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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2.12 | 나와 고양이님과 얼굴 팔렸던 기억
  2. 2011.12.04 | 이기자와 피콜로(1)

나와 고양이님과 얼굴 팔렸던 기억

Posted by 졸역쟁이 기뮤식의노예

배경음악 : nyanyanyanyanya

무릇 동네를 돌아다니다 보면, 길고양이들을 보는 경우가 있었을 것이다. 만약 애묘가라고 자처한다면 그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공물을 바쳐보거나 고양이들이 관심을 보일 만한 물건을 잡고 마구마구 흔들었는데도 그들이 관심을 보여주지 않아 좌절한 경우가 있을 것이다. 아닌가? 적어도 나는 그렇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예외가 있는 법이고 내가 관심병 종자마냥 관심을 구걸한 고양이들이 모두 도도하게 제 갈길을 가거나, 겁에 질려 달아난 건 아니었다. 하지만 이걸 너무 좋아했다가, 동네 우세는 다 한 꼴이 된 적이 한 번 있었다.

미련스러운 일이지만, 나는 추운 날씨에 근처 학교 운동장에서 조깅하는 걸 좋아한다. 여름철 같이 속옷이 땀에 쩔어 집에 가는 내내 불쾌해 할 일도 없고, 청량감이 도는 북서풍은 집 안의 먼지와, 내 방의 홀아비내에 찌든 내 머릿속을 상쾌하게 비워준다.

뭐니뭐니해도, 제일 좋아하는 건, 가뜩 언 몸으로 비교적 따뜻한 집 안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면 순간 몸이 노곤하게 풀려, 마치 내가 땡볕에 내어 놓은 소프트 아이스크림 마냥 녹아드는 느낌이 딱 이거다 싶다.

오늘도 예의 그 미련퉁이 같은 짓을 하고, 몸에 한기를 가뜩 지고 돌아오던 길이었다. 조금 인적이 드문 공터를 지나는 중이었는데, 순간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내 발길을 멈춘다.

 '워메 이게 뭐시당가?' 라는 생각이 문득 일어, 주변을 둘러 봤다. 나랑 약 15보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갈색 얼룩이 드문드문 보이는 흰 터럭의 고양이가 화들짝 놀란 눈을 하고 날 쳐다보고 있는 게 아닌가?

 '보통 고양이는 이런 추운 날씨엔 아파트 보일러실 같은 따뜻한 곳에 틀어박히는 법인데...'
라 생각하며, 나사 과학자 외계인 관찰하듯, 신기하게 고양이를 세세히 훑었다. 그러고보니 저 고양이 피골이 상접하구나. 말린 오징어가 '형님' 하겠어... 그리고 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났나 했더니 햄버거 포장지 햝는 소리였구나..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니 고양이가 딱해졌다.

다시 고양이를 보았다. 날 잠시 경계하는 듯 하다가, 다시 햄버거 포장지를 게걸스레 햝는다. '너같은 건 처음부터 신경도 쓰지 않았어!' 라는 표현이였을까. 하지만 그냥 지나치기 좀 뭐한 감이 있어, 내 허름한 검정 츄리닝의 주머니를 뒤져본다. 오백원 짜리 하나하구, 백원짜리 셋 오십원 짜리 두개에 십원짜리 열개요.. 세어보니 딱 천하장사 소시지 하나 값이다.

가까이에 편의점이 하나 있어, 아르바이트생의 눈치를 보며 동전더미를 건냈다. 내심 동전 새느라 짜증내는 기색이였지만, 그래도 군소리 없이 계산을 해 주었다.

행여나 고양이가 그 자리를 떠날까 봐 염려하면서도, 혹여나 내 발소리에 놀라 달아날까 봐 서두르면서 천천히 아까 그 곳에 도착했다. 고양이는 햄버거 포장지랑은 이미 볼장 다 봤는지, 이제는 애들이 먹다 버린 콜팝 컵에 눌린 소스를 햝기 시작했다.

내가 다시 다가오자 나를 깜짝 하고 쳐다보긴 했지만, 이내 별로 중한 일 아니라는 듯, 빈티는 나지만 도도한 자세로, 다시 컵에 대고 혀를 낼름거린다.

혀를 츳츳 차며, 천하장사 소시지의 포장을 뜯었다. 그리고 고양이가 먹기 좋은 크기로 하나씩 잘라 콜팝 컵 근처에 던져 주었다. 아마도 돌이나 자갈 같은 걸 자기에게 던지는 줄 알았던 모양인지, 고양이는 쓰레기 통 아래로 쏙 들어가 버렸다.

'어이쿠야 실수했구나!' 낭패감이 몰려왔다. 실패감을 안고 집으로 돌아가려는 찰나, 아까 들렸던 '부스럭' 소리가 다시 들린다. 쓰레기통 쪽을 다시 쳐다보니, 고양이가 토막낸 소시지를 먹어도 되는 건가, 코로 킁킁도 하고 손으로 툭툭 하기도 하면서, 가늠하고 있었다. 결국 '이건 먹어도 괜찮을 것 같은데?' 라고 생각을 했는지, 혀로 낼름낼름 하다가 입을 벌려 쏙 하고 먹는다.

맛이 마음에 든 건지는 몰라도 녀석은 손을 쓱쓱 햝으며 '야옹 야옹' '갸르릉' 거린다. 야옹 소리에 기분이 좋아져서, 소시지를 몇 조각 더 내어 던져 주었더니, 한 조각 집어먹고 '야옹' 또 한조각 집어먹고 '야옹'

절로 흥이 나서 녀석에게 말을 걸고 싶었다. 순간 DC질하며 본 '비둘기야 먹자' 동영상이 생각났고, 난 최대한 그걸 흉내내 고양이에게 말을 걸었다

"야옹아 먹자! 냥~냥냥냥 냥~냥냥냥 맛있냥? 맛있~냥"

내가 이정도까지 인간인 걸 그만뒀을 떄, 내 옆에서 낮짝을 뚫을 정도의 시선이 느껴져 옆을 보았다.

보브 컷을 하고 뿔테 안경을 낀, 바람막이를 두껍게 껴입은 여중생이 내가 처음 고양이를 봤을 때의 시선과 똑같은 시선으로 날 보고 있었다.

'아니 그게 아닌데' 라고 설명하러 가까이 갔는데, 그 학생이 내 시선을 얼굴을 바닥에 내다 꽃는 걸로 철저히 외면하고, 넓은 발을 해서 멀찌감치 저 구석으로 사라진다. 하기야 내가 저 여학생 입장이래도 웬 시커멓게 차려입은 아저씨가 '냥냥냥' 거리고 있으면, '뭐야? 저 미친놈은? 쩔어!' 란 생각이 들었겠지..  멀찌감치서 휴대폰을 꺼내드는 걸 보아하니, 내일 쟤네들 학교에선 웬 이상한 놈 소문이 제대로 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뒷맛이 씁쓸했다. 더군다나 그 학교는 내 집과 무진장 가까운 곳이기도 하고 말이다.

덕분에 피가 얼굴까지 치솟았고, 체온은 더이상 난방이 빌요 없을 정도로 화끈해졌다. 결국 나는, 내일 조깅할 떄 뭘 입고 나갈지, 헤어스타일은 어떻게 바꿔야 할 지 심각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그래도 그 고양이랑은 나름 친해졌고, 그 주변을 지나가면 나름 인사 정도는 하는 사이가 됐다. 먹을 걸 주면 '야옹 야옹' 하는 것도 여전하다. 하지만 스킨쉽 이상은 거절하는 건지, 내가 가까이 다가가서 쓰다듬어 줄 양으로 접근하면 어느세 저 멀리에 가서 나를 경계한다. 뭐 제가 싫다는 데 어쩔 수 없지 뭐...

여튼간, 그 학교 중학생들은 나만 보면 쑥덕거리기 시작했고, 덕분에 아! 올 해 겨울은 낯뜨겁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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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수필, 자작

이기자와 피콜로(1)

Posted by 졸역쟁이 기뮤식의노예
벌써 몇 년 전의 일이다

나한테도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거의 모두가 쓰디쓴 눈물을 삼키고 사회와 2년여간 작별을 고해야 되는 시기가 왔다.

징병검사관이 멀쩡한 나를 불구자로 봐 줄 정도의 '쩐'이나, 육군 본부에서 방귀좀 뀐다는 팔뚝 굵은 아는 양반이 없었던 이상, 나한텐 1급 현역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였으며, 속으론 도살장 끌려가는 개돼지마냥 싫다고 비명을 꽥꽥 질러대면서도, 겉으론 군대 뭐 별거 있겠냐는 둥, 사람되서 돌아오겠다는 둥. 의연한 척 하며 논산으로 떠났더랬다.

논산 훈련소에 입소하는 장병들은 대부분 일반소총 특기로 가는 게 아닌, 전경이라던가 화학병, 공병 같은 특기를 부여받게 되며 그건 나도 예외가 아니었다. 훈련소에서의 지옥같던 5주가 지난 후, 내가 배정받은 특기는 내 대학 전공인 법무병도 아니고, 인문학 전공이 흔하게들 배정받는다는 행정병도 아니었으며, 오히려 인문학과 관계된 점이 제 눈에 낀 들보만큼이나 보이지 않는 전차병 특기를 받게 되었다.

아마도 장병 적성조사때, 장롱에 돌반지 감춰놓듯 넣어둔 1조 보통면허를 기억의 저편에서 폐함선 인양하듯 끄집어 내어, 조사지에 적어낸 덕분이었겠지. 사실 내 대학 전공 그대로 가 봤자, 거짓말 좀 많이 보태서 무능죄로 헌병대에 끌려가기 딱 좋을 정도의 실력이였으므로,  내심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어쨌든 훈련을 별 사고 없이 수료한 후, 나는 상무대로 또다시 5주간 후반기교육을 받으러 가게 되었다.

훈련소에서 조교가 말해준 그대로, 후반기교육 시설은 이등병들의 천국이나 다름없었다. 거기선 훈육장교나 기수 높은 선배들을 제외하면 상하관계가 없는거나 마찬가지였고, 병들간의 잡담도 훈련소때보다 훨씬 자유로웠다. 좋든 싫든 앞으로 몇주간 같은 생활관에서 얼굴을 보며 지내게 될 사람들이고 하니, 통성명은 자연스레 이루어졌다.

그리고 그곳에서 이 이야기에서 주로 다루게 될 양 극단에 서 있는 두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한명은 속칭 피콜로라고 불리는 사람이었다. 목관 악기 피콜로가 아닌, 80년대 소년 점프에 연재되었던 만화. '드래곤 볼'에서 등장하는 피콜로와 비슷하게 생겨서 그런 별명이 붙여졌다.


                                                                               피콜로

아니 엄밀히 말하자면 그다지 닮지는 않았었던 것 같다. 사실 그의 별명은 따로 있었다. 그의 두상은 예전에 흔히 놀이터 땅바닥이나, 연습장에 심심하면 '아침먹고 땡 저녁먹고 땡' 하고 노래를 부르며 그리던 해골바가지랑 비슷하게 생겼었고,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생물을 보는 것 마냥 기묘함을 불러일으켰다고나 할까, 해서 그의 별명은 외계인 혹은 ET였다.

그런데 어느 날 비가 심하게 오는 날이 있어서, 전 후반기 교육생들이 판초우의를 입어야할 일이 생겼다.


판초우의 착용 예


그런데 나랑 같이 교육을 받던 동기가 내 옆을 툭툭 건드리면서 귓속말을 했다.

"야.. 저그 옷 싸맨 꼬라지가 딱 피콜로 닮지 않았나? 딱 그카지?"

실제로 그랬다. 그의 어깨가 좀 좁았는지, 판초우의가 너무 심하게 넉넉했는지는 몰라도, 어께부위가 너무 튀어나와 모습이 영락없이 피콜로(위의 사진을 보라)가 입고 다니던 옷이랑 닮았던 것이다. 이런 이야기가 물에 물감 탄 거 마냥 퍼지면서, 그의 별명은 외계인에서 피콜로로 진화(?)과정을 겪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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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뮤식의노예

최근 마이 리틀 포니 국내 방영으로 인해 인터넷 검색으로 이 곳에 찾아오시는 12세 미만 미성년자 여러분들과 부모님들에게 안내말씀 드립니다. 이 곳에 게시된 번역된 만화 및 소설류들은 아직 자아 형성이 덜 된 미성년자들이 보기엔 바람직하지 않은 것들이 허다하므로, 미성년자 여러분은 열람을 자제해 주시길 바라며, 해당 부모님들은 철저히 관리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근데 이렇게 써 봤자 모바일에서는 이거 못 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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