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세 '국뽕'이라는 말이 온 한국 웹을 다 어지르고 있는 것 같다.

뉴스에서 기사가 떴을 때 기사 제목에 '한국 최초' 혹은 '순수 국산 기술로 만든'이 붙으면, 마치 사냥개가 사냥감 냄새를 맡은 듯 뭍 네티즌들이 때를 지어 우루루 하고 몰려가 국뽕이라는 말을 답글란에 어지러이 싸질러 놓고, 이를 변호하려는 사람들이 또 몰려가서 싸움들을 벌이니, 댓글란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그 뿐만 아니다. 한국 운동 선수들이 해외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올리고 돌아왔다는 기사에도 운동 선수들의 노고를 치하하지는 못할지언정 


'거 기자양반 국뽕을 심하게 맞았네'

'캬 주모! 여기 국뽕 한사발 더!'

라는 댓글이 심심치않게 보인다. 이래서 될 말인가?

물론 나도 무분별한 애국심은 경계하자는 주의이고, 국내 업체가 한국 사람은 한국 물건만 사야된다고 주장하며 표준 이하의 물건을 들이미는 걸 철저하게 경멸하는 사람 중 하나이다. 하지만 이런 부류의 비뚤어진 애국심을 비판하기도 모자란 판에, 정당한 승부나 노력으로 국가의 가치를 드높인 사람에 대해서 국뽕 운운을 한다는 건 아무래도사람들이 좀 도가 지나쳤다는 생각이 든다.

서로 힘을 합쳐 대한민국의 이름을 세계에 알리는 것도 모자랄 판에 한민족끼리 서로 분열하여 서로를 물어 뜯고 있으니 이거 원.... 위랑 아래로 분단된 것도 이 사람들은 모자란 모양이다.



이렇게들 서로 나뉘어서 싸우고 있으니 외국인들도 우리를 퍽 얕잡아 보는 모양이다. 다음은 내가 직접 겪었던 일인데, 이 블로그를 빌어 간단히 써 보겠다.



내가 일하는 서점은 근처 학원가에서 학생들이 참고서나 문제지를 사러 오는 곳으로 유명하다. 특히 그 근처 학원 선생님들은 우리 서점으로 강의용 책으로 보러 오고, 만약 쓸만한 책이 있다면 우리에게 따로 몇권 정도 더 주문을 하기도 한다.

물론 학원 중에는 영어 학원도 있을것이고, 영어 학원 중엔 원어민 강사를 대동한 곳도 몇 군데 있기 마련이다. 원어민 강사들도 강의용 책을 간혹 보러 오는데, 짧은 옷을 입고 온 학생에게 노골적으로 추파를 보내거나, 같이 따라온 여 선생님이 싫은 기색을 보이는 데도 농밀한 스킨쉽을 하러 드는 등, 교사로써의 자격이 없는듯한 행동을 하는 놈들이 간간히 눈에 띈다.

하지만 어쨌든 그래도 손님이기 때문에 별 말은 하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어느날 그 자격 없는 부류의 한 녀석이 나한테 말을 걸면서 사건은 시작됐다.


"Man! Korean bitches are too easy for one night fuck. is it true d'em bitches spread their legs 'that easy' if u're 'murican or somthin?"

(야 한국여자들 원나잇 스탠드 진짜 쉽게 대주더라, 미쿡인이기만 하면 다리 벌린다는게 레알인가봄)

제 딴엔 내가 못 알아 들을줄 알고 지껄인 거겠지만, 어느 정도는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청해가 되던 나는 곧 그 양놈을 한껏 째려보기 시작했다.

"whoa! you seems pissed! but what's you gonna do faggot?  u koreans are chickens aren't ya? u'know you guys are only brave when you fight with your own kind did'ya?"

(오 새끼 열받은것좀 보소? 그래서 어쩔건데 게이색갸? 니네 한쿡인들은 겁쟁이잖아? 니네 동족들이랑 싸울때만 용감한새끼들잌ㅋㅋㅋㅋ)



아니 이 새끼가 대한민국 여자들은 물론 국론 분열, 혹은 분단된 역사마져도 조롱하는 게 아닌가? 대한민국 시민으로써 더 이상 참고 있을수만은 없어서 그 놈의 멱살을 잡고 외쳤다.






"you called me a faggot?

yeah i'll show you what real faggot is!"

(너 지금 나를 게이색기라고 했겠다? 진짜 게이색기가 뭔줄 보여주마!)

그러고선 매일 초등 전과들을 운반하면서 단련된 나의 69톤짜리 악력으로 그 놈의 바지와 팬티를 잡고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what the fu-"

놈이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나는 한반도에 유교가 전례되었을 떄부터 한국 남자들의 미덕이자 피와 살이나 다름없는 소중한 철칙인 '남아 일언 중천금'이란 격언대로 놈에게 진정한 게이색기가 무엇인지 알려주기 위해 내 바지와 try 사각빤쓰를  cern 입자 가속속도보다 더 빠른 초광속으로 내린 이후, 놈의 통통한 잡티가 한 점도 없는 엉덩이에 자극을 받은 나의 불기둥을 이런 순간을 기다려온듯 깔끔하게 왁싱까지 된 놈의 후장에 꾸역꾸역 밀어넣기 시작하였다.


"가나다라마바사!! 아야어여오요우유!!

조알 죿눈돠 쒸빨!! 아늬? 놰과 한쿡뫌울?!?!?!"


내 불기둥에 서린 한민족의 매운 얼이 어찌나 매웠는지 놈은 절로 한국말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정도로 감탄하기엔 이르다. 나의 평소에 책으로 가득한 수례를 밀며 단련된 대한민국 건아의 허리 힘으로 저 놈을 뜨겁게 농락해줄 차례니까.


뿍짝뿍짝 틴틴틴 찌걱 찌걱 찌걱 좌삼삼 우삼삼 덩기덕 쿵더더덕 탁 하쿠나 마타타

"꺼헉.. 꺼허헉. 엄마 씹할. 무쉰 쥐오기.."

쾌감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듯 놈의 눈은 위로 향해 흰자위를 보이기 시작했고, 혀는 쭉 빼물고 침을 질질질 흘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의 핏줄에 흐르는 선비의 피가 이런 인과 예도 모르는 상황을 용납할 리 없었다.

"엣헴! 어찌 네놈이 망령되이 한민족의 땅에서 왜놈의 아헤가오를 따라하는게냐? 느끼더라도 국산 춘화처럼 느끼지 못할까?"

"아이궈 좨송홥니돠요 놔우리, 소윈이 쥭울 좨룰 쥬였숩늬돠요."

"뉘우쳤으니 됐다. 내 이제 너를 말처럼 탈 것이니, 승마 채비나 해 두거라!"

"아이궈 놔의뤼! 뷁붠 괌솨홥뉘돠요!"

"좋아. 내 전통 음악에 맞추어 너를 탈 것이야. 강남 스타일로!!"

대한민국의 유서 깊은 전통음악, 강남 스타일의 비트로 나의 제 2세는 맹렬히 놈의 직장을 들락날락 거렸다. 놈의 후장은 주름이 자글자글했고, 이제는 외국 영주권자가 된 나의 불기둥은 더욱 자극을 받아 뜨거운 물을 토하기 일보 직전이였다.

뿍짝뿍짝 틴틴틴 찌걱 찌걱 좌삼삼 우삼삼 덩기덕 쿵더더덕 탁 하쿠나 마타타


놈이 퍽 박음직한 후장을 가졌다는 사실을 나는 인정할 수 밖에 없았다. 나는 곧 우유빛갈의 토종 신토불이 씨앗을 몇년을 기다려도 수확이 없을 외국의 불모의 땅에다 싸지르기 시작했다. 티스푼 25숱갈 분량을 놈의 후장에 쏟아냈으며, 절정에 달해 잠시 놈과 도킹한 후 일시 정지로 있는 나의 모습은 훗날 재야역사가가 평하길 '인마가 합체된 켄타우르스와 같았으며 이는 한민족이 그리스인의 조상이였음을 암시한다.'라고 했다고 한다.



후일담


이후 결국 사귀게된 데이비드와 함께 파전집에 갔다. 한국의 핵심적인 전통 문화를 알려 주기 위해서였다.

"여기선 '주모!'라고 웨이터를 부르고 '국순당 뽕막걸리 한 병 주세요' 라고 해야 되는거야 알았지?"

라고 했다. 데이비는 줄곧 따라했지만, 오히려 주변의 따가운 눈총에 무안만 당하고 말았다.

"헤이 콱(Kwak)못 알아먹는데?"

내가 웃음을 띄며 이야기했다.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야되는 거란다. 아까침 한말들 다 의미없는 거짓부렁이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참조문헌

전두환과 주임원사, 안연이 공자에게 인을 물었다.

소재

국빠와 국까, 원어민 교사 사회 문제, 환빠와 환까, 붕탁


에라이 씨발 소재들 부터가 병신인데 글이 번듯할 리가 있나. 허허허

그냥 정신줄 놓고 쓴 병신글입니다.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고 잊어주시길 바랍니다.

예전 고전 명작 낚시글을 오마쥬한 글입니다. 원래 컨셉이 진지하게 가다가 게이드립으로 끝내는 거라

신고

나와 고양이님과 얼굴 팔렸던 기억

Posted by 졸역쟁이 기뮤식의노예

배경음악 : nyanyanyanyanya

무릇 동네를 돌아다니다 보면, 길고양이들을 보는 경우가 있었을 것이다. 만약 애묘가라고 자처한다면 그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공물을 바쳐보거나 고양이들이 관심을 보일 만한 물건을 잡고 마구마구 흔들었는데도 그들이 관심을 보여주지 않아 좌절한 경우가 있을 것이다. 아닌가? 적어도 나는 그렇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예외가 있는 법이고 내가 관심병 종자마냥 관심을 구걸한 고양이들이 모두 도도하게 제 갈길을 가거나, 겁에 질려 달아난 건 아니었다. 하지만 이걸 너무 좋아했다가, 동네 우세는 다 한 꼴이 된 적이 한 번 있었다.

미련스러운 일이지만, 나는 추운 날씨에 근처 학교 운동장에서 조깅하는 걸 좋아한다. 여름철 같이 속옷이 땀에 쩔어 집에 가는 내내 불쾌해 할 일도 없고, 청량감이 도는 북서풍은 집 안의 먼지와, 내 방의 홀아비내에 찌든 내 머릿속을 상쾌하게 비워준다.

뭐니뭐니해도, 제일 좋아하는 건, 가뜩 언 몸으로 비교적 따뜻한 집 안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면 순간 몸이 노곤하게 풀려, 마치 내가 땡볕에 내어 놓은 소프트 아이스크림 마냥 녹아드는 느낌이 딱 이거다 싶다.

오늘도 예의 그 미련퉁이 같은 짓을 하고, 몸에 한기를 가뜩 지고 돌아오던 길이었다. 조금 인적이 드문 공터를 지나는 중이었는데, 순간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내 발길을 멈춘다.

 '워메 이게 뭐시당가?' 라는 생각이 문득 일어, 주변을 둘러 봤다. 나랑 약 15보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갈색 얼룩이 드문드문 보이는 흰 터럭의 고양이가 화들짝 놀란 눈을 하고 날 쳐다보고 있는 게 아닌가?

 '보통 고양이는 이런 추운 날씨엔 아파트 보일러실 같은 따뜻한 곳에 틀어박히는 법인데...'
라 생각하며, 나사 과학자 외계인 관찰하듯, 신기하게 고양이를 세세히 훑었다. 그러고보니 저 고양이 피골이 상접하구나. 말린 오징어가 '형님' 하겠어... 그리고 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났나 했더니 햄버거 포장지 햝는 소리였구나..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니 고양이가 딱해졌다.

다시 고양이를 보았다. 날 잠시 경계하는 듯 하다가, 다시 햄버거 포장지를 게걸스레 햝는다. '너같은 건 처음부터 신경도 쓰지 않았어!' 라는 표현이였을까. 하지만 그냥 지나치기 좀 뭐한 감이 있어, 내 허름한 검정 츄리닝의 주머니를 뒤져본다. 오백원 짜리 하나하구, 백원짜리 셋 오십원 짜리 두개에 십원짜리 열개요.. 세어보니 딱 천하장사 소시지 하나 값이다.

가까이에 편의점이 하나 있어, 아르바이트생의 눈치를 보며 동전더미를 건냈다. 내심 동전 새느라 짜증내는 기색이였지만, 그래도 군소리 없이 계산을 해 주었다.

행여나 고양이가 그 자리를 떠날까 봐 염려하면서도, 혹여나 내 발소리에 놀라 달아날까 봐 서두르면서 천천히 아까 그 곳에 도착했다. 고양이는 햄버거 포장지랑은 이미 볼장 다 봤는지, 이제는 애들이 먹다 버린 콜팝 컵에 눌린 소스를 햝기 시작했다.

내가 다시 다가오자 나를 깜짝 하고 쳐다보긴 했지만, 이내 별로 중한 일 아니라는 듯, 빈티는 나지만 도도한 자세로, 다시 컵에 대고 혀를 낼름거린다.

혀를 츳츳 차며, 천하장사 소시지의 포장을 뜯었다. 그리고 고양이가 먹기 좋은 크기로 하나씩 잘라 콜팝 컵 근처에 던져 주었다. 아마도 돌이나 자갈 같은 걸 자기에게 던지는 줄 알았던 모양인지, 고양이는 쓰레기 통 아래로 쏙 들어가 버렸다.

'어이쿠야 실수했구나!' 낭패감이 몰려왔다. 실패감을 안고 집으로 돌아가려는 찰나, 아까 들렸던 '부스럭' 소리가 다시 들린다. 쓰레기통 쪽을 다시 쳐다보니, 고양이가 토막낸 소시지를 먹어도 되는 건가, 코로 킁킁도 하고 손으로 툭툭 하기도 하면서, 가늠하고 있었다. 결국 '이건 먹어도 괜찮을 것 같은데?' 라고 생각을 했는지, 혀로 낼름낼름 하다가 입을 벌려 쏙 하고 먹는다.

맛이 마음에 든 건지는 몰라도 녀석은 손을 쓱쓱 햝으며 '야옹 야옹' '갸르릉' 거린다. 야옹 소리에 기분이 좋아져서, 소시지를 몇 조각 더 내어 던져 주었더니, 한 조각 집어먹고 '야옹' 또 한조각 집어먹고 '야옹'

절로 흥이 나서 녀석에게 말을 걸고 싶었다. 순간 DC질하며 본 '비둘기야 먹자' 동영상이 생각났고, 난 최대한 그걸 흉내내 고양이에게 말을 걸었다

"야옹아 먹자! 냥~냥냥냥 냥~냥냥냥 맛있냥? 맛있~냥"

내가 이정도까지 인간인 걸 그만뒀을 떄, 내 옆에서 낮짝을 뚫을 정도의 시선이 느껴져 옆을 보았다.

보브 컷을 하고 뿔테 안경을 낀, 바람막이를 두껍게 껴입은 여중생이 내가 처음 고양이를 봤을 때의 시선과 똑같은 시선으로 날 보고 있었다.

'아니 그게 아닌데' 라고 설명하러 가까이 갔는데, 그 학생이 내 시선을 얼굴을 바닥에 내다 꽃는 걸로 철저히 외면하고, 넓은 발을 해서 멀찌감치 저 구석으로 사라진다. 하기야 내가 저 여학생 입장이래도 웬 시커멓게 차려입은 아저씨가 '냥냥냥' 거리고 있으면, '뭐야? 저 미친놈은? 쩔어!' 란 생각이 들었겠지..  멀찌감치서 휴대폰을 꺼내드는 걸 보아하니, 내일 쟤네들 학교에선 웬 이상한 놈 소문이 제대로 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뒷맛이 씁쓸했다. 더군다나 그 학교는 내 집과 무진장 가까운 곳이기도 하고 말이다.

덕분에 피가 얼굴까지 치솟았고, 체온은 더이상 난방이 빌요 없을 정도로 화끈해졌다. 결국 나는, 내일 조깅할 떄 뭘 입고 나갈지, 헤어스타일은 어떻게 바꿔야 할 지 심각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그래도 그 고양이랑은 나름 친해졌고, 그 주변을 지나가면 나름 인사 정도는 하는 사이가 됐다. 먹을 걸 주면 '야옹 야옹' 하는 것도 여전하다. 하지만 스킨쉽 이상은 거절하는 건지, 내가 가까이 다가가서 쓰다듬어 줄 양으로 접근하면 어느세 저 멀리에 가서 나를 경계한다. 뭐 제가 싫다는 데 어쩔 수 없지 뭐...

여튼간, 그 학교 중학생들은 나만 보면 쑥덕거리기 시작했고, 덕분에 아! 올 해 겨울은 낯뜨겁겠네!
신고
TAG 수필, 자작

이기자와 피콜로(2)

Posted by 졸역쟁이 기뮤식의노예
또한 피콜로는 우리 기수 기갑병 훈련생들 중의 제 1소대 2 분대장직을 역임하기도 했었다.

자대에서 간부를 제외하면 모든 실권을 거머쥐는 분대장들과는 달리, 후반기 교육대의 분대장은 유명무실, 즉 직위만 있지 그 권한은 자대 내의 분대장과 차마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초라하다고 들었다.

그 이유가 무엇인고 하니, 병장-상병-일병-이병으로 이어지는 상하관계가 자대에는 존재하지만, 후반기 교육대는 모두 사이좋게 이병이므로 계급차가 존재하지 않는다. 게다가 먹어온 짬밥 또한 같이 후반기교육 받으러 파견된 해병대를 제외하면 어지간히 특이한 경우가 아닌 이상 차이가 날 수가 없다. 그래서 후반기 교육대의 분대장은 분대원들을 계급빨이나 짬빨로 밀 수 없으며, 괜히 귀찮은 일만 맡게 되는 허울만 좋은 일일 뿐이다.

라고 선배기수들이 이렇게 귀띔을 해 주었고, 그 때문에 우리는 훈육장교가 분대장 완장 찰 사람은 자원하라는 말에도 서로 눈치만 볼 뿐 누군들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었는 듯 싶었는데,

"제가 분대장을 맡겠습니다."

의외의 소리가 나와서 나랑 동기들 모두 그쪽을 쳐다보았다. 그곳을 보니 피콜로가 사명감으로 빛나는 눈빛으로, 허릴 곧게 펴고 당당하게 서 있었다.

예상 외의 자원자가 나오자 훈육장교는 꽤나 만족한듯한 표정을 지었고, 피콜로의 손을 잡고 세찬 악수를 했다. 그때만 해도 우린, '귀찮은 일이었는데, 웬 바보가 대신 떠맡아 주는구나.'라고만 막연하게 생각했다.
신고

이기자와 피콜로(1)

Posted by 졸역쟁이 기뮤식의노예
벌써 몇 년 전의 일이다

나한테도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거의 모두가 쓰디쓴 눈물을 삼키고 사회와 2년여간 작별을 고해야 되는 시기가 왔다.

징병검사관이 멀쩡한 나를 불구자로 봐 줄 정도의 '쩐'이나, 육군 본부에서 방귀좀 뀐다는 팔뚝 굵은 아는 양반이 없었던 이상, 나한텐 1급 현역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였으며, 속으론 도살장 끌려가는 개돼지마냥 싫다고 비명을 꽥꽥 질러대면서도, 겉으론 군대 뭐 별거 있겠냐는 둥, 사람되서 돌아오겠다는 둥. 의연한 척 하며 논산으로 떠났더랬다.

논산 훈련소에 입소하는 장병들은 대부분 일반소총 특기로 가는 게 아닌, 전경이라던가 화학병, 공병 같은 특기를 부여받게 되며 그건 나도 예외가 아니었다. 훈련소에서의 지옥같던 5주가 지난 후, 내가 배정받은 특기는 내 대학 전공인 법무병도 아니고, 인문학 전공이 흔하게들 배정받는다는 행정병도 아니었으며, 오히려 인문학과 관계된 점이 제 눈에 낀 들보만큼이나 보이지 않는 전차병 특기를 받게 되었다.

아마도 장병 적성조사때, 장롱에 돌반지 감춰놓듯 넣어둔 1조 보통면허를 기억의 저편에서 폐함선 인양하듯 끄집어 내어, 조사지에 적어낸 덕분이었겠지. 사실 내 대학 전공 그대로 가 봤자, 거짓말 좀 많이 보태서 무능죄로 헌병대에 끌려가기 딱 좋을 정도의 실력이였으므로,  내심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어쨌든 훈련을 별 사고 없이 수료한 후, 나는 상무대로 또다시 5주간 후반기교육을 받으러 가게 되었다.

훈련소에서 조교가 말해준 그대로, 후반기교육 시설은 이등병들의 천국이나 다름없었다. 거기선 훈육장교나 기수 높은 선배들을 제외하면 상하관계가 없는거나 마찬가지였고, 병들간의 잡담도 훈련소때보다 훨씬 자유로웠다. 좋든 싫든 앞으로 몇주간 같은 생활관에서 얼굴을 보며 지내게 될 사람들이고 하니, 통성명은 자연스레 이루어졌다.

그리고 그곳에서 이 이야기에서 주로 다루게 될 양 극단에 서 있는 두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한명은 속칭 피콜로라고 불리는 사람이었다. 목관 악기 피콜로가 아닌, 80년대 소년 점프에 연재되었던 만화. '드래곤 볼'에서 등장하는 피콜로와 비슷하게 생겨서 그런 별명이 붙여졌다.


                                                                               피콜로

아니 엄밀히 말하자면 그다지 닮지는 않았었던 것 같다. 사실 그의 별명은 따로 있었다. 그의 두상은 예전에 흔히 놀이터 땅바닥이나, 연습장에 심심하면 '아침먹고 땡 저녁먹고 땡' 하고 노래를 부르며 그리던 해골바가지랑 비슷하게 생겼었고,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생물을 보는 것 마냥 기묘함을 불러일으켰다고나 할까, 해서 그의 별명은 외계인 혹은 ET였다.

그런데 어느 날 비가 심하게 오는 날이 있어서, 전 후반기 교육생들이 판초우의를 입어야할 일이 생겼다.


판초우의 착용 예


그런데 나랑 같이 교육을 받던 동기가 내 옆을 툭툭 건드리면서 귓속말을 했다.

"야.. 저그 옷 싸맨 꼬라지가 딱 피콜로 닮지 않았나? 딱 그카지?"

실제로 그랬다. 그의 어깨가 좀 좁았는지, 판초우의가 너무 심하게 넉넉했는지는 몰라도, 어께부위가 너무 튀어나와 모습이 영락없이 피콜로(위의 사진을 보라)가 입고 다니던 옷이랑 닮았던 것이다. 이런 이야기가 물에 물감 탄 거 마냥 퍼지면서, 그의 별명은 외계인에서 피콜로로 진화(?)과정을 겪게 되었다.

 
신고

어떤 군대 종교행사의 타천사 강림

Posted by 졸역쟁이 기뮤식의노예

대한민국 군대에 소속된 장병들의 신앙은 언제나 시험을 받는다. 자신의 모태신앙이나 평소에 가지고 있던 신념이 무엇이건 간에, "~교는 핫도그를 준다더라" "~교는 싸제라면을 끓여준다던데?" 라는 이야기만 나오면, 홀아비 좆이 봄바람 맞은 처녀에게 꼴리듯, 저항할 수 없는 유혹에 시달리다가 결국 자신의 믿음을 배신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성인(聖人)이나 순교자가 될 기질이 없는 거겠지.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평소 절에 다니는 어머니 덕으로, 불교쪽으로 성향이 가깝던 나는, 자대에 배속된 후, 주말마다 가는 종교활동을 불교로 가기로 예정을 잡아두고 있었다. 하지만, 상병이 막 꺾인 소대 내 선임이 나한테 이렇게 말을 걸었다.

"우리 막내, 이번 종교활동은 어디로 갈 거야?"

"이병 곽!X!X! 불교로 갈까 생각중입니다!"

"그래?  불교로 갈 거라고? 아. 천주교쪽으로 간다고 하면 부탁 하나 하려고 했는데 아쉽게 됐네 아쉽게 됐어...."

....이건 무언의 압박이다.

보통 내무반에서 꺾인 상병의 지위는, 일선에서 벗어나 평안을 누리고 싶어하는 말년병장들을 제외하면, 거의 절대자나 다름 없을 정도로 막강하다. 게다가 말 뒷꼬리를 미묘하게 늘이는 걸로 보아하니, 이건 내가 거절하면 백프로 독박쓰는 제안일게 뻔하다. 내키지 않는 마음을 억누르고 입을 열어 이렇게 말했다.

"사실 천주교쪽도 한번 가보고 싶었지 말입니다."

그러자 상병꺾인 선임은 보는 사람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과한 리액션을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음 XX이가 천주교에 가보고 싶다고? 하하하! 거 좋지. 근데 있지. 사실 내가 천주교 군종이거덩? 이번에 부식이 많이 내려오는데, 그걸 군종병들보고 다 운송해오라고 해서 말야. 근데 군종병은 4명밖에 없어서 일손이 많이 부족하거덩?"

라며 말을 잠시 끊더니 본론을 말한다.

"그래서 말인데, 너 아직 이병이라 피엑스도 못 가잖냐, 단거 많이 고프지? 이번에 부식 내리는 거 몰래 꿍쳐 줄 테니까 짐 내리는 거 좀 도와주라? 응? 게다가 불교는 웬간하면 가지 마. 거긴 부식으로 주는 게 녹차 한 캔 밖에 없거덩?"

은근슬쩍 나한테 일을 뒤집어씌우려는 수작이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나쁠 거 없는 거래였다. 이병의 입장에서는,  주말마다 날 갈굴거리를 찾는 고참의 눈을 의식하면서 생활관에서 주말을 보내는 것 보단, 그나마 터치하는 빈도가 낮은 야외에서 작업을 하면서 주말을 보내는 게 심리적으로는 편했고, 상기했던 것 처럼 선임과 동행하는 게 아니면, 이병은 피엑스도 못 가기 때문에, 사회에 있을 떄 단 걸 먹으며, 스트레스를 풀던 나는 만성 스트레스 중독에 시달리고 있었다. 게다가 선임을 단 거 먹고 싶다고 불러내기엔, 내 생활관 내의 입지는 매우 좁은지라....

"해볼께요. 하겠습니다. 할거예요"

이로써 나도 배교자 명단에 자랑스럽게 이름을 올렸다.

배반의 댓가인 은 삼십냥은 매우 달고도 달았다. 성당에 배속된 부식은, 초코하임, 쿠크다스, 지금은 멸종하고 없는 통크 등등등 내가 죽고 못 사는 과자들로 채워져 있었으며, 작업을 도와준 댓가로 나한테 돌아온 몫은, 군종들을 제외한 천주교 성당을 방문한 장병들 것보다는 월등하게 많았다. 나는 일병때까지 그 과자들을 아껴가면서, 상황을 봐가며 상황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뱃 속에 쑤셔박았다. 불침번을 선 후, 잠이 든 고참들을 깨우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화장실에서 똥을 싸면서 먹었던 달달하면서도 무언가 껄쩍지근한 과자맛은 제대한 지 일년이 지나간 지금에서도 잊혀지지 않는다.

이후에도 그 군종병 선임과 엮여서, 천주교 관련 일을 많이 도와주었다. 선임은 내가 일을 자주 도와주자 좋았는지, 군 내에서는 먹을 수 없었던 음식들을 자주 줬었다. 선임은 선임대로, 일손을 더니 좋고, 나는 나대로 피엑스 혼자서 갈 짬이 되는 일병을 찍고 나서도, 쥐꼬리 같던 월급에서 과자값을 쓸 일이 없으니 좋았다.

이후 지나가지 않을 것만 같던 세월이 흘러가면서, 나 또한 후임을 받게 된다.

내 맏후임은, 소극적인 쪽으로만 반항끼가 충만한 녀석이었다. 위에서 짠소리를 할 떄, 고개를 푹 숙이고 "시정하겠습니다." 만 반복해대길레 기저 고분고분한 녀석인줄로만 알았었다. 그런데, 그 녀석이 수양록을 쓰는 걸 본의아니게 훔쳐 본 적이 있는데, 자신에게 짠 소리를 한 고참들의 욕을 줄창 적어대고 있었다.

나는 기겁을 했고, 녀석을 불러다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아무리 쌓인 게 많아도, 그렇게 문서화된 푸념을 남기다간, 언젠간 불똥이 우리에게 튄다는 둥, 불만이 있으면 나한테 말 해라 절대 비밀로 할 테니 라는 둥, 녀석을 어르느라 가진 애를 다 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녀석의 소극적인 반항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녀석은 또한 종교에 관해선 알러지 반응을 보였다.예수의 예자만 들어도 정색을 했으니 말 다했지. 나랑 친하게 지냈었던 그 군종 선임도, 과거 내가 갓 배정받았을 때의 예의 그 제안을 그 녀석에게 했다가, 시큰둥한 반응만 얻어내었다. 군종 선임은 "저새끼 왜 저러냐?"라며 나한테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한 적도 있었다.

내 맏후임이랑, 소대 내 실세 고참과의 사이가 벌어져봐야 좋을 게 없으므로 나는 부족한 짱구를 굴려, 둘을 어떻게든 사이를 좋게 만들려고 애썼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같이 힘든 작업을 하면 전우애가 쌓이지 않을.......까?" 라는 막연한 결론이였고, 결국 반강제로 내 맞후임을 주말 천주교 관련 잡다한 작업에 데리고 다녔다. 물론 최대한 군종 선임이 보는 대에서 일을 시켰고. 군종 선임에게는 "얘가 일을 이리 열심히 해여." 라고 똥까시 아닌 똥까시를 해 주었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내 맞후임의 주말 종교행사는 천주교로 굳어지게 되었고, 녀석은 겉보기에는 고분고분 잘 따랐다. 종교행사 중 조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으며(졸면 싫어하는 선임들이 많다. 하물며, 군종병을 소대 내 선임으로 두었으니 오죽하랴) 성경책을 읽고 있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이렇게 군종 선임과 내 맏후임과의 관계는 개선 되는 듯 보였으나. 어떤 사건을 통해 완전히 틀어지게 된다.


헤브라이 계열 유일신교(이슬람교 제외)를 믿는 사람들이라면 다들 세례식이라는 게 뭔지 알 것이다.  평소 쓰는 이름과는 다른 이름을 붙여 주는 것으로, 특정한 성인의 이름을 붙여줌과 동시에, 그 성인의 수호를 기원함과 동시에 그 성인의 행적을 본받으라는 뜻으로 하는 의식이다. 하지만, 우리 자대 내 성당에서는, 그런 거 없었고, 그냥 자기가 좋아하는 이름을 세례명으로 지을 수 있었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면, 저 건너 중대의 성당 다니는 분대장의 세례명은 우솝이고, 그 후임은 루피,그 동기는 롤로로아 조로, 그 후임은 나미 뭐 이런 식이다.

우리 군종장교는 상당히 독실한 신도였지만, 직접적인 신성모독만 하지 않으면, 이런 일에는 관대했고, 이런 괴상한 이름을 세례명으로 낸 장병들이 영창을 가는 일은 없었다.. 허나..

정기적으로 장병들을 대상으로 한 세례식이 열리는 때가 있다. 대부분 신병들이 그 대상이 되며, 신병들은 나눠준 쪽지에 간단한 인적사항과, 자기가 받고 싶은 세례명을 적어서 내게 된다.

나랑 같이 성당에 다니는 내 맏후임도 예외는 아니라, 쪽지에 자기가 받고 싶은 세례명을 적어내게 되었다. 거기서 참극은 시작되었고 이후 나는 장난으로라도 세례명 뭘 적었냐 라고 물어보지 않은 걸 후회하게 된다.


군대의 세례식은 약식으로 진행된다. 성수(성유?)를 머리에 붓고 세례 대상자가 포도주에 담근 성체를 먹고, 군종장교가 세례 대상자가 적은 세례명을 호명해 주는 게 끝이다. 적당히 덜 불경스러운 선에서 우스꽝스러운 이름을 적는 사람들이 많으므로 대개 이때 성당 내는 웃음바다가 된다.

여러 사람의 세례가 끝나고 드디어 내 맏후임의 차례가 되었다. 나는 뒤에서 군종 선임과 같이 적당히 노가리를 까면서, 맏후임에 관한 관심을 완전 끄고 있었는데,  갑자기 군종장교의 흥분에 찬 외침 소리가 들렸고, 종이가 벅벅 찢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원래는 이 상황에서 청중들의 단란한 웃음이 들려야 정상이거늘, 왜 갑자기 하늘을 꿰뚫을 듯한 기세의 노기가 이 성당을 채우고 있는가? 라는 의문이 든 나는 성단 위를 쳐다보았다. 거기엔...





마치 세상의 모든 것을 멸할 기세로 노한 대홍수때의 야훼를 보는 듯한 군종장교의 모습과

분위기를 못 읽고 회심의 미소를 지어보이는 내 맞후임놈의 모습이 보였다.






군종장교는 마치 역귀를 질책하는 듯한 어조로 "이 불경한 자! 이 불경한 자!" 를 외치며 갈갈이 뛰었고,  군종선임은 성단에 뛰어 올라가, 맏후임을 한대 후려치려는 군종장교를 말리느라 사색이 다 되 있었다. 교회의 분위기는, 마치 힌두교의 팔 여러개 달린 악신들이 설치고 다니는 모양새가 되었고, 이 혼란와중에 세례식은 막을 내렸다.

이후 일이 정신없이 돌아가, 나도 분위기 파악이 안 돼는지라 상세한 기억은 없다. 다만 기억나는 거라고는, 맞후임이 헌병대에 끌려갔다는 거랑, 맞후임 교육 못 시켰다고 비난의 화살이 어김없이 나한테 돌아간 것, 세례명을 웃기게 쓴 여러 명이 단체로 시말서를 쓰게 되었다는 점 정도만이 기억에 남는다.

맞후임 교육을 잘 못시켰고, 또한 그 맞후임이 여러 명 독박을 씌었다는 이유로, 내 군생활은 엄청 힘들어졌다. 그때는 정말... 지금도 생각하고 싶지 않다.




내 후임이 영창에 들어간 지 3일째가 되던 날,  군종선임이 나를 불러세우더니 담배를 피우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야... 시발. 그 새끼가 받고 싶은 세례명에 뭐라고 쓴 줄 아냐? 루시퍼라고 썼어! 루시퍼! 시발. 어쩐지 그새끼가 구약 이사야 14절을 뚫어져라 보고있더만..."
신고

블로그 이미지

기뮤식의노예

최근 마이 리틀 포니 국내 방영으로 인해 인터넷 검색으로 이 곳에 찾아오시는 12세 미만 미성년자 여러분들과 부모님들에게 안내말씀 드립니다. 이 곳에 게시된 번역된 만화 및 소설류들은 아직 자아 형성이 덜 된 미성년자들이 보기엔 바람직하지 않은 것들이 허다하므로, 미성년자 여러분은 열람을 자제해 주시길 바라며, 해당 부모님들은 철저히 관리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근데 이렇게 써 봤자 모바일에서는 이거 못 보는데..

카테고리

전체 (945)
꼐..꼐임 (166)
배설한 글 (62)
번역물(시리즈물) (225)
번역물(단편 및 기타) (4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