부려먹었던 탓에 약간의 선행으로는 매울 수 없는 깊은 골이 선셋과 학생들 사이에 파이게 된 것이다. 특히나 그들은 선셋이 악마로 변해 학교를 부수고 다니는 것까지 생생히 보지 않았던가. 그야말로 과거의 자신의 자아에 걸맞은, 남의 좋은 꼴은 절대로 못 보는 추악하고 무시무시한 악마로 변한 걸 말이다.




정면을 보고 있을 자신감마저 사라져, 선셋은 가판대 탁자만 내려다보고 있었다. 살짝 마른 컵케익 프로스팅이 탁자 위에 늘씬 늘러 붙어 있었기에, 선셋 그걸 손가락으로 맥없이 닦았다.


'그래. 난 아까 브롤리에게 그런 말을 들어도 싸. 난 용서 따위 애초에 받을 자격도 없었으니까.. 얼마나 학교 비품을 옮기든, 학교 바닥을 닦고 쓸어내든, 학교 기금 모음 행사를 하던 간에 내가 벌인 끔찍한 일들은 다 지울 수가 없겠지..'


선셋은 하염없이 탁자에 묻은 프로스팅을 닦아내고 있었다. 두 눈의 눈시울이 붉어지고 있었다.


"먹고 왔어!"


선셋의 바로 앞쪽에서 핑키의 목소리가 불쑥 터져 나와, 선셋은 핑키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눈물이 앞을 가리고 있었던지라, 제대로 핑키 파이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정말 이 학교 급식 진짜 맛있지 않니? 그치? 특히 스미스 할머니가 만드는 애플파이..... 어라? 너 울어?"


핑키 파이의 뒷말엔 평소대로의 활기찬 기운이 약간 사라져 있었다.


"어?!"


선셋은 코를 훌쩍이며 핑키의 말에 황급히 답했다.


"아..아냐! 안 울었어."


선셋은 손으로 눈가에 맺힌 습기를 닦아내었다. 눈앞이 약간 맑아진 기분이었다.


"오늘 습도 진짜 높은 것 같다.. 그치?"


핑키는 잠시 선셋을 살폈다. 그리고 안쓰러운 표정으로 핑키는 입을 열었다.


"그럼, 이제 내가 다시 여기 볼 테니까, 넌 이제 저기 애플잭네랑 점심 같이 먹는 게 어때?"


핑키는 자기 친구들을 향해 고개를 까딱여 보이며 다시 미소를 지었다.


"지..진짜? 쟤들이랑 같이 앉으라고?"


"그렇취! 좋은 애들인걸. 네가 끼면 더 좋아할 거야."


핑키와 저 쪽의 네 명을 동시에 돌아보며, 선셋은 이게 과연 좋은 생각인지 손으로 따져보았다. 물론 저 넷을 마음속으로 존경하고 있었고 서로 어울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아예 안 해본 것은 아니었으나, 아직 선셋은 저들과 잘 아는 사이도 아니었으며, 그건 저 쪽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핑키 파이는 선셋이 제 친구들과 어울려주길 아주 바라고 있는 눈치였고, 선셋도 이 세상에서 처음으로 자기에게 다정하게 대해준 소녀의 부탁을 차마 거절할 수는 없었다.


"알았어.. 고마워 핑키."


"뭘 이런 걸 가지구!"


핑키와 자리를 바꾸면서, 선셋은 핑키가 자신의 어께를 꾹 주물러 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힘내라는 격려였다. 핑키는 모든 게 다 잘 될 거라는 듯, 선셋에게 활짝 미소를 지어주었다. 선셋도 절로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는 미소였다. 약간의 자신감이 생겨 선셋은 식당 저편의 네 명의 소녀들에게로 가보기로 했다.


하지만 그 자신감도 그 네 명의 식탁에 가까이 다가갈 때마다 점점 더 옅어졌다. 그 소녀들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기도 차마 힘들었다.


한때 선셋은 잘 나갔었다. 물론 여러 가지 더러운 수작을 쓰긴 했지만, 잘 나갔었다는 건 부정의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여기 있는 넷-저편의 핑키 파이까지 합쳐서 다섯-과의 일련의 사건으로 인하여 선셋이 쌓아올린 부질없는 명망들은 다 무너져 선셋의 위치와 함께 땅바닥으로 추락해 버린 지 오래였다. 이런 선셋과 지금 말을 섞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런 무거운 생각이 들어, 선셋은 속이 끓는 듯 아파왔다. 


어쨌든 선셋은 그 넷에게 말이라도 붙여보려고 했다. 입이 잘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아..안녕 모두들.."


선셋이 쭈뼛쭈뼛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넸다.


"아. 선셋. 니도 잘 지냈나?"


애플잭이 친근함과 구수함이 물씬 묻어나는 남부 사투리로 화답했다.


"음....반가워 선셋....."


래리티의 옆에 앉아있는 플러터샤이가 얼굴을 자기 머릿결로 가리면서 수줍게 인사했다. 사람을 대하는 게 어색한 사람이 비단 자기 뿐만은 아닌 것 같아서, 선셋은 약간 안도감이 들었다.


'샤이 쟤 수줍어할 때는 진짜 귀엽던데.'


선셋이 반 무의식적으로 이렇게 생각하던 찰나, 레인보우 대쉬와 래리티도 안부 인사를 건넸다.


"그래..."


레인보우 대쉬가 쟁반 위의 음식을 휘적거리면서 말꼬리를 흐렸다.


"....요새....어... 잘 사냐?"


"잘 살고 있어."


선셋이 빠르게 대답했다.


"잘 됐네...."


갑자기 래리티가 헛기침소리를 내기에 대쉬는 그 쪽을 쳐다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학교에서 제일가는 패셔니스타가 레인보우 대쉬를 나무라듯 째려보고 있었다. 레인보우 대쉬는 '아니, 내가 뭘! 그럼 이 상황에서 대체 더 어떤 말을 하라고.' 라는 의미를 담아 어께를 살짝 으쓱거렸다.


"니 밥 안 묵을끼가?"


선셋이 아무 음식도 가져오지 않은 걸 보고 애플잭이 퍼뜩 물었다.


"됐어. 배도 안 고프고.."


"이해해. 학교 급식의 칼로리 량만 본다면 보통 사람의 하루 기초 대사량을 훨씬 뛰어넘기는 하지."


래리티는 캐서롤을 꾸역꾸역 먹고 있는 애플잭쪽을 흘깃 쳐다보았다. 애플잭은 버럭 짜증을 내면서도 먹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이런 지방질이나 탄소화물을 섭취해봤자 몸매 관리에는 도움 될 일이 하등 없긴 하지만, 그래도 도중에 쓰러져 실려 가는 것보다는 뭐라도 먹는 게 낫지 않겠어?"


래리티는 가든 샐러드를 포크로 떠서 한 입 먹고는 또 한 줌 떠 선셋에게 건네며 말했다.


"정말, 아무것도 안 먹어도 괜찮겠어? 자기?"


"말 했잖-! ... 어흠.. 어흠.."


버릇대로 큰 소리를 내려다가, 래리티의 눈살이 구겨지는 걸 빨리 포착한 덕에, 선셋은 재빨리 말을 바꿨다.


"아냐 괜찮아... 진짜 별로 배 안 고픈걸.."


래리티는 포크로 찍어 올린 가든 샐러드를 뻘쭘하게 자기 입에 넣었다.


그 다음으로 끼어든 것은 레인보우 대쉬였다.


"야! 어... 핑키 말 들어보니까 네가 핑키 대신 기금 모금 행사용 빵을 팔아줬다면서?"


드디어 선셋에게 말 붙일 거리가 하나 생각나서 대쉬의 목소리는 들떠있었다.


"그냥 쿠키 하나 팔았을 뿐인데 뭘..."


선셋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답했다.


"뭐야.. 야! 나보다 하나나 더 많이 팔았구만!"


"대쉬야.. 마.. 니가 핑키 도와준 적이나 있었드나? 솔직히 핑키 말고는 저 일 하고 있는 사람도 읎었다 아이가.."


애플잭이 사실을 말하자, 레인보우 대쉬는 이마를 한 손으로 탁 쳤다.


"아오~ 넌 왜 끼어들어서 찬물을 끼얹고 지랄이야! 내 말은! 그러니까, 별로 못 팔았다고 부끄러워할 필요 전혀 없다 이거지!"


더 이상 대화를 할 여력도 선셋에겐 남아있지 않았다. 저 다섯이 선셋을 잘 대해주려고 하는 것은 고마웠지만, 그래도 여전히 어색함밖에는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예전에 선셋이 그랬던 것처럼, 저 다섯은 이제 학교에서 가장 유명한 여자들이었다. 예전, 어둠에 찌든 선셋을 정화하고 새 출발할 기회를 준 것도 저 아이들이였다.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말이다. 하지만 아무리 쟤네들이 유명해지고, 그리고 선셋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고 싶다고 할지라도, 선셋 주변을 둘러싼 전교생의 적대적인 시선을 거두기에는 아직도 한없이 영향력이 약했다.


마침 주변에서 분에 찬 속닥거림이 들어와, 선셋은 그 곳으로 귀를 기울여보았다.



"쟤들 왜 선셋이랑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래? 비위들도 좋아 정말.."


"혹시 선셋이 세뇌시킨 거 아닐까?"


"몰라.. 난 선셋 쟤 더 이상 꼴도 보기 싫어.“


"교장선생님은 뭐하냐? 선셋 당장 퇴학 안 시키고.."


"좀비 신세를 벗어나게 돼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쉿! 야! 또 그러려고 들 수도 있으니까, 그냥 닥치고 있어!"




"저.. 선셋.. 괜찮아?"


플러터샤이의 목소리가 들려와, 선셋은 상념에서 화들짝 깨어났다.


"어..엉?..어...왜?"


"니.. 온몸을 사시나무 맹키로 떨고 있구마.. 니 어디 아프나?"


애플잭이 질문했다.


"아. 아. 아. 아. 아니.. 아니야!"


선셋은 여전히 부들부들 떨면서 애플잭의 말을 필사적으로 부정했다.


"가...가야겠다."


선셋은 부랴부랴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려고 하다가, 다시 뒤로 돌아섰다. 그 네 명은 선셋을 아주 유심히 쳐다보고 있었다.


"....고마워.."


"...뭐가?"


대쉬가 질문했다.


'날 구해줘서. 나 같은 거 대신 학교에서 제일가는 학생들이 되어 줘서. 그런 끔찍한 일을 저지른 나한테도 삶의 가치가 있다는 걸 일깨워 주려고... 최소한 노력 정도는 해 줘서..'



하고 싶은 말을 뒤로 하고, 선셋 쉬머는 어께가 약간 들썩거릴 정도로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그리고는 힘 없는 미소를 지었다.


"잠시 너희랑 앉아 있게 해 준거."


무슨 말인지 확 와 닿지 않아, 네 명의 소녀는 선셋이 저 만치 걸어갈 때까지 서로의 얼굴들만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었다. 선셋은 고개를 푹 숙인 채로 터덜터덜 학생식당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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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수업시간 이였으므로, 캔털롯 고교의 복도는 학생들 하나 없이 텅텅 비어 조용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곧, 타일 위를 걷는 발자국 소리가 복도의 정적을 깼다. 플러터샤이가 자기 아랫배를 부여잡고 급하게 복도를 가로지르고 있었던 것이다. 녹색 사물함으로 가득 찬 통로들을 지나며 플러터샤이는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하였다. 바로 여자 화장실이었다.


점심시간 전, 더운 날씨에 공사장 인부에게 물을 나누어주면서 자기도 너무 더웠던 나머지 물을 평소보다 더 많이 마신게 그 화근이었다. 수업이 시작하자마자 금방 터져 나올 것만 같은 오줌보를 부여잡고 하릴없이 몸만 배배 꼬고 있다가, 결국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손을 들어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두들 선생님께 말씀드렸다.


다행히 두들 선생님은 인정 많은 선생님으로, 수업 태도가 좋은 학생이 수업 중 교실을 떠도 불가피한 사정이 있으면 별 말을 하지 않는 성격이었다.



덜컥 문을 열고는 플러터샤이는 푸른 색 화장실 칸막이 아래쪽을 세세히 살폈다. 누가 또 화장실에 들어와 있는지 보려는 것이었다. 예상대로 화장실은 사람 하나 없이 텅 비어있는 것 같아서 플러터샤이는 안심했다.


'이대로라면 내가 혹시 무슨 이상한소리를 내더라도 다른 여자애들이 날 놀리지 못하겠지.'


샤이는 볼일을 볼 때 근처에 누군가가 있으면 집중을 잘 못 하는 스타일이었다.


플러터샤이는 제일 첫 번째 칸으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 휴지를 두어 장 찢어 손에 쥐었다. 그리고 변기 커버에 앉아 연분홍색 속옷을 발목까지 내린 후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그런데...


샤이가 급한 용무를 막 해결하려던 찰나, 갑자기 작은 소리가 들려 나오려는 게 쑥 들어가 버렸다. 


화장실에 누군가가 또 한명 있었다. 애써서 틀어막으려고 하지만 자기도 모르게 불규칙적으로 튀어나오는 흐느끼는 소리를 내면서 말이다.


누군가가 화장실에서 몰래 울고 있다는 걸 알아채자 플러터샤이의 가슴이 살짝 아려왔다. 어렸을 적에 자기도 자기보다 더 크고 못된 여자애들에게 낯을 가린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괴롭힘을 당해 이런 아무도 없는 곳에서 양 팔에 고개를 파묻고 남 몰래 울어본 적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일종의 동질감 때문이었을까, 방광의 압력이 위험수치에까지 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샤이는 지금 당장 저기서 서럽게 울고 있는 게 누구인지 알아내지 않으면 안 될 듯 한 그런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샤이는 다시 속옷을 주섬주섬 올려 입고, 조용히 화장실 칸막이 문을 열었다.


발소리가 나지 않게끔 발끝으로만 걸으며, 샤이는 소리의 진원지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저 사람이 누군지는 아직 몰라도, 자기 말고 누군가가 더 들어왔다는 사실을 아직 모르는 것이 분명했다. 흐느끼는 소리가 줄어들 기세도, 멎을 기세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소리는 맨 끝의 장애인 전용 칸에서 나는 것 같았다. 샤이는 살포시 그 문에 귀를 대 보았다. 예상대로 흐느끼는 소리는 바로 그 안에서 나고 있었다.


물론 샤이는 그 안의 사람과 물의를 일으키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누가 무엇 때문에 이렇게 울고 있나 알고 싶은 마음이 더 강했다. 그래서 샤이는 약간만 문을 열어 누구인지만 살짝 보기로 작정했다.


샤이는 마침 그 사람이 볼일을 보고 있지 말기만을 간절히 바랬다. 그냥 엿보기만 하는 것도 충분히 부끄러운데, 상대의 반나신까지 보게 된다면... 샤이는 그 부끄러움을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간신히 안을 엿볼 수 있을 정도로 문을 열자, 그 곳엔 오늘 점심 경에 봤던 빨강, 노랑 조합의 머리색을 가진 소녀가 얼굴을 두 팔에 파묻고 한껏 웅크린 채로 울고 있었다. 선셋 쉬머였다. 선셋은 온 몸을 떨면서 훌쩍이기까지 하면서 소리죽여 흐느끼고 있었다. 두 다리를 변기 시트 위에 올려 몸을 웅크리고 있었던 까닭에, 아까 샤이가 미처 못 보고 지나간 듯 했다.


선셋은 어께를 들썩거리면서 구슬프게 흐느끼고 있었고, 샤이는 그 와중에 선셋이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울먹거림과 간간히 나오는 기침 때문에 발음을 영 알아먹을 수 없었지만, 대략 '바보''최악''악마'같은 건 그나마 확실하게 들을 수 있었다.


플러터샤이는 이 광경을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몇 달 전만 해도 선셋 쉬머는 당당히 학교 복도를 누비며 자기보다 열등하다 여긴 학생들에겐 가차 없이 면박을 주었으며, 그나마 좀 쓸모가 있다고 여긴 학생들을 다그치며 부려먹었었다. 분명 재학 중인 학생이지만, 거의 교내의 여왕이나 다름없는 위치에, 손짓만 까딱 하면 원하는 걸 이룰 수 있을 정도로 권세가 하늘을 찔렀었다.


하지만 이젠... 선셋은 화장실에서 몸을 움츠리고 울고 있었다.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 숨어서, 힘을 다 잃어버린 채로, 옆에서 달래줄 친구 하나 없는 채로 혼자서 눈물을 닦고 있었다. 오직 플러터샤이만 이런 초라한 광경을 마음 아프게 보고 있었을 뿐이었다.


'나 있다고 알려볼까.' 플러터샤이는 생각했지만, 역시 별로 좋은 생각은 아닌 것 같았다. 선셋을 내버려두고 지금 있었던 일은 못 본 체 하는 게 최선인 것 같았다.


'하지만 저런 상황에 처해있는 얘를 못 본 체 하고 지나갈 수도 없는걸.. 오히려 저런 얘한테야말로 작은 친절이 절실히 필요한데..' 


플러터샤이의 이성은 연신 플러터샤이를 말렸으나, 샤이는 이번엔 자신의 가슴이 시키는 대로 하기로 했다. 홀로 울고 있는 선셋에게 다가가보기로 한 것이다.


침을 한번 꼴깍 삼키고, 샤이는 화장실 문을 가볍게 두드렸다. 선셋은 몸을 떠는 걸 멈추고 서서히 고개를 들어보았다. 진짜로 무슨 소리를 들었는지, 아니면 헛것을 들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저..저어.. 선셋.. 저기-"


말을 마치기도 전에, 선셋은 변기를 박차고 일어나 화장실 문을 벌컥 열었다. 화장이 눈물에 다 녹에 볼의 꼴이 엉망이 되었음에도 아랑곳 않고, 선셋은 이빨을 부득 갈며 핏줄 서린 눈으로 플러터샤이를 매섭게 째려보았다.


"너! 뭣 때문에 온 거야!"


선셋이 쩌렁쩌렁 고함을 치는 바람에 플러터샤이는 그만 겁에 질려 '히익' 소리를 내며 떡 벌려진 입을 두 손으로 막고는 그만 뒤로 주저앉아버렸다. 그 모습을 본 선셋의 표정은 금방 누그러졌다.


"프..플러터샤이! 아니..아니.. 이게 아닌데.. 미안! 난 절대 이러려고 한 게 아니라.."


선셋은 두 손을 한대 모아 애원하며 말했다.


"제발! 날 무서워하지 말아 줘! 소리 지르려던 게 아니었어! 그냥.. 그냥.. 좀 놀라서 그랬을 뿐이야! 정말 미안!"


선셋이 용서를 빌자 아까 먹었던 겁이 살짝 사라지긴 했지만, 여전히 샤이는 놀란 채로 뭐라고 말을 할 수 없었다.


선셋의 눈에서 새로 생긴 눈물방울들이 선셋의 볼을 타고 흘렀다. 선셋의 입도 오들오들 떨리는 것 같았다.


"괘..괜찮아 선셋."


플러터샤이가 간신히 진정하려고 하면서 더듬더듬 말했다.


"나..나도 알아 네가 일부로 그런 게 아니-"


"더 이상..."


선셋은 두 눈을 질끈 감으며 머리를 두 손으로 부여잡고 외쳤다.


"더 이상 이렇게 살긴 싫어! 싫다고!!"


이 외침을 끝으로 선셋은 두 눈을 가리고 화장실을 후다닥 나가버렸다.





플러터샤이는 선셋이 몹시 안쓰러웠다. 당장 선셋을 쫓아가 달래주고, 지금 겪는 일은 별 일 아닐 거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아까부터 잊고 있었던 배설의 욕구가 다시금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사실 아까 선셋이 플러터샤이에게 대뜸 겁을 줬을 때 터져 나올 뻔도 했고 말이다. 눈 깜빡할 사이에 샤이는 아까 선셋이 튀어나왔던 화장실 칸에 들어가 문을 걸어 잠그고 거의 찢어버릴 기세로 속옷을 내린 다음 변기 위에 앉았다.



안도에 찬 한숨을 내쉬며, 샤이는 겨우 볼 일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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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어.. 겨우 끝냈습니다.


월화수목금금금이 되는 타이밍이라, 여유시간 한번 우라지게 적네요.


그래도 약속은 지켰습니다. 다만 번역 퀄이 약간 들쭉날쭉한데 죄송할 따름입니다.



자. 3화가 본(포간) 내용이니, 그때까지 달려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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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렬한 포니 번역)왕들과 변신충들 - 6

Posted by 졸역쟁이 기뮤식의노예

전편 : http://kysslave.tistory.com/684




출처 : http://gray--day.deviantart.com/art/Of-Kings-and-Changelings-Page-6-516095796




아참. 전에 팬픽 번역하기로 한 건 2-1-3순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오늘 당장 하는 건 약간 무리 같습니다. 오늘 FF신간도 나오는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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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4월달에나 1권이 나오는 줄 알았는데 프리뷰가 좀 일찍 떴군요.


작화가는 에이미 메버슨입니다. 나이트메어 래리티 아크를 맡았던 작가인데.. 그림체가 눈에 뛰게 달라진 것 같군요.

오랫만에 트와일라잇이 흑마법을 쓰는 장면이 나오는군요. 3시즌 1화때 한번 보고 영영 볼 일이 없을것 같았는데 말이죠.



핀드쉽 이즈 매직 시리즈 자체가 사이렌들이 나오다 보니 여러모로 기대가 되는 시리즈지만.. 걱정이 되는 게 하나 있습니다. 그게 뭐냐하면...






"핀드쉽 제 1권에서 솜브라의 최고 명대사가 뭔 줄 아세요? '파괴가 나의 재능이요 암흑이 나의 큐티 마크다.'입니다."












.....제발 농담이길 빌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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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렬한 포니 번역)모르는 게 약

Posted by 졸역쟁이 기뮤식의노예




출처 : http://veggie55.deviantart.com/art/Curiosity-Ruined-My-Life-513283093




저렇게 꺼려할 일만도 아닐텐데...


배설물들이 좋은 거름이 된다는 걸 뻔히 알만한 농부 포니가 말이죠.






덧 :






5시즌 프리미어 프리뷰가 떴더군요.


강제된 평등은 오히려 나쁘다는게 5시즌 프리미어의 주제인 듯 합니다.


포니 역사상 전후무후한 공산주의자 악역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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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  http://kysslave.tistory.com/691

 

2화 :  http://kysslave.tistory.com/692




"우와! 진짜야? 네가 진짜 소닉 레인붐을 썼다고?"


화들짝 놀라 선셋이 외쳤다.


"아~ 네가 언제 직접 한번 봐야 되는 건데."


레인보우 대쉬가 황홀하게 추억을 회상하며 말했다.


"그 때 래리티랑 원더볼트 단원들을 구하려고 혼신의 힘을 다해 가속중이였단 말이지. 그런데 그 순간, 갑자기, 빵!! 정신을 차려보니 음속으로 날고 있었다는 거 아니냐. 그래서 모두 다 구하고 막 그랬는데, 진짜 쩔지 않냐?"


"헤, 인간 세계의 레인보우 대쉬가 밴드 명을 어디서 영감을 얻었는지 알 것도 같은걸."


"고작 밴드며엉? 야. 걜 더러 여기로 넘어오라고 나중에 말 좀 해 줘봐. 내가 진정한 '레인붐'이 어떤 건지 보여줄 테니."


"알았어.. 숙고해 보지."


셀레스티아와의 대화를 끝낸 후, 선셋 쉬머는 핑키 파이가 친구들과의 굵직한 모험이 끝나면 언제나 여는 "악당 퇴치 축하 파티."의 한복판에 와있었다. 이번 파티는 "새로운 절친 환영 파티."도 겸하고 있었으며, 그 영예의 주인공은 단연 선셋 쉬머였다.


'분명 원래 알고는 있지만, 다른 세상 와서 새로 사귀게 된' 친구들과 어울려 그간 있었던 여러 가지 정신없는 모험 이야기도 하면서, 선셋은 매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트와일라잇은 옆에 있는 탁자에 앉아있었다. 핑키 파이가 가져온 케이크를 한 조각 뜨며 친구들이 즐겁게 노는 모습을 미소를 지으며 흐뭇하게 보고 있었다.


"정말 엄청난 일을 해 주었구나 트와일라잇 스파클."


트와일라잇의 옆에 앉은 셀레스티아 공주가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불과 몇 분 전에 펑펑 울었던 탓에 눈물도 채 아직 마르지 않은 얼굴이었으나, 지금은 슬픔이 아닌, 차분함과 행복감에 벅차 있음을 그 표정에서 읽을 수 있었다.


"우리 작은 햇님이 드디어 우정의 진정한 힘을 깨달았어.. 다 네 덕분이다. 매우 고맙구나."


"천만의 말씀을요 공주님. 두 포니가 해묵은 감정을 털어버리게 되서 제가 오히려 기쁜걸요. 뭘.."


트와일라잇은 다시 앞의 친구들을 살폈다. 그랜드 갤로핑 갈라 때 있었던 일로 이야기꽃과 웃음꽃을 피우고 있었다. 분명 그 때 일어났던 소동 이야기를 하는 거겠지.


트와일라잇은 다시 셀레스티아를 돌아보았다. 얼굴을 약간 찌푸리며 트와일라잇은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저... 그 때 일어났던 일은 정말 유감이에요.. 분명 선셋을 떠나보내기 힘겨우셨을 텐데.."


셀레스티아는 은은한 미소를 지었다.


"괜찮단다. 다 과거사인걸. 그 때 무슨 일이 있었던 지간에 지금 선셋은 이렇게 친구들이랑 즐겁게 지내고 있잖니. 이젠 나도 한 시름 놓았단다."


셀레스티아가 선셋이 그 친구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흐뭇하게 감상하고 있을 때, 트와일라잇은 선셋과 셀레스티아 공주 사이에 오갔던 말들을 되새김질하며 생각에 잠겼다. 사랑하던 두 포니들의 사이가 서로간의 이기심 때문에 벌어졌을 때, 가슴이 얼마나 찢어졌을는지 트와일라잇은 감히 가늠할 수 없었다. 그래서 오늘 날, 서로를 용서하는 모습을 보니 보고 있던 자신도 뿌듯했고 기분이 한결 나아진 것 같았다.


트와일라잇에게 있어 우정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바로 '용서'였다. 우정을 깨트리는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다. 어떤 건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즉각 갈라서게 할 정도의 위력이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갈라선 친구들이 서로 진심으로 사과한다면, 그리고 서로가 했던 일들을 다 용서한다면, 전에 했던 격한 싸움도 결국 의미 없는 투닥거림이 될 것이며, 전에 했던 욕설 섞인 말다툼도 결국 바보 같은 투덜거림이 될 것이며, 전에 했던 거대한 실수도 결국 사소한 과거의 오점이 될 터였다. 도저히 용서 못 할 것처럼 보이는 잘못도 분명 있기는 할 것이다. 하지만 진심을 담아 사과를 한다면, 그리고 진심으로 서로 뉘우친다면 이런 것도 분명 해소되리라.


"어쩌면 우정의 공주라는 거, 생각보다 어려운 일은 아닌 것 같은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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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없는 동안 별일들이 많이도 있었네."


선셋은 컵에 남아 있던 펀치를 홀짝 마셔버리며 말했다.


"디스코드의 봉인이 풀린 것만도 중대사건인데, 연달아서 변신충들이 왕실 혼인때 캔털롯에 공격을 가하다니.. 도무지 듣고도 실감이 안 나는 어마어마한 이야기들뿐이군. 어쨌든 이야기 고마워 다들."


"모 그기 별거라고. 들어줘서 우리가 더 고맙다."


애플잭의 말에 모두가 동의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곧 돌아간다고 했었지. 할 말이 있구나."


셀레스티아가 선셋 앞으로 나서며 활기찬 어조로 말했다.


"인간 세계로 돌아가도 나중에 간간히 들러서 안부 전하는 것 잊지 말거라. 그리고 유념하거라. 무슨 일이 있었던 간에 여기 이퀘스트리아는 여전히 네 집이라는 사실을.."


싱긋 웃으며 선셋은 셀레스티아의 책을 들어보였다.


"뭐, 지금은 트와일라잇과 범 차원간 연락도 닿으니까요. 그리고 차원문도 항상 열려있을 테니 그 정도야 쉽겠네요. 그렇지 트와일라잇?"


"물론이지! 그럼 언제든지 편지 보내. 상의할게 있으면 서로 상의해보자구. 마법, 학술, 연구 목적이면 언제든 환영이야."


트와일라잇은 살짝 웃으며 덧붙였다.


"다음번엔 부디 세상이 또 위기에 빠졌다는 내용은 아니기를 빌어."


갑자기 무엇엔가 생각이 미쳐, 선셋은 얼굴의 웃음기를 약간 덜어내고 셀레스티아 앞에 와 섰다.


"스승님. 돌아가기 전에 여쭐게 하나 있어요. 전부터 궁금했던 거였거든요."


"무엇이 궁금하니 선셋?"


"우정의 마력이 전에 인간 세상의 트와일라잇과 그 친구들에게 포니의 귀와 꼬리가 돋아나도록 변화시킨 적이 있었죠. 그치만 그건 분명 그 여섯이 조화의 원소와 연결되어있기 때문일 텐데, 이번 사이렌 사건 때에는 저한테도 그런 일이 생기더라구요. 그 말은.. 이제 저도 조화의 원소랑 연결이 되었다는 뜻인가요?"


너무 의외의 질문이었다. 특히 셀레스티아한테는 더 그랬다. 비록 제 제자를 믿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일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던 것이다.


"나도 100% 확신은 못하겠는데... 일어난 상황만 감안을 해본다면 그럴 가능성도 충분할걸.."


트와일라잇이 별 자신은 없다는 듯 대답했다.


"그게 가능하긴 해? 아니 아니, 그게 싫다는 건 아닌데, 난 애초에 원소를 지닌 자도 아니었다고."


"조화의 원소는 매우 불가사의한 힘이다. 나마저도 그 가능성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지. 하지만, 난 왜 그때 네가 조화의 원소랑 연결이 됐었는지 알 것도 같구나."


셀레스티아는 선셋을 꼭 껴안으며 말했다.


"아까도 말했듯, 넌 분명 마법의 원소를 지닐 자질이 충분했던 아이다. 네가 네 친구들을 돕기 위해 사이렌들의 앞에 당당히 섰을 때, 그 때 비로소 진정한 우정의 힘을 깨달았으며, 친구들을 절실히 돕고자 힘을 사용하려 했기 때문에 네 자질이 그때서야 빛을 발하기 시작해 마법의 원소에 연결됐던 듯 싶구나. 물론 이건 그냥 내 가설에 불과하다만.."


선셋 쉬머는 얼굴 가득 사랑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스승님을 와락 껴안았다.


"가설이면 뭐 어때요. 설명해주셔서 고마워요."


셀레스티아는 선셋을 포근히 안아주었다.


"고마워 할 것 없단다."





마지막 작별 인사를 끝으로, 선셋은 차원문으로 걸어가 서서히 저 세상으로 넘어갔다. 셀레스티아는 사라져가는 선셋을 보며 마지막으로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해 보인 후, 캔털롯으로 돌아가기 위해 뜨이지 않는 발걸음을 옮겼다.


"내 작은 햇님이여.. 모쪼록 건강히 잘 지내길.."









선셋은 땅바닥에 누운 채로 천천히 눈을 떴다. 두 팔이 느껴졌다. 인간 세상으로 돌아온 것은 확실해보였다.


"일으켜 새워주까?"


다섯 명의 친구들이 와있었다. 애플잭은 선셋을 향해 손을 뻗어주고 있었다. 선셋은 손을 잡고 일어나 옷에 묻은 흙먼지를 털어내었다. 다시 한 번 차원 문을 돌아봤다. 차원문은 닫혀 있었다. 물론 지금 당장은 말이다.


"저기.. 이야기는 잘 됐어 자기?"


래리티가 진지한 태도로 물었다.


"응.. 다 잘 됐지."


"거기서 무슨 일이 있었어?"


플러터샤이가 걱정스레 물었다.


"아..음..저... 말 안하고 싶으면 안 해도 돼고..."


선셋은 과거에 있었던 일 부터 셀레스티아와의 대화 내용까지, 너무 세세하다 싶은 건 말하지 않고 요점만 짚어서 친구들에게 이야기해 주었다. 이야기가 끝나자 친구들의 얼굴엔 하나같이 동정의 시선들이 어렸다.


"진짜.. 그동안 무지 힘들었었겠네."


레인보우의 말이었다.


"뭐.. 그랬었지.."



갑자기 핑키가 와락 달려들어 힘차다 못해 억세게 선셋을 꽉 껴안고는 공중으로 들어올렸다.


"이제 아~무 걱정 마 써니! 전에 무슨 일이 일어났든 아~무 신경 쓰지 마! 네가 행복해야만 우리도 행복하단 말이야!"


핑키가 올려다보니 선셋은 숨이 막혀 거의 혼절하기 직전이었다. 핑키는 선셋을 땅바닥에 내려놓고는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레인보우도 선셋을 한 파로 껴안으며 말했다.


"핑키가 맞는 소리 하네! 무슨 일이 있었던지 간에, 넌 여전히 우리 친구다. 알았지?"


선셋의 얼굴이 붉어졌다. 선셋은 친구들을 돌아보았다. 다들 포근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고마워 다들... 얼마나 의지가 되는지 모르겠다.."


"얼마든지 의지하라구."


레인보우 대쉬는 거리 쪽으로 몸을 틀었다.


"자. 오글거리는 짓들은 이제 다들 접고, 중대 발표 하나 할게. 무려 대어링 두 신작 영화 크리스탈 심장의 왕국이 우리 동네 영화관에 떴다는 거 아니냐! 자! 빨랑 가자! 좀 있으면 시작시간이란 말야!"


레인보우는 영화 볼 생각에 신이 나서 벌써 저만치 뛰어가고 있었고, 나머지 친구들도 그 뒤를 따랐다.


"아 맞다. 이거 받으라."


애플잭이 자신의 가방에서 선셋의 큐티마크가 그려진 책을 꺼내 선셋에게 넘겼다.


"니 핑키 방에 이거 두고 갔드라. 니가 이건 꼭 안 잃어버리고 싶어 할 것 같아서 내 대신 챙기왔다. 자 서두르라. 대쉬 저놈아 또 뒤도 안돌아 삐고 가네."





선셋 쉬머는 책과 차원문을 잠시 돌아보았다. 책을 옆구리 쪽에 끼고 차원문을 보며 선셋은 홀로 감사의 말을 전했다.


"고마워 트와일라잇. 고마워요 스승님. 그럼 다음에 다시 뵐게요."




말을 마치고 선셋은 친구들을 따라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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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끝났습니다. 원래는 주말에 끝내기로 작정한 거였는데, 그 때 다른 할 일들이 무작정 생기는 바람에 미처 신경을 쓰지 못 하고 있습니다. 면목 없습니다.





자. 그럼 다음엔 어떤 걸 한번 해볼까요? 선셋 나오는 걸 또 한번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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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fimfiction.net/story/232853/apology-of-two-suns



본 내용 진입입니다.




훈훈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약간 슬픈 내용이니, 거부감이 있는 분들은 삼가하시길 바랍니다.




분명 경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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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 장 : 모두 다 내 탓인걸




우정의 성, 다섯 기의 친구들은 초조하게 트와일라잇의 귀환만 기다리고 있었다. 트와일라잇이 자리를 비운 동안 그 친구들은 쉬지도 않고 성 내를 청소했고, 포니빌의 주민들이 기부한 가구를 성 안에 들여놓기도 했다. 캔털롯 왕실도서관 보내준 책들을 성 내의 도서관에 비치해둔 건 트와일라잇이 제일 중요하게 여기는 일이니 말 할 것도 없거니와..



다섯은 분명 트와일라잇이 별 탈 없이 돌아오리라고 믿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 강력한 사이렌이랑 맞서러 갔는데.. 걱정이 앞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저기.. 트와일라잇 괜찮을까?"


가장 먼저 이 생각을 입 밖에 낸 건 플러터샤이였다.


"으음~ 걱정할 필요 하나도 없어요 자기."


래리티가 그런 플러터샤이를 달래며 말했다.


"트와일라잇은 분명 사이렌들보다도 더 강한 나쁜 놈들과도 싸워서 이겼잖니? 알면서 애는.."


"마 래리티 말이 맞다! 트와일라잇이랑 거거의 친구들이 전에도 선셋 금마도 처리하지 않았나? 이번 놈들이라고 별 다를 거 있긋나? 털끝 하나 안 다칠 테니 안심하그라."


애플잭이 이 말을 마치자마자 갑자기 차원문에서 보라색 섬광이 뿜어져 나와 다들 눈을 가렸다. 빛이 좀 잦아들자 거기엔 트와일라잇과 스파이크가 약간 어지러운 듯 비틀거리며 서 있었다.


"트와일라잇!"


모두가 달려들어 트와일라잇을 꼭 안아주었다. 래리티는 스파이크까지 꼭 껴안아주는 걸 잊지 않았다.


"이야~ 우리 우정의 공주님 개선하시능기요?"


포옹을 풀며 애플잭이 말했다.


"어쨌는지 말 좀 해 봐봐!"


레인보우 대쉬가 트와일라잇을 보챘다.


"어떻게 사이렌들을 혼쭐내줬냐? 뜸들이지 말고 빨리! 빨리!"


"잠깐만 있어봐. 사람 한 명... 아니 포니 한 기가 더 올 테니까 이야기는 그 때 시작하자."


그게 누구냐고 물어보기도 전에 또 다른 섬광이 차원문에서 터져 나왔다. 모두 그 곳을 돌아보자 다시 본래의 포니 모습으로 돌아온 선셋 쉬머가 약간 얼이 빠진 듯 서 있었다.


"야 이 왕관 도둑년아! 네가 무슨 낯짝으로 여기 쳐왔냐. 앙?"


레인보우 대쉬가 선셋을 쏘아보며 역정을 내며 외쳤고, 그 바람에 주황색 유니콘은 몸을 바짝 움츠렸다.


변호를 위해 선셋이 뭐라고 말을 생각해보려던 찰나, 다행히 트와일라잇이 선셋을 위해 대신 나서주었다.


"걱정 마 애들아. 걘 이제 문제 안 일으킬 거야."


레인보우 대쉬는 재보는 시선으로 선셋을 다시금 아래위로 흘겨보다가, 다른 친구들이 트와일라잇의 말에 수긍하는 걸 보고 마지못해 자기도 수긍했다.


"뭐.. 트와일라잇이 괜찮다면야... 다 괜찮겠지 뭐.."


"자. 이제 괜찮아 선셋."


트와일라잇은 선셋을 돌아보았다. 허나 선셋은 여전히 주변 포니들을 보며 단단히 혼란에 빠진 눈치였다.


"저.. 선셋?"


"레인보우 대쉬?... 진짜 너야?"


상황을 모르는 자가 들으면 괴이쩍어 보일수도 있는 질문이었다. 이를 알아챈 트와일라잇은 깔깔 웃으며 선셋에게 설명하기로 했다.


"걱정 마. 저 쪽 세계의 애들이랑은 별개의 애들-"

"이런 이런.. 오늘 뜻밖에 흥미로운 광경을 보는구나.."



평소대로라면 안 들릴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 모두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흰색 알리콘이 고고하게 방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세-세-세 셀레스티아 공주님?! 가..갑자기 여긴 어쩐 일로.."


두 눈이 휘둥그레진 트와일라잇이 더듬더듬 물어보는 말이었다. 셀레스티아는 군말 없이 커다란 책 하나를 부유마법으로 들어 트와일라잇의 앞에 놓았다. 책의 양장엔 셀레스티아 공주의 상징인 태양이 인쇄되어 있었다.


"저 책은 분명... 선셋이 사이렌들이 왔다고 내게 경고를 해 줄 때 사용했던 책인데.."


셀레스티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단다 트와일라잇. 그리고 나의 전 수제자가 내게 편지를 쓸 때 썼던 책이기도 하단다. 누군가가 캔털롯 왕성에서 네 성 도서관으로 책을 보낼 때 실수로 잘 못 보낸 듯싶더구나."





"그렇단다 트와일라잇. 그리고 나의 전 수제자가 내게 편지를 쓸 때 썼던 책이기도 하단다. 누군가가 캔털롯 왕성에서 네 성 도서관으로 책을 보낼 때 실수로 잘 못 보낸 듯싶더구나."



옅은 한숨을 쉬고 셀레스티아는 트와일라잇 곁으로 다가왔다.


"소중한 물건이기에 돌려받으려고 여기까지 몸소 찾으러 왔단다. 하지만... 그 덕에... 매우 반가운 얼굴을 이리 갑작스럽게 보게 되는구나."


셀레스티아는 다리에 힘이 풀려 말없이 주저앉아있는 선셋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따뜻한 미소를 지어주었다.


"돌아온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선셋 쉬머."





제 앞에 서 있는 태양의 알리콘을 선셋은 겁에 질려 올려다보았다. 마음의 준비도 없이 너무 갑작스러웠기 때문도 있지만, 셀레스티아 앞에 당당히 서기엔 자신이 한없이 가치 없는 존재임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선셋은 입이 제대로 떨어지지 않았다. 그저 멍하게 주저앉아 있을 따름이었다.


"스...스...스승님.. 저...저...저...."


선셋이 겨우 입을 열었지만, 못 알아먹을 웅얼거림일 뿐이었다. 셀레스티아를 포함한 모두는 선셋이 어린 망아지처럼 옹알이를 하는 모습을 난처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가만 놔둬선 안 되겠다 싶어 트와일라잇은 선셋을 마력으로 잡고는 근처의 다른 방으로 끌고 들어갔다.


"여러분.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라고 말하고선, 트와일라잇은 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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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가구만 배치된 손님용 별실, 선셋은 약간의 시간이 지난 후에야 정신을 차렸다. 자신이 어디에 있으며, 무엇 때문에 여기에 왔는지 트와일라잇을 통해 겨우 알게 되었을 정도로 선셋은 넋이 빠져있었다.


"너 지금 손님방에 와 있어. 셀레스티아 공주님은 여전히 아까 그 방에 계시고."


"아.. 그렇군.. 하아.... 미안해 트와일라잇."


"공주님이 그렇게 두려워?"


끄덕 끄덕


"음.. 혹시 몇 년 동안 못 뵙는 바람에 존안을 직접 뵙는 게 그렇게 두려운 거야?"


"야.. 너 너무 당연한 걸 묻는다?"


선셋은 트와일라잇에게 약간 짜증 섞인 눈초리를 보내며 쏘아붙였다. 안 그래도 초조해 죽겠는데 그걸 굳이 건드릴 필요가 있냐는 항의였다.


"아..미안.."


트와일라잇의 양 볼이 토마토처럼 새빨개져있었다.


"내게 생각이 하나 있어. 넌 일단 여기서 기다리면서 셀레스티아 공주님께 드릴 말을 맘속으로 정리하고 있어. 그동안 내가 그간 있었던 일을 공주님에게 잘 말씀드릴 테니까. 분명 공주님은 우리가 저 인간계에서 어떤 활약을 했는지 알고 싶어 하실 거야."


선셋의 표정이 이제야 좀 밝아졌다. 선셋은 보라색 친구에게 약간 미소를 지어보였다.


"고마워. 근데 거기서 있었던 일은 잘잘못을 가리지 말고 전부 다 세세하게 말씀드려 줬으면 좋겠다. 그 분은 알 자격이 충분한 분이니까.."


"그럴게."


보라색 알리콘은 말을 마치고는 선셋을 방에 남기고 문을 열고 나갔다.





트와일라잇이 셀레스티아와 다섯 기의 친구들에게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설명한지도 어언 30분이 넘었지만, 여전히 선셋은 무슨 말을 할지 갈피도 잡지 못했다. 하지만 그래도 아까보단 꽤 진정이 된 느낌이었다. 이대로 시간을 하는 일 없이 보내느니, 선셋은 다시 포니의 몸에 적응을 하는 걸로 시간을 때우기로 하였다. 오랜만에 사족보행으로 방 안을 걷고 뛰어도 보고, 그동안 쓰지 못했던 마법을 간단한 부유마법에서부터 복잡한 기술을 요하는 순간 이동까지 시전해보았다.


방 밖에서 트와일라잇의 말이 어렴풋이 들렸다.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는 세세한 설명이었는데, 특히 선셋의 활약상에 강조점을 더 둔 설명이었다.


'걔답다면 답네..' 선셋은 이렇게 생각했다.


트와일라잇의 설명하는 말소리와 함께 종종 그 다섯 기의 친구들이 놀라 감탄하는 소리를 어렵잖게 들을 수 있었다. 더러는 그 친구들이 짤막한 질문을 던질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 중 아무 목소리도 내지 않는 포니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셀레스티아였다. 그냥 그 자리를 비웠던지, 아니면 홀로 깊은 생각에 사로잡혔는지 둘 중 하나였으리라.




...이윽고 선셋의 방 주변으로 오는 발굽소리가 들려왔다. 보통 포니들의 발굽소리가 아닌, 금속이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였다. '딸깍'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서서히 열렸다. 셀레스티아 공주가 문 앞에 서 있었다.


방에 조용히 들어와 문을 잠가놓고는 셀레스티아는 방 중앙으로 걸어와 바닥에 앉았다. 선셋을 부르는 듯, 셀레스티아는 앞발굽으로 바닥을 세 번 두드렸다. 선셋은 셀레스티아의 부름에 응하여 천천히 그쪽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몇 초간의 어색한 침묵


제일 먼저 말을 튼 건 셀레스티아였다.



"다시 한 번 말하마... 반갑구나 선셋."


"네.. 스승님.."


그리고 침묵은 또 몇 초간 이어졌다.


"....솔직히 좀 놀랐단다. 몇 천 년 전에 추방당한 사이렌들이 그런 문제를 일으킬 줄이야.. 허나 내가 더 놀랐던 건 네가 친구들을 전력으로 도와 사이렌들을 제압하고, 그 세상에 평화를 가져왔다는 사실이란다."


"...네..."


선셋의 눈에 습기가 어리기 시작했다.


"저도.. 스승님만큼 놀랐었어요.."


셀레스티아는 전 수제자의 어께에 자상하게 앞발굽을 올렸다.


"네가 다시 바른 길로 돌아와 줘서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구나.. 네 활약을 들었을 때는.. 네가 너무 대견해서 평정심을 잃어버릴 정도였단다."


죄책감이 선셋의 가슴을 예리하게 찔러왔다. 몇 년 전에 그런 짓을 저지르고 갔는데도 스승님은 여전히 자기를 대견스럽게 여기신다니.. 눈물이 천천히 선셋의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스승님.. 저...."


선셋은 조용히 사과의 말을 시작했다.


"저..저.. 정말 죄송해요. 몇 년 전에 스승님을 배신하고 스승님 곁을 제멋대로 떠나버렸던 거 정말 죄송해요.. 공주님 말에 따르지 않은 거 정말 죄송해요.. 제 욕망에 사로잡혀 사람들을 세뇌해서 이퀘스트리아를 공격하려 했던 거, 특히 트와일라잇에게 몹쓸 짓을 하려고 했던 거... 정말... 정말 죄송해요.."


사과의 말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선셋은 사과를 마치고 나서 눈물어린 눈으로 셀레스티아를 올려다보았다.


"...이런데도 용서해주실 수 있겠어요?"



셀레스티아도 순간 울컥 설움이 북받쳐 오르는 것 같았다. 하지만 꾹 참아내고는 오히려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전 수제자의 눈물을 앞발굽으로 닦아주었다.


"선셋.. 네가 사과를 할 필요는 없어요.. 사실 사과의 말을 해야 할 포니는 나인걸.."


"?? 잠깐, 뭐라구요?"


선셋이 여전히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며 말했다.


"어째서 스승님이 사과를 하신다는 거죠? 굳이 그럴 필요가-"


"왜냐하면 네가 그런 야망에 눈이 먼 데에는 그대로 놔둔 내 잘못이 더 크기 때문이란다."


그 말에 선셋은 깜짝 놀랐다. 그게 무슨 뜻일까? 이퀘스트리아의 철권 통치자가 되려고 했었던 건 오로지 선셋 혼자만의 잘못된 야망이었다. 그런데 왜 스승님이 책임을 자처하고 나선단 말인가?


"너도 알다시피.."


선셋의 어지러운 생각은 셀레스티아가 말을 시작하자 잠시 멎었다.


"나이트메어 문이 된 루나를 추방하고 난 후에, 난 오로지 내 자매를 원래대로 되돌리는 데에만 집념했다. 루나의 추방 이후 조화의 원소와 나와의 연결이 끊긴 걸 알았기에, 마법의 원소와 다른 원소를 다룰 자들을 급하게 찾았었지. 그래야만 루나를 구원할 수 있을 테니까.. 허나 몇 세기가 지나도록 그에 합당한 포니를 도무지 찾을 수가 없더구나. 난 점점 절망에 빠졌다. 내 자매를 되돌리겠다는 바램도 헛된 갈망인가 싶었지."


셀레스티아는 잠시 숨을 고르고는 말을 계속했다.


"그 때 바로 너, 선셋 너를 거둬들이게 되었다. 그 땐... 새 희망이 다시 돌아온 기분이었다. 다시금 루나를 되돌려 놓을 수만 있을 것 같았어.. 허나... 아아.. 내가 트와일라잇에게 했던 바와 같이 너를 교육시켰더라면.. 그 방법을 미리 생각해 냈었더라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을...."


선셋은 잠시 생각을 정리해보았다.


"그러니까.. 용 조수를 데리고 다니면서 다섯 친구들과 포니빌에서 살고, 마법의 원소를 쓰는... 남의 걸 훔칠 필요도 없이 자기 마법의 원소를 쓰는 포니는 제가 됐었을 수도 있었다는 거네요.."


공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가능성도 있었다. 허나 난 그러지 못했지.."


셀레스티아는 구슬프게 고개를 숙었다.


"네가 권력을 원하고, 교만에 빠지고, 친구를 사귀지 않고 남을 멀리한다는 건 분명 알았음에도, 나는 내 자매를 구하겠다는 생각에만 혈안이 되어있었다. 행여나 너를 심하게 꾸짖었다가 너랑 의가 상해 널 놓치면 어쩌나, 그래서 내 자매를 구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고 네가 그릇되는 걸 방관하고만 있었지. 언젠가 네가 필요한 미덕들을 절로 깨달을 거라는 기대만 하면서...  허나.. 오히려 그 바람에 최악의 상황이 현실이 되고 말았으니... 실수를 만회할 기회가 충분히 있었는데도....."







"네가 권력을 원하고, 교만에 빠지고, 친구를 사귀지 않고 남을 멀리한다는 건 분명 알았음에도, 나는 내 자매를 구하겠다는 생각에만 혈안이 되어있었다. 행여나 너를 심하게 꾸짖었다가 너랑 의가 상해 널 놓치면 어쩌나, 그래서 내 자매를 구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고 네가 그릇되는 걸 방관하고만 있었지. 언젠가 네가 필요한 미덕들을 절로 깨달을 거라는 기대만 하면서... 허나.. 오히려 그 바람에 최악의 상황이 현실이 되고 말았으니... 실수를 만회할 기회가 충분히 있었는데도......"





선셋은 셀레스티아가 밝힌 사실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실망감을 느낀 것은 분명 아니었다. 의외여서였다. 선셋은 언제나 자신이 저지른 짓에 대해 자기 자신만을 책망했었다. 하지만 오히려 여기 있는 자신의 스승, 셀레스티아가 세상 모든 포니들이 자신을 탓해야 하는 것처럼 자책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셀레스티아는 흐느끼기 시작했고, 선셋은 그런 셀레스티아를 껴안고 다독여주었다.


"괜찮아요 스승님... 전 비록 그때 스승님을 져버렸지만.. 곧 다른 훌륭한 제자를 거둬들이셨잖아요. 루나 공주님을 악몽으로부터 구하고, 제가 했던 실수는 영영 하지도 않을 그런 제자요.. 그러면 된 거에요."


"그렇지만 선셋... 너는.... 너는...."


흐느낌은 어느새 대성통곡으로 바뀌었다. 셀레스티아 공주는 바닥에 엎어져서 서럽게 울기 시작하였다.


"아아... 정말 미안하다 선셋.... 널 결국 저버린 건 나였다..... 내가 그 때 조금만 더 현명했더라면.. 조금만 덜 아둔했더라면.. 내가 항상 사랑했던.. 내 자매처럼.. 자식처럼 아꼈던 포니를... 내가 모자라서.. 내가 부덕해서..."


선셋은 우두커니 셀레스티아가 우는 걸 볼 수밖에 없었다. 스승님의 이런 모습을 모는 건 생전 처음이었다. 그리고 스승님이 자신의 탈선에 대해 이리 심하게 자책하는 걸 보니 오히려 자기의 억장이 무너지는 기분이어서, 선셋은 어떻게든 스승의 통곡을 멈추게 하고 싶었다.


마음속으로 신중히 할 말을 고른 다음, 선셋은 셀레스티아 바로 옆에 앉아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스승님. 그만 우시고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셀레스티아는 천천히 울음을 그쳤다.


"...우리 둘다 과거에 엄청난 실수를 했죠.. 아무리 잊으려고 해도 결국에는 떠오르고 마는 어마어마한 실수를요. 하지만 그런 실수를 했다고 해서 그 실수가 우리가 어떤 포니인지는 정의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해요."


셀레스티아는 눈물을 닦으며 물었다.


"그게 무슨 의미니?"


"트와일라잇에게 패배하고 난 후에, 전 트와일라잇의 인간 친구들과 사귀게 됐어요. 분명 전 전에 걔네들에게 무지 못되게만 굴었었는데 걔네들은 날 용서해주고, 제가 과거에 했던 일들까지 다 용서해 주더라구요. 그렇게 해서 전 진정한 우정의 힘이 무엇인가에 대해 숙고해보았고 결국 깨닫게 되었지만... 중요한 건 지금 그게 아니죠."


선셋은 잠시 뜸을 들여 할 말을 정리하고 마저 말을 시작했다.


"제가 하고자 하는 말은, 거기서 전 교훈을 하나 얻었다는 거에요. 우리가 과거에 어떤 잘못을 했던 간에, 거기에 사로잡혀 우리가 누구이며 장차 무슨 일을 할 건지를 한정하면 안 된다는 것을요. 특히나 실수를 딛고 과거보다 더 나은 포니가 되고 싶다면 말이죠. 그러지 않았다간 영원히 과거에 매인 삶을 살게 될 뿐이니까..."


선셋은 셀레스티아의 품에 얼굴을 부비며 말했다.


"그러니까 스승님도 과거의 자기 자신을 놓아버리는 법을 좀 배워보세요. 저랑 루나 공주님이 스승님에게로의 묵은 원한을 놓아버렸던 것 처럼요."


코를 훌쩍거리며 셀레스티아는 물었다.


"나를.. 용서 해줄거니?"


선셋은 계속 스승의 품에 얼굴을 부비며 고갤 끄덕였다.


"당연하죠. 전 스승님을 사랑하는걸요. 그건 만고불변의 진리구요. 더 이상 스승님을 저버리지 않을 거예요."


셀레스티아는 또 한 번 눈물을 닦아내고는 그 제자를 따사로이 날개폭으로 안아주었다.


"고맙다... 정말 고마워.. 난 진작 너를 용서했었단다... 나도 널 사랑한다 내 작은 햇님아.."






둘은 한동안 서로 그렇게 사랑을 꾹 눌러 담은 포옹을 풀지 않았다. 둘의 가슴에 품고 있었던 무거운 짐을 서로 내려놓았으므로..


그리웠던 옛 시절처럼, 둘은 그저 서로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한편 방의 다른 쪽 문에서는 보라색 알리콘 한 기가 스승과 제자가 서로 껴안고 곤히 잠드는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잘했어.. 정말 대단한 일을 했어 선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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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3편, 에필로그가 남아있는데, 그건 금방 끝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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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뮤식의노예

최근 마이 리틀 포니 국내 방영으로 인해 인터넷 검색으로 이 곳에 찾아오시는 12세 미만 미성년자 여러분들과 부모님들에게 안내말씀 드립니다. 이 곳에 게시된 번역된 만화 및 소설류들은 아직 자아 형성이 덜 된 미성년자들이 보기엔 바람직하지 않은 것들이 허다하므로, 미성년자 여러분은 열람을 자제해 주시길 바라며, 해당 부모님들은 철저히 관리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근데 이렇게 써 봤자 모바일에서는 이거 못 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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