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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1.06 | 졸렬한 포니 팬픽 번역)영원의 끝 (11)

졸렬한 포니 팬픽 번역)영원의 끝

Posted by 졸역쟁이 기뮤식의노예




출처 : http://www.fimfiction.net/story/224185/1/eternal/i-never-said-that-i-want-this



작가 코멘트 : 사이렌들을 물리치고 다시 학교에서 인정받게 된 후, 선셋 쉬머는 자신의 삶이 좀 더 나은 국면으로 변했다고 생각했습니다. 대즐링과의 일들도 빠르게 잊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지요.


하지만 소나타와의 우연한 만남 이후, 선셋은 사이렌의 입장에서의 밴드 대항전 때의 관점을 알게 됩니다. 선셋 쉬머 혼자서 라면 절대 알아내지 못할 이야기들을 말이죠.


그리하여 전에 괴물이었던 자는 또 다른 괴물의 입장을 이해하게 됩니다.


분명 그렇게 되겠죠?





이퀘스트리아 걸즈 : 레인보우 락스 결말 이후를 배경으로 한 선셋 쉬머, 소나타 더스크 단편 팬픽으로 분위기가 약간 우울합니다. 마이 리틀 포니의 세계관에 우울한 분위기가 가미되는 게 싫으신 분들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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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집 아파트 정문 쪽에서 선셋 쉬머는 도로변에 서 있는 친구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주었다. 아파트 현관문을 열고 복도로 들어왔는데도, 핑키 파이의 다소 들뜬 '일요일 날 보자!'라는 소리는 유리벽을 뚫고도 들렸다.


홀로 웃으면서 선셋은 아파트 현란한 색으로 장식된 애플블룸의 생일 축하파티 초대장을 손으로 쓸어보았다. 대즐링들을 물리친지 벌써 두 달이 다 되어간다. 그 덕분에 학교에서도 제법 영웅 취급을 받고 있지만, 그래도 자신을 고깝게 보는 뒷담, 눈 흘김, 더 심하게는 학생들이 겁에 질려 자기를 슬슬 피하는 일들은 여전했었고, 그런 부정적인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 본인도 그 이후로도 몇 주간 꾸준히 노력해왔다.


'노력한 가치가 충분히 있는 일이였어..'


선셋 쉬머는 초대장을 주머니에 넣어두고 주머니를 뒤져 집 열쇠를 찾았다. 열쇠를 찾아 손에 쥐고는 아파트 복도를 걸어갔다. 친구들이 언젠가 자기가 어떻게 사는가에 대해 물어본 적이 있었다. 선셋 쉬머는 명확한 어조로 이렇게 대답했다.



"아니, 딱히 보호자랑 같이 살고 있지는 않아. 뭐 내가 이퀘스트리아에선 엄연히 법적으로 성인.. 아니 성마라는건 일단 넘어가자구. 여기 있으면서 몇 년간 문제 안 일으키고 있었던 데다가, 이퀘스트리아산 금화 몇 개만 쥐어주니까 건물 주인이 내가 여기선 미성년자라는 사실은 그냥 눈감아 주더라고. 금화는 이퀘스트리아에서 여기로 올 때 등자가방에 잔뜩 넣어가지고 온 건데, 금값이 여기에선 워낙 비싸서 말야. 어쨌든 염려해준 건 고마워."



아파트 모퉁이를 지나는 중이였는데, 갑자기 선셋의 거주지 옆에서 갑자기 우당탕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최소한 선셋이 알기로는 그 곳은 주인 없는 빈 집이였다. 고통에 찬 낮은 신음소리가 열린 문을 통해 들려왔고, 본능적으로 선셋은 그 안을 들여다보았다. 웬 후드 티를 입은 소녀 하나가 상자에 반쯤 파묻힌 채로 바닥에 자빠져 있었다.




"어우... 이봐요! 괜찮아요?"



선셋은 소녀 위의 상자를 몇 개 치워냈다.


그 소녀는 얕은 한숨을 쉬며 아픈 듯 팔을 문질렀다.



"아 괜찮아요. 그냥 평소처럼 내 발에 걸려 넘어진걸요 뭐."



소녀는 무더기에서 발을 빼내며 떨어진 상자들을 살짝 정리해두고는 머리에 쓰고 있던 후드를 벗었다. 헝클어질 대로 헝클어진 말총머리가 드러났다.


선셋은 한동안 제 눈을 의심했다. 분명 저 파란색 말총머리 여자가 꽤 낯이 익었기 때문이리라.



"잠깐.. 너.. 소나타?!"



선셋의 입에서 그 말이 나오자,



"너구나. 어쩐지.. 여기 근처에서 왜 이리 마력이 느껴지나 했어. 허... 어쩐지 기묘하더라니.."



선셋 쉬머는 소나타가 괜찮나 눈앞에 손을 흔들어 보이고 나서야 겨우 정신을 차렸다.



"자.. 잠깐만. 너 진짜 내 옆집으로 이사를 올 작정이야?"



사이렌은 어께를 으쓱거렸다.



"어디 머물 곳은 있어야하지 않겠어? 내 힘의 매개체가 부서졌으니 더 이상 공짜로 어디 호텔 같은데 들어가 노래로 현혹시키고 머물 수는 없으니까 말야. 사실 그런 생활은 나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어. 그건 아다지오의 방식이었지. 며칠이 지나면 살던 곳을 옮기고, 몇 주가 지나면 도시를 떠나고, 몇 달이 지나면 그 지방을 떠나고, 몇 년이 지나면 그 나라를 뜨는 거 말야. 항상 떠돌아다니기만 하고, 뭘 계속 찾아다니기만 하고..."



소나타는 상자의 손잡이를 잡고 낑낑거리며 다른 방으로 상자를 옮겼다.



"거기 상자 옮기는 것 좀 도와줄래?"



별로 내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선셋은 소나타에게서 듣고 싶은 게 많았다. 선셋은 다른 상자 두 개를 들고 그 뒤를 따라갔다.



"뭘 찾아다녔다는 거지?"



소나타는 방구석에 상자를 놓곤 거기에 올려놓으라는 듯 선셋에게 몸짓을 해 보였다.



"고향으로 돌아가는 또 다른 방법. 원래 추방당했던 차원문으로 들어가면 힘의 매개체가 부서져 버릴 거거든. 뭐 지금은 별 상관없는 이야기려나?"



소나타는 제 목의 가죽 목걸이를 가리켰다. 원래는 그 자리에 커다란 빨간색 펜던트가 있어야 할 터였다.



"나를 여기에 가둬둔 마법이 더 있는지는 모르겠고, 더 있다고 해도 별로 안 놀랄 거지만.. 어쨌든 이 매개체가 없으면 이퀘스트리아행 차원문에 뛰어드는 건 완전 자살행위야. 지금 나한테 남아있는 핵심 마력으론 차원문 구동에 필요한 마력을 대지도 못하고 그 안에서 소진되어버릴테니까. 뭐 있다고 해도 별 차이는 없을 테지만."



소나타는 말꼬리를 흐리고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 목걸이랑 차원문이랑 대체 무슨 관계인 건데? 너를 이퀘스트리아랑 격리하는 물건인 건 알겠는데, 문득 아까 말을 듣고 생각해보니.."



소나타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설명하기 좀 어려운데, 혹시 차 남은 거 있어? 마시는 차."


"...뭐?"


"나를 여기에 가둬둔 주문이 무엇인지 지금부터 상세하게 알려줄 생각인데, 차 한 잔 대접정도는 괜찮지 않아? 나 진짜 몇 세기간 차 한 잔도 제대로 못 마셨다구."



약간 뾰루퉁한 표정을 지으며 소나타는 따졌다.


선셋은 어이가 없어 잠시 눈을 깜빡거렸다.



"어.. 그래.. 차라면야 내 집에 좀 있지.. 음..."



잠깐.. 분명 이젠 그저 평범한 인간 소녀라고 했던가? 맞겠지?



"자. 들어와 그럼."



10분 후, 두 명의 원래는 인간이 아니었던 소녀들은 선셋의 주방 식탁에 앉아 각기 찻잔 하나씩을 손으로 감싸 쥐고 있었다. 소나타는 조용히 의자에 앉아 선셋의 방을 두런두런 둘러보고만 있었고, 선셋은 궁금증을 도무지 감당하기가 힘들었다.



"그 펜던트, 매개체라고 했지. 그게 정확히 어떤 개념이지?"



너무 갑작스럽게 질문을 던진 감이 없잖아 있어, 선셋은 뺨에 홍조를 띄었다.



"미안.."



소나타는 괜찮다는 듯 손을 휘휘 저으며 차를 한번 홀짝거렸다



"그건 우리의 핵 같은 거야. 우리의 핵심 마력을 저장하고 주변의 식용으로 쓸 부정적인 감정과 마법력들을 흡수해 저장하고 그걸 좀 더... 정제된 방향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 주지. 어찌 보면 유니콘 뿔이랑 비슷한 건데, 무슨 전기 피뢰침같은거 생각해도 되고"


"그렇군.."



선셋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유니콘의 뿔은 마력을 분출하는 일종의 매개체지. 그게 없으면 마력은 그냥 잠재되어있을 뿐이고.. 그러다가.."



선셋은 어께를 으쓱거렸다.



"그게 내 전공이었거든. 어쨌든 계속해."



그러니까 이 팬던트들은 우리가 마법을 쓰게 만들어주는 매개체였다는 거지. 그리고 이퀘스트리아에선 이게.. 말 그대로 우리에게 있어서 '핵심'적인 거였어."



전에 밴드 대항전 때 봤었던 유령 같은 형태의 세 마리 괴물들의 모습을 선셋은 떠올렸다. 놈들의 심장부엔 무슨 보석 같은 것들이 박혀있던 것 같았었다.




전에 밴드 대항전 때 봤었던 유령 같은 형태의 세 마리 괴물들의 모습을 선셋은 떠올렸다. 놈들의 심장부엔 무슨 보석 같은 것들이 박혀있던 것 같았었다.




"그러니까 그게 원래는 목걸이가 아니었단 거야?"



소나타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매개체는 이 세상으로 추방당하고 나서야 우리 몸이랑 따로 떨어지게 된 거야. 이 때 쓰인 분리 주문엔 일종의 저주 또한 담겨있었지. 전에 너희들이 우리에게 쐈던 것과 같은 순수한 이퀘스트리아의 마력에 노출되면 우리가 마력을 받아들이는 그 유일한 매개체가 파괴되도록 말이야. 그래서 이퀘스트리아의 마력이 응집된 차원문에 뛰어드는 건 꿈에도 상상할 수 없었지."



선셋 쉬머는 놀란 듯 등을 젖히고 당황스럽게 외쳤다.



"자.. 잠깐! 그럼 그 때 우리가 너희의 유일한 마력 매개체를 파괴해버렸단 말야? 가.. 갑자기 마력 폭주로 터져버리고 그러는 건 아니겠지?"



소나타는 한심하단 표정을 지었다.



"아우, 당연히 아니지. 이퀘스트리아랑 여기는 마력이 작용되는 방식 자체가 다른걸. 적어도 여기선 마력 공급이 끊겼다고 아주 치명적이진 않아. 뭐 아주는.... 아무튼 너도 몇 년간 유니콘 마력 없이 지냈는데도 멀쩡하잖아."


"음.. 그래도 차원문을 마지막으로 넘어갔을 때 두통이 극심했고 없던 뿔이 가려웠긴 했지.."



선셋은 진저리를 치며 머리를 문질렀다.



"마력 없이 살아온 게 너무 당연해서 잊고 있었나봐. 생각해보니 여기서 산지 거의 몇 년이 다 되어가는군.. 제길.. 여기 올 때는 완전 땅꼬마였는데, 어떻게 용케 살아남았는지 모르겠네. 그나저나 다른 둘은 어디로 간 거야?"



소나타는 약간 슬픈 표정으로 선셋의 표정을 살폈다.



"너희 포니들이랑 여기의 인간들이 세월이 지나면 아이에서 어른이 되는 걸 보면서 되게 신기하다 했었지..."



선셋과 시선이 마주치자 소나타는 눈을 곧바로 내리깔았다.



"아다지오랑 소나타는 다른 곳으로 갔어. 원래 매개체가 부서지고 난 후 다른 매개체를 찾으러 간댔지. 지금 아마 베이징에 있을걸. 부질없는 희망이지만.."


"그냥 널 버리고 가버렸다고?"



선셋이 놀라서 되물었다.



"당연하지. 나랑 그 둘 간의 사이는 별로 좋지도 않았어. 그냥 같이 있으면 노래의 마력이 강력해지니까 붙어 다녔던 거지. 이제 그 마력도 사라졌으니 붙어 다닐 필요도 없고. 게다가 난 걔들에겐 방해만 될 뿐이었고."



소나타는 힘없이 웃었다.



"재밌네. 나이도 같은데 난 언제나 자매 중 막내 신세였고, 둘이서 어디 모험 간다고 했을 땐 난 언제나 뒤에 남겨졌었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취급이라니.......... 응? 왜?"



선셋은 고개를 흔들어 뜨악한 표정을 떨쳐내었다.



"자매?!"


"그런데?"


"진짜 혈연으로 이어진 자매란 거야 그럼?"



소나타는 잠시 눈을 깜빡거리더니 말을 이었다.



"아.. 뭐.. 그렇겠지? 셋 밖에 없는 사이렌인데다가 똑같은 때에 만들어졌고, 우리를 통제하는데 실패했지만, 어쨌든 아버지나 다름없는 포니 아래서 함께 자랐었으니.. 맞나?"



선셋은 여전히 뭔가 마음에 걸렸지만,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음.. 그래.. 그 정도면 맞는 것 같네.."



동의에 말할 용기를 얻었는지 소나타는 선셋에게 살짝 미소를 지어보이곤 말을 이었다.



"그때는 달랐어. 우리가 공공연히 서로를 자매라고 불렀을 때.. 우리가.. 조금... 덜 표독스러웠을 때... 우리의 욕망에 휘둘리지도 않고 증오에 휩싸이지도 않았을 떄... 그때는 달랐어... 그때는 달랐었다고.... 물론 괴물은 자기가 난 대로 살아야 하는 법이지만.. 그래도.. 우리가 어렸을 땐 우린 그저 아버지의 말 잘 듣는 딸들이었을 뿐이었지."



선셋은 이야기에 멍 하니 빠져있었고, 소나타는 이야기를 계속했다.



"우리의 창조자, 우리를 길러준 포니, 우리는 그 분을 아버지처럼 여겼어."



선셋 쉬머는 안절부절 컵을 만지작거리고 눈을 아래로 깔며 아까부터 마음 한 구석을 차지했던 의문을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방금 너.. 만들어졌다느니, 창조자라느니 라고 했는데.. 너 정체가 대체 뭐야?"



사이렌은 의자 등에 몸을 붙이고 한숨을 쉬었다.



"나는 변신충 공격을 막기 위해 제작된 마법 생물체였어. 혼돈의 시절, 아다지오와 아리아 그리고 나는 기제류를 위협하는 악당에 대항하기 위한 일종의 무기였었지. 우리는 혼돈의 시대.. 이퀘스트리아가 아직 제 터전을 잘 잡고 있지 못했던 때, 페가수스 유니콘 어스 포니 세 부족의 사이가 아직 서먹서먹했을 때, 그리고 디스코드가 맘 놓고 활개치고 다녔던 무렵에 만들어졌어. 그 때 변신충들은 본거지 황무지에서 튀어나와 이퀘스트리아 병사들이 감당 못할 정도로 포니들을 약탈하고 있었지. 이퀘스트리아 평의회는 해결책이 절실했고 그 방법을 우리 아버지에게 찾으라고 지시했어. 그래서 아버지는 세 개의 특별한 보석으로 마법 생명체를 만들기로 결심한 거야. 우리는 처음엔 사랑과 조화를 수호하며 변신충의 약탈에 대항할 불멸의 수호자들로 기획되었었지. 우리 아버지는 변신충들의 특성과는 반대 성향으로 우리의 특성을 부여하셨어. 하지만 그게... 잘못 되고 말았지. 괴물들을 무찌르고 사랑과 조화의 마법을 수호해야 할 완벽한 세 기의 천사들 대신, 웬 괴물 무리가 또 하나 생겨버렸으니까.."



소나타는 잠시 숨을 골랐다.



"변신충들은 사랑을 먹지만, 우리는 증오와 악감정을 먹고 살지. 변신충들은 외모로 포니들을 현혹시키지만, 우리는 목소리로 다른 포니들을 조종해. 그래. 분명 변신충들의 대항마는 맞지. 평의회가 원하는 대로 안 움직여줬다는게 문제였지만.."



선셋은 얼굴을 찡그리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퀘스트리아 평의회라면.. 분명 셀레스티아 원년 이후로 해체됐는데... 소나타, 너 대체 몇 살이야?!"


"신체 연령을 말하는 거야? 아니면 사실상 얼마나 살아왔는지를 말하는 거야?"


"뭣?"


"신체 연령이라면 겨우 열여섯이고, 앞으로도 열여섯 일거야. 난 불멸자로 태어났고, 애초에 정해진 모습으로밖에 못 살도록 태어났어. 나를 창조한 마법 중 강제적으로 영원히 육체적 젊음을 유지하게 하는 주문이 있었지. 난 만들어지자마자 빠르게 자랐고, 적당한 나이가 되자 그대로.. 성장이 멈췄어."


"그..근데.. 어떻게...."



선셋은 적당한 말을 찾을 수가 없었다.



"선셋 쉬머. 너희들이 아까 어른이 되는 걸 보는 게 되게 신기하단 말은 결코 농담이 아니었어. 나는 겪어보지도 못할 일일 테니까. 나는 너희 포니들이 기억도 못하는 까마득한 시절의 생명체야. 고향에서 16년가량을 살다 아버지가 우리를 추방한 직후 몇세기동안 이 모습으로 변함없이 쭉 살아왔지. 날 만들었을 때 쓰인 마법이 이 세계에서도 똑같이 적용됐는지, 아니면 이퀘스트리아에서 보낸 세월이 지금 이 곳의 내 모습에 적용된 건지는 잘 모르지만.."



선셋은 말이 끝나자마자 소나타 곁에 바짝 붙어 외쳤다.



"잠깐! 트와일라잇이 분명 스타스윌이 너희를 추방했다고 했었는데.... 아!"



진실을 깨닫고는 선셋은 소나타의 눈을 응시했다. 오랫동안 속으로 겪었을 남모를 고통을 선셋을 읽을 수가 있었다.



"현명한 클로버 평의회장은 그저 제 제자가 일을 잘 한 줄로만 알고 있었지. 잠시나마 평화가 오긴 왔으니까.."



소나타는 한숨을 쉬었다.



"그치만 우리가 좀 더 정신적으로 성장하고 나니 우리의 능력이 엄청 편리한 능력이라는 걸 알아내고 말았지. 평화가 시작된 후 우린 언제나 굶주렸어. 다른 포니들의 얇은 증오, 화, 고통들로만 연명해야 했지. 그래서 아다지오가 '그 짓'을 하자고 설득했을 땐... 그래. 안 굶는 게 우리의 유일한 목표는 아니었지. 우리 마력은 점점 강해지고 욕심도 점점 커져갔어. 더 많이 먹고 싶었고, 힘도 더 쌔지고 싶었지. '우리가 포니들을 지배하지 말란 법도 있나? 우릴 공복감에 시달리게 하고, 공허한 고통에 몰아넣은 게 그놈들이 한 짓인데.' 이렇게 우리는 우리가 그럴 만한 권리가 있다고 정당화했지. 아다지오는 언제나 말했어. 우리는 모든 걸 빼앗을 자격이 있다고.... 우리는 괴물로 태어나긴 했지만 그건 우리의 잘못이 아니였어..."



소나타는 씁쓸하게 웃었다.



"가끔씩 이런 생각을 해. 만약 내가 그 때 좀 덜 배고팠고, 덜 절박했더라면 아다지오 말은 안 들었을 거라고. 근데 사실 나도 걔들만큼 욕심이 컸었던 것 같아. 힘은 곧 특권인걸, 힘이 셀수록 뭐든 다 할 수 있다는 이야기잖아. 우리는 고향에서 지낸 짧은 시간 동안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묵묵히 본성을 억누르면서 살아왔어. 하지만 우리는 애초에 괴물로 태어났지. 사냥이 우리의 업이고, 사냥은 약한 자를 대상으로 하는 거지. 뭐 그게 괴물의 도리 아니겠어?"



소나타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결국 우리를 길러준 아버지에게 추방당했지. 목숨만 겨우 부지한 채로. 아버지는 우릴 죽일 수도 있었어. 혹은 매개체를 파괴해 꼼짝없이 굶어 죽게 만들 수도 있으셨지. 근데 그 대신 우릴 직접 죽이긴 그러셨는지 여기에 추방하셨어. 대신 고향으로 다시 못 돌아오도록 분리 마법이랑 저주는 걸어두셨지. 아까도 말했듯, 그 차원문으로 한 발짝이라도 들어갔다간. '쨍그랑!' 게임 끝나는 거지."



사이렌의 입에선 옅은 한숨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몇 세기 간 뒤진 끝에 이퀘스트리아의 마력이 바로 눈앞에서 왈츠를 추고 있는 장면을 보게 됐지. 여전히 고향에 돌아갈 순 없었지만, 그래도 그걸 먹어야만 했어. 결국 우리의 본래 모습의 일부를 되찾았지. 우릴 아무도 못 건드릴 만한 힘을 얻을 수 있었고.. 우리가 왜 이랬냐고? 아무것도 잃을 게 없었으니까. 최소한 그 땐 그렇게 생각했지.."


소나타는 손을 들어 보석이 깨지고 없는 가죽 목걸이를 어루만졌다.






"그리고 몇 세기 간 뒤진 끝에 이퀘스트리아의 마력이 바로 눈앞에서 왈츠를 추고 있는 장면을 보게 됐지. 여전히 고향에 돌아갈 순 없었지만, 그래도 그걸 먹어야만 했어. 결국 우리의 본래 모습의 일부를 되찾았지. 우릴 아무도 못 건드릴 만한 힘을 얻을 수 있었고.. 우리가 왜 이랬냐고? 아무것도 잃을 게 없었으니까. 최소한 그 땐 그렇게 생각했지.."


소나타는 손을 들어 보석이 깨지고 없는 가죽 목걸이를 어루만졌다.




선셋은 잠시 아까 말을 정리해보았다. 끔찍한 결과가 하나 도출되었다.



"잠깐.. 방금 매개체가 없으면 굶어 죽는다고? 그럼 너는...."



소나타는 체념한 듯 웃었다,



"곧 죽겠지.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어쩌면 몇 년 동안은 버티겠지만 결국 죽고 말거야. 여기 음식은 맛있긴 하지만 그걸로 이런 배고픔을 채울 수는 없더라고."



선셋은 경악했다.



"그 그런 끔찍한!"



하지만 소나타는 오히려 평온해보였다.



"그런게 아니야. 그저..... 저기, 나 지금 그때랑은 좀 달라 보이지? 그렇다고 네 얼굴에 다 써져있는데?"


"조금 덜-"


"덜 멍청해 보인다고?"


"덜 순진하다고 말하려 했었는데"


소나타는 코웃음을 쳤다.



"나를 여러 가지로 정의할 순 있겠지만, 순진함이랑 나는 완전 거리가 먼데.. 뭐 네 말이 맞다 치자. 겉으로 드러난 모습만 보면 그렇게 오해할 수도 있겠지. 지금의 난 이 변화가 아버지가 그 펜던트에 건 마법 중 나이를 먹어도 똑같은 정신 연령을 유지하게 해주는 마법이 있었는데 그것마저 깨져서 그러는지, 혹은 그냥 수백 년을 바보같이 살아오면서도 그때를 계기로 뭔가 깨달은 게 있어서 그러는 건지는 잘 모르겠어. 하지만...그래도... 이제서야... 생애 처음으로 말짱히 깨어있다는 그런 느낌이 들어. 그 전엔 그냥 머릿속이 계속 흐리멍덩했었는데........ 부정적인 감정을 흡수하러 다닐 때 말곤... 온 세상을 정처 없이 떠돌아 다녔지.... 그 수많은 곳들을..... 오랜 세월동안.... 이제서야.... 이제서야 내가 얼마나 오랜 세월을 견디며 살아왔는지 정확히 알겠어... 무슨 일들을 겪으며... 살아왔는지도...."


"소나타! 그러니까 너 죽어가고 있는 거잖아! 내가 죽인 거나........ 아아.. 미안, 정말 미안!"



선셋은 자그마하게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럴 필요 없어. 난... 이제 지쳤어 선셋.. 너무 지쳤어... 정신을 차리기 전에도 언제나 속에서부터 뭔가가 망가져가는 느낌이 들었거든.. 넌 그냥 나한테 몇 년간의 명확한 지각력과 곧 찾아올 안식을 준 거야... 드디어.. 쉴 수 있게 됐어.."



소나타는 목을 숙여 감사의 인사를 했다. 서글픈 미소를 입가에 띠면서.



"내가 가고 나면, 내 자매들도 곧 뒤를 따르겠지. 그럼 이 세상 인간들은 더 이상 세 마리 괴물 때문에 고통 받을 일은 없겠네."



선셋은 외모만으로는 매우 앳되어 보이지만, 이제는 오랜 세월에 지친 티가 나는 그 소녀를 유심이 쳐다보았다. 지금껏 선셋은 자신이 개심했고, 또 옳은 길로 들어선 걸 축하하던 자축하던 중이였다. 하지만.... 소나타와 과거의 나는 대체 무엇이 달랐던가? 선셋은 고민하며 한숨을 쉬었다.



'내가 망아지였을 적, 부모라는 작자들은 언제나 내게 최고가 되라는 말밖에는 하지 않았어."



선셋은 매서운 눈빛으로 정면을 올려보며 말했다.



"그래서 내가 셀레스티아의 수제자가 됐을 땐 엄청 행복했지. 나를 보살펴주는 진짜 어머니같은 분이였으니.. 하지만 점점 나이를 먹어가면서 셀레스티아에게 점점 악감정을 품게 됐지. 언제나 나를 통제하고, 새롭고 재밌어 보이는 건 시도도 못 하게 했으니까. 나는 힘을 갈구했어. 그에 맞는 존중을 얻기 위해서였지. 난 오만, 또 냉혹해졌고  다른 포니들과는 거리를 두게 됐어, 심지어 셀레스티아와마저도.. 내가 원했던 건 모두의 머리 위에 서는 것뿐이었어. 근데 어느 날 셀레스티아가 수제자를 또 하나 들였다고 하더군. 그런 마법을 부리는 포니는 난생 처음 본다나... 질투가 났어.. 화가 났지.. 그래서 여러 가지 일을 벌인 후, 셀레스티아와 지금껏 쌓여온 일로 대판 언쟁을 벌인 후 복수를 다짐하며 그간 눈여겨봐두고 있었던 거울로 뛰어들었어. 몇 년 후 다시 돌아와 트와일라잇의 왕관을 훔쳐 이퀘스트리아를 침공하는데 악용하려고 했지. 오로지 내 자신의 권력욕 하나 때문에 이런 일을 벌였어."




"... 질투가 났어.. 화가 났지.. 그래서 여러 가지 일을 벌인 후, 셀레스티아와 지금껏 쌓여온 일로 대판 언쟁을 벌인 후 복수를 다짐하며 그간 눈여겨봐두고 있었던 거울로 뛰어들었어. 몇 년 후 다시 돌아와 트와일라잇의 왕관을 훔쳐 이퀘스트리아를 침공하는데 악용하려고 했지. 오로지 내 자신의 권력욕 하나 때문에 이런 일을 벌였어."



잠시 쉬고 선셋은 말을 이었다.



"너는 어쩔 수 없는 본성과 능력을 지니고 창조되었지만, 난 그에 비하면 평범한, 오히려 더 잘 될 수 있었던 기회를 거머쥐는걸 제 발로 차버린 포니지. 내 이기심 때문에 모든 걸 다 말아먹었어.. 제길... 여기에 괴물이 있다면 그건 네가 아니라 나일걸?"



소나타의 눈매가 약간 떨렸다.



"난 이퀘스트리아를 정복하려 들었는데."


"피차 마찬가지야."


"난 다른 사람의 증오를 먹고 그 마력을 이용해 더 큰 증오를 불러일으킨 적도 있는걸."


"난 그저 윗자리에 한번 앉아보겠다고 사람들 사이에 증오를 조장했지. 너처럼 꼭 사는데 필요해서 그런 것도 뭣도 아니었고."


"난 괴물로 태어났고 다른 게 돼보려고 애써보지도 않았단 말이야."


"그래? 난 내 자유의지로 괴물이 됐는걸.."



그렇게 잠시 그들은 서로를 쳐다만 보고 있었다. 갑자기 선셋이 씨익 웃자 소나타도 히죽 웃었다. 컵 위에 올려둔 손 위에 머리를 비스듬히 기대며 소나타는 물었다.



"우리 그럼. 이제 어쩌지?"


"네 TV취향은 잘 모르긴 하지만, 어쨌든 내가 좋아하는 TV프로그램이 30분 뒤에 하거든, 그리고 한 사람이 다 먹기엔 감자칩이 너무 많이 있단 말이지?"



사이렌이 흥미가 동한 듯 눈을 깜빡였다.



"방금 감자칩이라고 했어?"


"그래. 친구랑 함께 과자를 먹으며 TV를 보는 건 이 세계의 관습 비슷한 거거든."


"친구라고?"



소나타가 얼굴을 찡그렸다. 어쩐지 모르게 눈물이 나올 것 같아서였다.



"친구가 어떤 건지는 오랜 세월을 살았어도 잘 모르겠던데.."



선셋은 살짝 웃고는 소나타와 자신의 빈 잔을 들어 싱크대 쪽으로 가져갔다.



"걱정 마. 아직 나도 잘 모르긴 하지만, 그렇다고 서로 베우지 못하리란 법도 없지 않겠어?"


"꼭.. 그래보고 싶네.."




두 명의 원래 인간이 아니었던 소녀들은 서로를 보며 해맑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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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쪽 번역은 일상물, 병맛, 모험, 연애+포간 까지 건드려봤지만, 아무래도 슬픈건 한 번도 번역해 본 적이 없어서 한번 손대봤습니다. 나름 결과물도 잘 뽑혀나온것 같아서 만족합니다.




그나저나 선셋 쉬머와 소나타 더스크는 팬창작계에서 자주 엮이는군요. 아무래도 한 명은 악역에서 개과천선했고, 한 명은 그래도 개심의 여지가 보이는(이라고 얼핏 순진해보이는 모습에 속아넘어간 팬들이 멋대로 판단한)지라 같이 엮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캐릭터 이야기가 나왔으니 썰을 좀 더 풀어보죠.


전 사실 이퀘걸2가 나왔을 때 선셋 쉬머를 이렇게 빨게 될 지는 모르겠습니다. 1편때는 전 선셋 쉬머를 존나 깠습죠. 전형적인 악녀형 악역에 수단은 뭔가 좀 어설펐고, 졸렬했으니까요. 솔직히 눈 퉁퉁 부을 정도로 우는 장면을 장면을 봐도 별 감흥이 없었고 '그냥 흘러가는 악역이 다 그렇지 뭐.'라고 넘겼더랬습니다. 그런데 2편와서 이렇게 재조명될줄은 몰랐죠.


2편의 선셋은 자기가 한 일을 확실히 뉘우치고 있었고, 주위에서 다 자기 욕을 하는데도, 굽히지 않고 꿋꿋히 겸손한 태도로 개선의 여지를 내비쳤습니다. 2편 악역들의 회유에도 넘어가지 않았죠.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수동적인 성격으로 변한 건 아니였고, 여전히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물론 좀 기가 많이 죽긴 했지만..) 아예 짜져있을 생각이였다면 대즐링들에게 위협 섞인 경고를 하려 들거나 트릭시에게 버럭 성질을 내지도 않았겠죠. 자신의 평판이 영 좋지 않은 걸 저도 잘 알고있음에도 불구하고요. 정의의 길로 돌아서면서 오히려 캐릭터성이 그냥 나쁜 년에서부터 보다 입체적이고 매력적으로 변했다고나 할까요. 이런 점에는 좋은 점수를 주고 싶었죠.


그래서 전 선셋 쉬머가 본편에 출연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공주가 된 이후로 캐릭터성으론 거의 무결점이 된 트와일라잇 대신, 선셋 쉬머가 시행착오를 걸쳐가면서 더 좋은 캐릭터가 되는 모습을 보고 싶거든요. 


그냥 제 생각이지만 선셋 쉬머는 트와일라잇과는 사건 접근 방법이 트와일라잇과는 아주 다를 것 같습니다. 필요하다면 대상을 대놓고 심하게 도발하던가, 혹은 돌직구를 날리던가, 강경책, 편법, 속임수를 약간 곁들어가면서요. 물론 주변 인물들과는 트와일라잇과는 달리 잦은 충돌을 빛게 되겠지만, 그렇게 해서 캐릭터성이 더 개선되는 거고, 그 갈등을 해결하면서 우정의 본질을 깨닫게 되겠죠.



소나타 더스크는... 귀엽습니다.. 매우 귀엽습니다... 전에도 말했지만 정말 백치미 캐릭터에 꽃히게 될 지는 전혀 몰랐네요.


영화에서처럼 망청스러운 모습을 보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뜻 밖의 모습으로 묘사되는것도 좋습니다. 천년 이상을 살아왔는데 나머지 둘은 그래도 머리가 휭휭 돌아가는 것 같은데 혼자만 저렇게 정박아스러운거 자체가 진짜 의문이더군요. 이 팬픽에선 그럴싸한 그 이유를 제시해 주었지만 일단 이건 팬 창작이고 공식이 아니니까..


도대체 소나타 더스크가 무엇 때문에 팬층을 끌어들이는건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미니스커트? 백치미? 아무래도 마이 리틀 포니의 등장 악역들 중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비지능(..)적인 모습을 보여주는게 색달라서 그런 걸까요? 잘 모르겠네요. 하긴 뭐 캐릭터 빠는 데 이유가 있겠습니까? 그냥 빠는 거겠지..




어쨌든 여운이 남는 작품이였습니다. 다음 번엔 좀 더 덜 암울한 걸 손대봐야겠군요. 가을도 왔고 연말도 오다보니 필요 이상으로 더 우울해져가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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