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chan 유머 번역)에볼라 관련 개드립

배설한 글/유머 | 2014.10.16 13:58
Posted by 졸역쟁이 기뮤식의노예




아휴, 이 미국에 진짜로 좀비사태 나도 인터넷으로 개드립칠새끼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대인 운운하는 걸 보아하니 아마도 /pol/이나 /b/놈들중 하나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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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 : http://kysslave.tistory.com/503


저번 시간 이야기 : 포니 '암말'로 변한 인간 '남성' 유동닉은 변화에는 차차 적응했지만, 변하기 전부터 사귀어왔던 수컷 포니 친구가 갑자기 남자로 보이는 바람에 혼란을 느끼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무삭제판 : http://pastebin.com/pFFNLP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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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더 해보세요."


당신은 짜증이 나, 당신이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징징대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나, 벌써 7번씩이나 했거든요? 뿔이 진짜 쓰리단 말이에요!"


"지금 그렇게 마력 운동을 해 놓지 않으면, 염동력도 근육처럼 힘이 약해지니까요. 장성한 암말로 변한 게 그나마 다행이군요. 안그랬다간 이 재활 과정을 몇달간 받아야 됐었을테니까."


벌써 4시간째다. 당신은 4시간동안 사파이어 글로우라는 뻣뻣한 성질머리의 유니콘 암말의 보조를 받아 마력 재활훈련을 하고 있었다. 웬지 뻣뻣하기로 치자면 둘째 가라면 서러운 당신의 주치의 미스틱 리메디보다 더 뻣뻣한 것 같지만... 그래도 이 암말의 가르침은 꽤 효과가 있었다. 당신은 이미 염동력의 기본을 마스터했고, 이제 뿔의 마력을 차차 단련해나가고 있는 중이었다. 이 단련이 꽤 기묘한 게, 그냥 웬 초록 공의 색깔이 변할 때까지 집중하면 거였다. 주문을 쓴다거나 뭐 그런것도 아니었지만, 이런 게 마력 단련에 도움을 준댔었고, 또 하기도 무진장 빡샜다. 마력을 쓰는 건 머리에 새로 생긴 근육을 쓰는 것과 같았다. 그렇다. 힘 쓰는 그 근육 말이다. 그 힘 쓰는 근육처럼 단련을 하면 할 수록 마력이 더 쌔진덴다.. 일단 하는 말로는..


당신은 초록색 유리공을 뚫어저라 쳐다보며, 당신의 사념을 강력하게 그쪽으로 쏟아부었다. 당신의 뼈가 또 쓰려오기 시작한다. 운동(?)을 좀 격하게 한 까닭이리라.

초록색 유리공에 마력을 집중하는 일은 두 개의 자석을 손에 쥐고 쇠붙이를 들어올리는 일과 똑같은 일이었다. 손 근육 대신 머리 안의 어떤 근육으로 쥐고 있는게 차이점이지만..


그 후 몇분간 더 힘을 준 결과, 당신은 마침내 지쳐서 완전히 뻗어버릴 지경이었다. 뿔이 욱씬욱씬 아려온다. 실패했나? 하고 당신은 위를 본다. 여전히 색깔은 그대로다. 사파이어의 잔소리를 각오하며 당신은 고개를 푹 숙였다.


"그만, 잘 했어요. 오늘은 이쯤 하도록 하죠."

"잠깐.. 뭐라구요?"


못 믿겠다는듯 당신은 말했다. 저 쌍년이 이정도면 잘 했다고 하다니, 오늘은 해가 서쪽에서 떴나? 근 3일간 죽도록 갈궜는데 왜 갑자기 태도가 이리 (비교적)싹싹해졌지?


"어제는 최대 3번밖에 못 버텼는데 오늘은 7번이나 버티더군요. 재활이 예상보다 빠른데요."

"어... 고맙습니..다?"


갑작스런 칭찬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모르겠다. 전에 부유 마법을 12번 정도 실패했을때의 전례를 보면 이럴 리가 없는데도 말이다.


"자. 이쯤에서 오늘 재활훈련은 마치기로 하겠습니다. 내일이 마지막 재활이 되겠군요. 그런 내일 보도록 하죠 주니퍼양."


그러더니 연습용 유리공을 부유마법으로 들어 등자가방에 넣은 후 벌떡 일어난다.


"아... 네... 그럼.."




포니들이 당신을 암말처럼 대하는 것도 이젠 아무렇지 않다. 살아오면서 당신은 이런 저런 대우를 다 받아봤지만.. 세상에.. 여자 취급이라니..

물론 여자 취급을 하면 기분이 나빠야 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그게 정상일거다. 하지만 의사가 말한 걸 되짚어보면, 당신의 성 정체성도 당신의 변한 몸에 따라 바뀐 듯 싶으니, 당신이 손쓸 도리는 없는 것 같았다. 어쩔 수 있나? 기분이 안 나빠도(?)신경쓰지 않는 수 밖에... 세상이 당신을 아예 엿을 먹이려고 작정한 이상 당신이 무슨 일을 더 할수 있겠나?


또 한번 당신은 홀로 남겨졌다. 이게 얼마나 거지같은지는 <신>만이 아시리라.. (*'신'이란 표현은 이퀘스트리아에서 쓰이지 않는 표현이라서 <>괄호를 친 듯 합니다 .역주)

뭐 그래도 침대에서 기어나와 걸어 나올 수 있을 정도로 몸을 움직일 수 있는 건 그나마 다행이었다. 얼마간 걸어보니 걷는 것도 그다지 어렵진 않았으니까.. 4일동안이나 병실에 처 박혀 있었으니 이 조그만 방구석이 질릴 때도 되었다.

뭐.. 사실 병실 밖으로 외출은 꽤 빈번하게 했었지만 그때마다 오키드가 당신을 돌봐준답시고 당신 곁에 딱 붙어 있는 바람에 영 신경이 쓰여서 외출을 해도 한 것 같지 않았다. 오키드를 보기만 하면 가슴이 두근대고 이상한 감정이 자꾸 들어서 이런 감정을 품고 있는 걸 오키드에게 들키고 싶지도 않고 말이다.


그러니까 당신에겐 이런 설레는 감정은 지금은 쫌... 두렵고도 두려운 미지의 영역이었다. 미지의 영역을 탐사할 엄두조차 당신은 별로 나지 않았다. 그치만.. 이런 감정을 거부하기엔 삶이 너무 공허해질 것 같았다. 마치 생지옥과도 같은 삶을 자처하는 기분이랄까..


이런 생각에 잠겨있을 때 갑자기 덜컥 하고 문을 여는 소리가 났다. 당신이 채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오키드가 빵긋 미소를 지으며 병실 안으로 튀어들어왔다.


"끄악! <하나님> 씨발! 오키드... 너 진짜 그러지 좀 마라.."

"미안, 미안, 서두르다보니 그만.. 그나저나.. 야.. 의사양반 여기 있냐?"


오키드는 주변을 뚤레 뚤레 둘러봤다. 당신은 오키드가 뭘 하려는지 가닥을 잡을 수가 없어 멍하게 쳐다보았다.

"없는데... 왜?"

왜 저놈이 갑자기 저리 조심스럽게 군담?

"이 형이 좋~은걸 가져왔거든, 근데 의사양반이 보면 좀 찜찜해할 물건이라서 말이지."

그러더니 오키드는 자기 등자가방에서 웬 종이 봉지 하나를 꺼낸다. 꺼내자마자 절로 군침이 도는 냄새가 방 안을 가득 채운다.


"이런 썅! 뭐냐 이거?"


눈을 감고 그 냄새를 양껏 들이마시며 당신은 물었다.


"건초 프라이. 자.. 빨리 의사양반 오기 전에 먹어라."


오키드가 당신에게 봉지를 건내자마자 그 즉시 당신은 마력으로 붙잡고 봉지 안의 황갈색 내용물을 한 웅큼 집어내었다. 건초를 먹는데 이리 신이 나다니 당신도 모를 노릇이었지만.. 그래도... 저 맛좋은 냄새.,.. 한 입 먹으면 맛이 정말 끝내줄 것만 같았다.


"걱정 마라. 한 몇시간 후에나 올 걸."

당신은 그래도 미심쩍은 듯 건초 프라이를 한번 둘러보다가 드디어 입 안에 넣었다. 당신의 입 안에 기름진 튀김의 풍미가 감돔과 함께, 바삭바삭한 식감이 당신의 입 안을 가득 채웠다. 프렌치 프라이가 연상되는 맛이다.. 아니... 그것보다 오히려 더 나을지도?


포니로 변하면서 포니 취햐으이 입맛이 된 것이 너무너무 감사할 지경이었다. 당신이 아직 인간이였을 무렵, 처음 여기 도착한 1년간은 당신은 채소와 사탕류로 끼니를 때울 수 밖에 없었다. 그게 맛이 없었다는 건 아니지만, 허전한 감이 드는 건 어쩔수가 없었다. 당신은 잡식 동물이었으니까.. 하지만 이제 초식동물이 되었으니 이런 음식물을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맛이 어떠냐?"


오키드가 귀를 앞쪽으로 쫑긋 세우고 물어본다.


"우와..."


말이 안 나올 정도로 기가 막힌 맛이었다. 당신은 봉지 안 내용물을을 마력을 써서 입 안으로 꾸역꾸역 밀어 넣으며 말했다.


"씨발, 존나 맛있다. 고마워."


당신이 한참 기름진 음식을 게걸스레 먹고 있을떄, 오키드는 제 등자 가방을 내린 후 침대 위에 앉았다. 당신은 묵묵히 건초 프라이를 씹고 있었다. 둘 다 한동안 말도 잊고 가만히 있다가, 당신이 먼저 입을 연다. 오늘 날씨는 어땠느냐 하며, 오늘은 어떻게 지냈고, 친구들은 어떻게 지냈는지 물어봤고, 오키드는 당신에게 마력 재활훈련은 어땠는가랑, 지금 기분은 좀 어떠냐를 묻는다. 안 가는 시간을 보내려는 사소한 잡담이었다.


몇분 후 결국 당신은 건초 프라이를 위장에 다 우겨넣었다. 그 순간 오키드의 눈빛이 느껴졌다. 입가에 매우 훈훈한 미소를 띄고 당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기분이 나빴다.. 아니.. 오키드가 당신을 그렇게 쳐다보는게 기분이 나쁜 게 아니라, 당신을 며칠동안 진심으로 신경써주는 오키드를 보니까 뭔지 모를 행복감이 당신의 가슴을 가득 채웠고, 거기에 대해서 거부감이 든 것이다. 


"어... 야.. 뭘 그리 빤히 쳐다보냐?"


당신이 묻는다. 오키드는 생각에 잠겨있다가 화들짝 놀라, 시선을 시트 쪽으로 내리깔고 얼굴을 살짝 붉히며 말했다.


"아 미안.. 그리 쳐다볼 생각은 아니였는데 말이지이... 그게..."


저 놈 완전 흥분해서 제 정신이 아니구만..


"뭐땜에 그냐?"


당신이 묻는다. 약간 오키드의 행동이 신경쓰이기도 하고 해서 말이다. 갑자기 얘가 왜 이러는 걸까?


"어... 진짜 뭐라고 딱 말하기 어려운데... 사실 첨엔 니 문병만 하러 왔는데 말이지이... 갑자기 니 억양 들어보니까... 꽤 매력적이기도 하고.. 다른 부분도 다 이쁘게 보이고 해서.... 어쩄든 그래서 그렇다고.. 뭐 별 다른 생각이 있었던거 아냐. 진짜로.."


기어들어가다시피한 오키드의 대답을 듣자 마자. 당신의 심장이 뛰다 못해 터질 지경이었고, 얼굴은 화끈 달아올랐다. 방금 오키드가... 당신을 이쁘다고 했다... 분명 그랬지? 당신의 머릿속은 여러가지 생각이 뒤죽박죽 얽혀서 아수라장이 나 버렸다. 당신은 입을 떡 벌리고 얼굴은 벌개진 채, 경악 어린 시선으로 오키드를 처다보았다.


"준? 너 괜찮냐?"


무려 몇분간의 침묵을 깨고 오키드가 물어본다. 씨발 이 새끼는 꼭...




당신은 오키드를 꼭 안아주고 싶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내쫓고 싶었다.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론 오키드가 떠나지 않았으면 했다.



하지만.... 어쨌든 지금 당장 오키드를 쫓아내야 한다! 유니콘의 마력으로 당신은 오키드를 문 밖으로 격렬하게 밀어냈다. 오키드가 당황해서 뭐라뭐라 소리를 지르는 것 같지만 무시했다. 당신의 마력은 아직까지 그렇게 강한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포니 하나를 방에서 쫓아내기엔 충분했다.


"으아! 준! 미안! 미안하다고!


당신이 오키드를 밀어내자 오키드는 애원조로 소리를 지른다. 당신은 여전히 얼굴에 홍조를 띈 채로 오키드의 등을 계속 밀어냈다.


"알았어! 알았어! 나가! 나간다고!"


"미-미-미-미안, 혼자있게 해 줘, 생각을 좀 해야.."


당신은 환자실 방 문을 덜컥 열며 말했다.


"잠깐! 내 가방! 가방 안 가져갔어!"


침대 아래쪽을 쳐다보며 필사적으로 오키드는 말한다.


"내일 가져갓!!"

겨우겨우 문 밖으로 밀어냈다. 오키드는 여전히 애걸복걸이다.

"야! 준! 미안하다닊-"

당신은 문을 오키드의 면전에서 세차게 닫아버렸다.
오키드가 문 뒤에서 뭐라 지껄이는건 무시한 체, 당신은 침대에 뛰어들어 배게에 머리를 완전히 묻어버렸다. 계집애같은 새된 비명을 지르면서 말이다. 이건 진짜 감당이 안 된다. 남자애들에게 호감을 느끼다니 말이다. 그것도 당신의 절친이었던 남자한테! 그리고 걔도 당신을 어쩐지 좋아하는 눈치다? 당신은 뭘 어떻해야 될 지 몰라 화끈해진 머리를 계속 배게에 묻고 있을 뿐이었다.

정말 당신은 이런 당혹스러운 감각을 앞으로 어떻게 참아내야 할런지 눈 앞에 캄캄해졌다. 왜 이 빌어먹을 세상은 당신을 인간인 체로 놔두지 않았단 말이더냐. 포니는 여기엔 차고 넘쳐서 하나가 더 추가된들 태도 안 날텐데 말이다. 망할 이퀘스트리아.. 망할 마법 같으니..

미스틱 리메디 박사가 곧 정기 검진을 위해 올 시간이었으니, 당신은 튀김 봉지를 오키드의 등자가방에 멋대로 구겨넣었다. 오키드를 강제로 쫓아낸게 계속 당신의 맘에 걸렸다. 물론 당신도 알 알 수 없는 '그 감정'을 몰아내는데에는 이게 즉효약이였지만.. 그래도 당신을 성심성의껏 돌봐주는 절친에게 함부로 대하면서까지 그럴 필요는 없지 않았는가, 하는 후회가 당신을 찾아왔다.
두손 두발.. 아니 네 발 다 들고 항복한 후 이런 변화를 받아들이고 오키드에게 당신의 솔직한 심정을 고백해볼까라는 생각을 당신이 안 한 것은 아니었지만, 당신이 과연 진짜로 그럴 배짱이 있을런지도 의문이었다.

당신은 침대에 등을 대고 누운 후, 침상 앞에 있는 책을 하나 부유마법으로 꺼냈다.

"아휴.. 지금은.. 복잡한 생각 말자.."

혼잣말로 중얼거린 후, 당신은 현실로부터 잠시 도피하기 위해 독서를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래도.. 오키드가 오고서부터 당신에게 담기고 간 미묘한 감정을 다 떨쳐버리긴 어려웠다.



시계를 힐끗 봤다. 10시 17분이다. 시간이 벌써 이렇게 지났나싶다. 의사양반은 아까전에 왔다가 갔고, 당신은 그 후로 독서를 계속하였다. 책은 거의 끝나간다. 내용은 정진정명 '흔한 연예 소설.txt'이라 점점 지루해지던 차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은 이 책을 나흘 걸쳐 잡고 있었다.
이제는 좀 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전히 오키드를 막 몰아낸 것에 대한 미안한 감정이 끈임없이 든다. 누가 옆에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당신을 찾아왔다.


....20분이나 누워있었건만.. 여전히 정신은 말똥말똥하다.
여기에 입원해있을 때부터 느껴왔던 육체적 불만족이랄까 뭐랄까가 당신의 어떤 본능을 자극했기 때문이리라..

씨발... 이대로 가다간 밤잠도 안 올 것 같다. 마침 타이밍좋게 밤엔 당신 혼자만 있는데다가, 지금 깨서 뭐 다른 걸 할 것도 없다. 전에도 잠이 안 왔을땐 딸 한번 치고 자면 직방이었다. 게다가 당신의 본능적인 욕망이 그것을 간절히 갈구하고 있지 않은가?
















이제 격정은 좀 잦아들었다. 숨을 고르며 당신은 침대에 쓰러지듯 누웠다.
"우와...."
씨발.. 이거 진짜 강렬한 한 방이었다. 포니라서 이 정도로 느끼는 건지, 아니면 여자라서 이정도로 느끼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사람>하나 잡을 정도로 대단한 경험이었다.

이제 당신은 완전히 지쳤다. 땀이나 기타 다른 것에 완전히 젖어버린 침대 시트도 신경이 쓰이지 않을 정도다. 이런 류의 강렬한 절정은 전에는 겪어본 적 없었다. 앞으로 더 많이 겪어볼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은 이불을 부유 마법으로 들어 몸에 덮고, 잠에 곪아 떨어져버렸다. 전부터 알아왔던 어떤 숫말을 계속 생각하며 만족스럽게 웃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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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어린이라면 병원에서 이러지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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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편 : http://kysslave.tistory.com/484



저번 시간에 이퀘스트리아에 떨어진 유일한 인간 '유동성 닉네임'은 게속 정체 불명의 고통과 피로감을 호소하다가 소파에서 잠이 들었습니다.



그럼 재미있게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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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친구들 모두 유쾌한 분위기로 탁자에 둘러앉아 있었다.

당신은 친구이 나누고 있는 잡담에 끼기로 했다. 당신 스스로도 당신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무슨 상관인가? 즐거우면 될 일 아닌가?

오키드가 당신에게 뭐라고 막 묻는다. 그러자 당신은 대답했다. 당신의 대답을 듣고 오키드는 무진장 행복한 눈치다. 오키드가 행복하니까 당신도 절로 행복했다. 오키드, 실버, 헤리어, 세렌까지 모두 당신을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 당신은 지구의 당신 집에 있을 때보다 더 집에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정겨움, 편안함, 마치 원래부터 포니들과 같이 살았던 것 처럼 말이다.


친구들이 모여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당신과 친구들은 보통 낯뜨겁게 노래를 부르면서 놀지는 않았지만, 어쩐지 별로 거슬리지 않았다. 묘하게 귀에 익은 곡조다. 어느 세 당신도 노래를 따라부르기 시작했다. 

어쩐지 의자에 앉은 당신의 키보다 오키드의 키가 더 커 보인다. 인간과 포니의 신체 구조 차이 상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어쩐지 당신은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아니.. 원래부터 오키드는 당신보다 더 크지 않았는가? 이게 맞는 것이다...


..맞는 것일까?  당신 마음의 뒷켠에서 무언가가 계속 이건 아니라는 의문을 제기한다. 하지만.. 금방 당신은 무시해버렸다. 그냥 평범한 일상의 별 특이하지도 않은 일인데 뭘 더 의문을 가질 게 있다고 이럴까..


노랫소리가 점점 이해할 수 없는 소리로 바뀌어간다. 마음 속의 의구심을 애써 억누르려고 해도 점점 커져만간다. 아냐.. 아냐.. 이건 아니다.. 의문을 가져선 안 된다. 분명 당신은 당신과 딱 어울리는 곳에 있는거다. 그럴 수 밖에 없다!


당신은 당신의 발굽을 내려다 보았다.


그리고 활짝 웃었다.





낮은 소리의 비명을 지르며 당신은 꿈에서 꺠어났다. 누군가가 당신의 어께죽지를 쓸어주는 게 느껴진다. 당신은 고통에 찬 신음소리를 내며 손으로 소파를 딛고 일어나려 했지만, 도저히 팔에 힘이 들어오지 않아 헛손질만 했을 뿐이었다. 분명 당신은 아까까지 계속 잤다! 그런데도 왜 피로가 가시지 않을까?

아까침 꾼 꿈도 매우 찝찝한 꿈이었다.. 꿈의 내용을 지금은 다 거지반 잊어벼렸지만.. 어쨌든 당신은 어떻게든 일어나 앉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상반신마저도 피로에 쩔었는지 당신의 말을 도통 듣질 않았다.

"다행이다.. 일어났구나.. 무지 걱정했었어 유동아.."

이제야 약간 안심한 듯 세렌이 말했다.

"세렌?... 여기서 뭐해?.. 으으.."

신음하듯 당신은 말을 꺼냈다.

겨우 겨우 당신은 시선을 세렌에게로 고정했다. 세렌은 매우 걱정스럽다는 표정으로 당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신경을 써 줘서 매우 고마웠다. 당신을 걱정해주는 포니가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한 결 나아진 것 같았다.

"자면서 계속 몸살을 하더라구.. 열도 이렇게 높은데 내리지도 않고.."

세렌이 당신의 이마에 발굽을 올리며 여전히 걱정스럽다는 태도로 말을 한다. 세렌이 말을 해주니까 이제서야 자각한건데, 당신은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별로 몸이 덥지도 않았지만 어쨌든 그랬다. 팔다리는 저려오고 속이 매우 울렁겨렸다. 머리는... 지금은 괜찮았지만, 그걸 제외한 나머지 몸은 다 상태가 좋지 않았다. 누군가가 당신의 근육을 안에서 쥐어 짜는 기분이었다.

겨우 겨우 힘을 내서 결국 당신은 일어나 앉았다. 아픈 소리를 내며 목을 문질렀다. 더 걱정이 되었는지 세렌이 당신 옆에 앉으며 한마디 한다.

"좀 어때?"

대답을 하려 했지만 갑자기 목소리가 나지 않는다. 바람 빠지는 소리만 처량하게 날 뿐이었다. 당신은 힘겹게 팔을 들어 뭔가를 마시는 시늉을 했다. 물 한잔이 무진장 간절했다. 세렌은 당신의 원하는 바를 알아듣고 물을 뜨러 그 자리를 떴다.

세렌이 물을 뜨러 간 동안 당신은 당신의 힘으로 일어나보려고 했다. 하지만 다리가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영 말을 듣지 않았다. 찌릿거리는 통증이 몸 전체를 아우른다. 바늘이랑 침을 몸 전체에 꽃아넣는 것 같은, 매우 거북한 기분이었다.

세렌이 물을 더 왔다. 부들부들 거리는 손으로 물컵을 받았다. 입가에 대고 마셨다. 차가운 물이 당신의 식도를 타고 넘어간다. 그렇게 마시고 한 10초가 흘렀을까.. 갑자기 구역질이 치밀어 당신의 뱃속에 있는 것들을 다 바닥에 대고 쏟아내버렸다.

세랜이 당신의 등을 두드리며 괜찮아질거라고 계속 말해준다. 완전 좆같은 기분이지만 그래도 세렌 덕분에 조금 나았다. 구토를 끝내고 당신은 심호흡을 한 번 했다. 다시 한 번 마룻바닥에 구토를 하는 일이 없도록 갖은 조심을 다 하면서 말이다.

"일어나자 유동아. 병원에 한번 가 보게.."

당신을 부축하며 세렌이 다급하게 말한다.

여전히 걷는 건 힘들었지만, 그래도 누군가가 부축해주니 간신히 움직일 수 있었다.


정신 없이 가쁜 숨을 내 쉬며 걸은지 10분이 지났을까, 당신은 결국 캔털롯 중앙 병원에 도착해있었다.

오면서 갑작스런 두통에 시달렸으나, 다행히 병원에 도착하니 두통은 거짓말처럼 가라앉았다. 세렌은 여전히 말등께로 당신을 부축해주고 있었다. 다행이었다. 세렌이 없었으면 병원에 가다가 도중에 뻗어있었겠지..


"성함이?"

접수원이 마력으로 접수표를 기록하며 물었다.

...잠시 뜸을 들인 후 당신은 대답했다.

"여기.. 자주.. 왔었잖아요.. 내 이름이.. 뭐였더라.. 유동성 닉네임이에요.."

왜 당신의 이름을 기억하는데 이리 긴 시간이 걸린 걸까?

하지만 지금 이건 중요한 게 아니다.

"무슨 증상으로 오셨나요 유동성 님?"

"온 몸이 다 쑤시구요.. 피곤해 죽겠는데, 피로가 잠을 자도 가실 생각을 않고.. 별로 힘든 일도 안 했는데.. 그리고 온 몸을 바늘로 콕콕 찌르는 것처럼 아프구요... 아까침 두통도 있었는데 그건 사라졌어요.."

말할 때마다 혀와 목이 다 타는 기분이 들었다. 접수원은 당신이 한 말을 다 받아 적더니, 적어둔 거랑 병원 진료기록을 일일히 대조하기 시작했다. 얼마 정도 걸리리라.. 당신은 접수원이 일을 마칠 때까지 접수실 의자에 앉아 있었다. 서 있을 기운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몇분이 지난 후 접수원이 당신에게 다른 질문을 하였다.

"어제 또 어떤 증상이 있었죠? 기분은 좀 어땠나요?"

"음... 많이 나빴어요.."

더 자세히 말을 생각할 기력도 없어, 이게 당신이 한 말의 전부였다.

접수원은 진료서를 다 적기 전 무언가를 잠시 생각하는 듯 했다.

"죄송합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선생님께서 곧 오실테니까요."

여기에서 기다리고 있기도 어려울 정도로 몸이 아파, 당신은 왜 지금 당장 들여보내주지 않느냐고 따지고 싶었다. 하지만 접수실은 이미 환자 포니들로 가득 차 이의를 제기하기도 어려웠다.

세렌이 당신을 쿡쿡 찔러 당신은 세렌을 돌아보았다.

"유동아. 나 지금 오키드에게 다녀올게, 오키드가 네가 아프다고 하면 분명 네 발 걷고 도와줄 테니까, 의사 선생님 하라는 대로만 하고... 괜찮아.. 너 금방 나을 거야. 나도 금방 갔다 올게."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 세렌의 말을 믿는 수 밖에 방법이 달리 없었다. 세렌이 떠나고 혼자 남아 약간 슬프기는 했지만(몸이 심하게 아플 때는 묘하게 멜랑콜리해지는 법이다.) 곧 돌아온다고 약속을 하지 않았는가. 접수원이 옅은 보라색의 흰색 가운을 걸친 유니콘 하나를 데려온다. 당신의 단골 의사 선생님 미스틱 리메디로, 비 포니 계열 생물 전문의였다. 당신이 처음 이퀘스트리아에 떨어졌을 때, 당신은 이 미스틱 리메디한테 진료를 받았었다. 몇 주간 이 의사양반이 마법으로 당신의 신체를 자세히 탐구한 것은 덤이었다. 그런데 그 의사양반이 매우 걱정스러운 눈치다. 별로 좋지는 않은 신호다.

"유동닉 씨.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시길 바랍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다는 태도다.

"내일이 고비일 겁니다.. 걸을 수는 있으신가요?"

당신의 눈앞이 일순간 깜깜해졌다.

부들부들 떨면서 당신은 질문했다.

"뭐-뭐-뭐에요? 어디가 잘못된 거죠? 도대체 무슨 말이에요? 대체 뭐가 문제길래?!"

완전한 패닉 상태였다. 전혀 듣고 싶지 않은 말을 의사에게 들었기 때문이리라.

"진정하세요. 대답만 제대로 하신다면 앞으로 별 문제 없이 넘기실 수 있을 겁니다. 자 이제 대답해주세요. 걸으실 수 있겠나요?"

"아-아뇨. 못-못 걷겠는데.."

당신은 침대에 누운채로 어떤 검사실 비슷한 곳으로 끌려가고 있었다. 갑자기 강박감이 엄습한다. 이건 절대 좋을 리가 없다! 여러 가지 무서운 생각들이 당신을 괴롭혔다.

이제 당신의 몸 한 부분을 움직이는데도 갖은 애를 다 써야 한다. 아니.. 이제 당신의 몸이 당신의 것 같지가 않게 무디고, 무거운 느낌만 들었다. 하지만 미스틱 박사의 걱정스러운 눈초리만큼 당신을 강박 심리에 사로잡히게 만드는 건 없었다. 미스틱은 혼자서 뭐라 뭐라 중얼거리더니 검사실에서 연구지 같은걸 막 뒤적거렸다.

"사..사실 별 문제 없는 거죠? 괜찮은거죠? 그냥 쫌.. 몸이 무겁다뿐이지.. 별 탈 없는 거죠?"

지금 당신이 현실 부정을 하고 있다는 건 당신이 더 잘 알았다. 그리고 미스틱 박사도 잘 알았다. 그리고 사실 그냥 쫌 몸이 무거운 게 아니라 완전 바윗돌에 깔린 것 처럼 압박감이 느껴졌다.

"정신을 집중하시고 잘 들어주세요 유동닉 씨. 지금부터 말할 내용은 워낙 충격적이기도 하거니와, 관점에 따라서는 매우 끔찍한 일이 될 수도 있지요... 하지만 이 증상의 진행을 막을 도리가 지금으로썬 없군요."



당신은 빈 눈빛으로 의사를 쳐다보았다. 곰곰히 의사의 말을 되씹어보았으나 무슨 의미인지 당신은 파악할 수 없었다.

"진짜로 이걸 치료할 방법이 없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전.. 죽게 되는 건가요?"

"아니요. 그건 아닙니다."

"정확히 좀 말해주세요 선생님."

의사가 한숨을 푹 쉬더니 의자를 끌어다 앉고 입을 연다.

"유동닉 씨가 이퀘스트리아에 온 지 어언 1년이 지났습니다. 이제 포니 방식의 생활방식에 완전히 적응하셨죠. 하지만 환자분도 잘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환자분은 지난 시간 동안 이 세계에 흐르는 마력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었습니다. 이퀘스트리아에 사는 다른 포니들처럼요."

의사는 잠시 목을 축이고는 말을 이었다.

"유동닉 씨가 지금 보이는 증상은, 이 세계에서 어떤 특별한 종이 기제류들과 오랜 기간 동안 고립되어 둘러쌓였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지요, 포니가 아닌.. 즉 기제류가 아닌 종이 단신으로 포니들과 함께 오랜 시간 생활했을때, 그 또한 포니로 변해버리는 증상입니다. '자연적 동화(同化)'라고 명명된 증상인데요. 꽤나 희긔하게 발생하는 병증이죠. 이퀘스트리아 전역에 흐르는 잔잔한 마력이 그 원인이고, 일종의 멸종 방지 대책이 아닐까 학계는 추측하고 있습니다. 마구(馬口)수가 심각하게 줄어도 곧 다른 종이 새로운 포니로 변하면 세대가 지나면서 마구는 자연스럽게 빠르게 채워질 거니까요. 하지만 아까도 말했듯, 이건 매우 희긔한 증상입니다. 이퀘스트리아에 거주하는 모든 비 기제류 시민들에게 이와 같은 증상을 막기 위해 1년마다 한번씩 친족들을 만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하지만 당신은 이퀘스트리아에 온 단 한명의 인간이지요. 선택권이 별로 없었군요."

당신은 묵묵히 앉아 의사의 말을 들었다. 곧 당신의 몸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늦게서나마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이었다. 의사는 이런 엄청난 사실을 냉혹하리만치 직설적으로 당신에게 설명해주었고..

"뭐 조금 위안 삼아 이야길 하자면, 당신이 이퀘스트리아에 거주하는 이상 어쨌든 벌어질 일이였다는 겁니다. 오히려 너무 빨리 변화가 일어나서 놀라워하던 참이였죠. 보통 거주를 시작한 지 2년이나 3~4년 후에나 변이가 일어나니까요."

잠시 숨을 고르고 의사는 심각한 어조를 말을 잇는다.

"유동성 닉네임 씨. 당신은 곧 포니로 변할 겁니다. 변화 과정은 오늘 내로 끝날 거구요. 당신이 살아왔던 과정이나 성격, 기술에 맞게 변화가 진행될 겁니다... 아직 잘 알려진 바는 없지만, 이퀘스트리아 전역에 흐르는 마력은 묘한 부분에서 세세하더군요."

의사가 워낙 직설적으로.. 그리고 한 순간에 엄청난 정보를 쏟아낸지라 머리에 과부하가 걸리는 기분이었다. 다만 당신의 팔에 난 털이 얉은 푸른색으로 변해가고 털이 점점 굵어져 가는 걸 볼 때 이게 사실이란 걸 당신은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의사의 말이 이제서야 실감나, 당신은 매우 혼란스러웠다. 심호흡을 했다. 일단 미칠듯이 뛰는 심장을 진정해야 될 것 같아서였다.

하지만 별로 도움은 되지 않았다. 마음부터가 도통 진정이 되지 않있기 때문이리라. 세상에 이럴 수가. 이건 꿈이야. 꿈이였으면 좋겠다. 하지만..

당신은 완전히 변해버릴 것이다. 당신의 모든 것을 곧 잃어버리는 것이다! 만약 지구로 돌아가는 방법을 알아낸다 쳐도, 다른 모습으로 변한 당신을 가족들이 알아보기나 할까?

안다. 원래 세계로 돌아갈 방법따윈 없다는 걸.. 그래도 만의 하나의 희망이라도 있는 것 아닌가. 하지만 그것도 져버리라니..


검사실 문이 갑자기 열려 당신은 그곳을 쳐다봤다. 세렌이 오키드를 데려왔다. 당신의 안색이 완전히 창백한 걸 보고 둘 다 놀란 눈치다. 오키드가 빠르게 달려와 당신의 어께죽지에 앞발을 올리고 얼굴에 대고 말한다.

".. 형 왔으니까 안심해라.. 그나저나 상태는 좀 어떻데?"

매우 차분한 어조로 오키드는 말한다. 오키드의 두 눈동자에서 반사된 - 무지 겁에 질려있는듯한 - 당신의 모습을 당신은 본다.

"저.. 점점 나아진데.."

분위기를 환기시키려 농담을 던졌다. 울먹거리고 있지만 않았더라면 꽤 괜찮을 농담이었다.

"대체 뭐가 문제래? 간호사가 하나도 설명 안 해 주던데?"

당신은 잠깐 먼산을 보았다. 도대체 친구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감이 잡히지 않아서였다. 잠시간의 침묵 후, 당신은 친구들을 향해 두 팔을 벌렸다. 안아달라는 것이다. 오키드는 즉시 당신을 안아주었다. 당신은 오키드의 어께에 대고 격렬하게 몸을 떨며 훌쩍거렸다. 평소대로라면 무진장 쪽팔려서 할 엄두도 못 낼 일이었으나, 지금 당신은 체면 따윈 신경쓰지 않는다. 힘든 일이 있을 때면 가까운 사람에게 기대는 본능 섞인 행동이었으리라.

물론 기억이나 성격 같은게 그대로 이어질 거라는 점은 당신도 들어서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인간으로써의 당신은 죽음을 맞는거나 다름 없었기 때문에.. 이 외계 행성에서 당신으로써 존재할 수 있었던 어떤 구심점마저도 사라지려 하므로 당신은 매우 두려웠고 또한 서러웠다.

진정이 되는 듯한 기분이 들어 포옹을 풀었다. 세렌은 역시나 걱정되어 죽겠다는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본다. 당신은 친구들에게 설명을 해 주기 위해 마음을 가다듬을 겸 다시 심호흡을 한 번 했다.

목은 여전히 타는 듯 아팠으나 미스틱 리메디 박사가 설명을 대신하게 하기엔 뭔가 꺼림칙하다. 분명 그 의사 성격대로라면 중요한 내용 말고도 쓸대없는 것 까지 시시콜콜 친구들에게 설명하러 들 테고..


당신은 최대한 자세하게 당신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려 하는치 친구들에게 설명했다. 리메디 박사가 옆에서 당신이 틀린 부분이 있으면 정정해서 다시 친구들에게 설명했다. 친구들은 매우 충격 받은 듯 하면서도, 뭐든 더 알고 싶어하는 눈치였다.

겨우 설명을 끝냈다. 당신의 눈가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한다. 세렌이 당신의 손에 발굽을 올려준다. 안심을 시켜주려는 것이다. 덕분에 진정이 좀 되는 느낌이었다.

오키드가 침묵을 깨고 한 마디를 던졌다.

"어.. 뭐든 긍정적으로 생각해야지. 아무튼 그 못생긴 원숭이 모습과는 결별이라는 거네, 전신성형이구만 전신성형.."

어떻게든 당신을 위로하려고 농담을 던진 거였겠지만 어쨌든 역효과였다.

"너.. 지금 그걸 재밌으라고 한 이야기냐?"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당신이 면박을 줬다. 오키드의 귀가 축 내려갔다. 무진장 미안하다는 제스쳐였다.

"자 그럼 문병시간은 이쯤에서 끝 내고.."

의사가친구들의 주의를 환기하며 말했다.

"변화 과정은 환자에게 지독한 과정을 수반하는데다가 일반마 관점으로 조금 징그러울수도 있기 때문에, 친구분들께서 보기엔 조금 거북한 장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따라서 여기에서 환자분만 남기고 나가주셨으면 합니다만.."

당신은 친구들을 돌아보며 마지막으로 말했다.

"끝날때까지.. 좀 기다려줘.. 알았지?"

대답 없이 다들 고개를 끄덕거렸다. 나서기 전 마지막으로 포옹을 하며 친구들은 검사실을 나섰다. 막막한 심정으로 당신은 친구들의 뒷모습을 보았다. 사실 친구들이 이 자리를 지켜줬으면 좋겠지만, 친구들에게 험한 구경을 시켜줄 순 없는 노릇이였으니까..


이제 몸 전체가 격렬하게 아파왔다. 변화 과정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수면주문으로 당신을 마취할 거라고 했다. 수면주문에서 깨어나면 당신이 더 이상 당신이 알던 그 당신이 아니게 된다는 사실이 못내 서글프고 또 염려되었다.

당신은 눈을 감고 잠시 마음을 다 잡았다. 그래.. 뭐 다를 것 없을 것이다. 인간으로써의 삶은 사라지는거지만, 그래도 그게 아주 최악으로 나쁜 것만은 아닐 것이다. 손 없이 하는 직장일도 적응하기는 좀 힘들겠지만 세렌이 도와주면 금방 적응하겠지.. 이퀘스트리아에서 좋은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다. 앞으로도 그 친구들은 내가 어떻게 변하던간 당신을 도와줄 것이다. 그리고 어쨌든 죽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죽는 건 더 최악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서러움도 긴장도 약간 풀리는 기분이 들었다... 약간 이지만..

"그럼 준비되셨습니까 유동닉 씨?"

"네-네 된 것 같아요.."


당신이 눈을 감자 의사는 수면 주문을 시전한다. 피할 수 없는 운명을 받아들일 준비는 끝났다. 팔과 다리가 갑자기 뒤틀림과 동시에 격통이 밀려왔다. 하지만 이내 의사의 수면 주문 시전이 끝났다. 다행이었다. 이런 극심한 고통을 하루종일 겪었으면 그냥 쇼크로 죽어버렸을 테니까...

곧 눈앞에 어둠만이 보인다. 마지막으로 손가락에 작별을 고한 체, 당신은 깊은 잠으로 빠져들었다.





주변에서 뭐라 말을 거는 소리때문에 당신은 무의식에서 깨어났다. 여전히 머리는 멍하고 몸 또한 여전히 무겁다. 대화의 내용을 잘 알아듣지 못하겠지만, 어디서 많이 듣던 목소리다. 당신은 말을 더 잘 알아듣기 위해 귀를 쫑긋 세웠다.


...잠깐.. 이게 아닌데? 당신은 완전 낯선, 머리 위에 새로 난 근육을 다시 한 번 움직여보았다. 그래도 말 소리는 잘 들리지 않았다. 오른쪽에서 말 소리가 들리길래 오른쪽 기를 세워 보았다. 이제서야 잘 들린다.

"유동아 괜찮아? 살아있으면 말 좀 해줘!.. 임마.. 심장 떨려서 더는 못 보고 있겠다.."

오키드다. 매우 다급한 목소리다... 하지만 유동이 누구지? 누구였더라..

당신은 눈을 떠 병원 침대 맡에 앉아있는 당신의 친구를 본다. 표정에는 수심이 가득해보인다. 그런데 당신의 두 눈 앞에 전에는 못 봤던게 보인다. 큼지막한 무언가가 당신의 시야 중앙부분을 계속 가린다. 당신의 코일 가능성이 높다.

얼굴이 전보다 더 늘어난 기분이 들었다. 이빨과 코가 더 커졌다. 입 안의 혀도 굵어졌다. 잠시 입 안에서 혀를 굴려 이빨을 쓸어보았다. 원래 송곳니가 있던 자리에 빈 공간이 생겼다. 송곳니는 대체 어디로 간 걸까? 그리고 왜 앞이빨은 이렇게 굵어진거지?(역주 : 실제 말의 치열 배열도 이렇습니다.)

오늘 또 뭐가 변했는지 약간 알아본 후,당신은 말을 하려고 입을 열었으나, 심상치 않은 분위기 때문에 다시 닫았다. 당신이 알던 친구들이 모두 병문안을 왔다. 수면마법에 걸려 정신을 잃고 있었을 무렵 실버와 해리어도 온 것 같다. 하지만, 어색한 침묵만이 감돈다. 

오키드가 당신의 주의를 끌려고 어께쪽을 한번 콕 찌른다. 귀가 본능적으로 오키드 쪽으로 움직인다.(이거 적응하려면 꽤 걸리겠군) 당신이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기도 전에 말이다.

"지금은 좀 어떠냐? 음... 한참 전에 거시기.. 그게 다 끝났는데 말야.. 아프지는 않고?"

새로 변한 당신의 몸을 느껴본다. 약간의 이질감과 좀 느릿느릿하게 움직이는 감은 있어도 아프지는 않다. 세상에.. 모든게 다 이상하다. 앞발굽 쪽은.. 손가락 굵은 게 하나 나 있는 것 같다. 뒷발 쪽도 똑같은 기분이다. 관절을 움직여보았다. 전에는 움직이지 않는 쪽으로 관절이 움직여서 엄청나게 무서워했으나, 그런다고 아프지는 않았다. 괜찮았다.

희한함 이라고 해야할까, 어쨌든 그런 감정이 다른 자잘한 감정들을 덮어가는 바람에 약간 침착해진 기분이었고, 객관적으로 당신의 몸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알아낼 수 있었다.

"별로 안 아ㅍ- 이런 씨발. 잠깐만!!"

말을 꺼내기가 무섭게 당신은 다시 입을 닫았다. 대략 정신이 멍해지는 것 같았다. 당신이 전에 내던 굵직한 저음과는 생판 다른, 높고 부드러운 톤의 목소리가 나와버린 것이다. 그러니까.... 마치 숫말보다는 암말 같은...





어......





이럴 수가....






당신은 친구들을 돌아봤다. 모두 당황한 낯으로 당신의 시선을 필사적으로 피했다. 오키드를 돌아보았다. 유일하게 당신을 계속 걱정스럽게 쳐다봐주던 친구다. 당신의 하반신에 의례 달려 있어야 할 어떤 게 없다는 걸 당신은 이제서야 깨달았다. 아래를 굳이 내려보지 않아도 그 점은 알 수 있었다.

"이딴 일이 다 있냐..."

당신은 훌쩍거리며 말했다. 그 바람에 목소리도 약간씩 째졌다. 눈에 눈물이 고여 앞이 흐려진다.

"씨발 이딴 일이 다 있냐고!"

애써 굵은 목소리로 최대한 화난 듯 말해보려고 했으나, 휘몰아치는 감정 때문에 실패로 돌아갔다.

오키드가 당신을 안아준다. 오키드의 앞발이 당신을 휘감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이제서야 참고 있던 눈물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나왔다. 당신은 오키드를 껴안고 펑펑 울었다. 단순히 종만 다르게 변해버린게 아닌, 성별마저도 다르게 변해버린 것이다.


오키드는 말 없이 당신을 계속 안아주고 있다. 계속 우는 바람에 오키드의 털가죽이 다 젖었다. 오키드가 당신을 조금 더 꼭 껴안았다. 기분이 좀 진정되는 기분이었다. 

펑펑 울어 변화 이후의 스트레스를 그래도 약간이나마 풀고 난 후, 당신은 잠시 오키드의 어께 너머로 친구들을 돌아보았다. 해러어와 실버, 모두 다 당신을 안됐다는 듯 쳐다본다. 세렌은 걱정 말라는 듯 편안한 미소를 지어준다. 순간 당신이 친구들 앞에서 펑펑 울었다는게 부끄러웠지만, 그래도 속으로 삭이는 것보단 어쨌든 나왔다. 삭일 수도 없었고 말이다.

오키드가 포옹을 풀고 당신의 눈물을 닦아주며 묻는다.

"유동아.. 괜찮냐?"

당신은 잠시 오키드를 이상한 듯 쳐다본다. 왜 당신을 그런 모를 이름으로 부르는 것일까?

"유동이 누구냐?"

이번에는 오키드가 당신을 이상한 듯 쳐다본다. 머리속으로 뭘까? 하고 생각하는 눈치다.

"어... 니 이름?"

씨발 변화가 내 진짜 이름까지 앗아가버렸나? 진짜 뭔 일이 이러냐? 난 내 이름을 분명 기억하는데 오키드 쟨 왜 저러냐? 라고 당신은 생각했다.

"오키드.. 내 이름 주니퍼라고, 1년을 같이 지냈는데 그것도 까먹었냐?"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고 바랬다. 당신의 종이 바뀐 건 적응하면 되는 문제고, 성별이 바뀐 건.... 그것도 적응하면 되는 문제였지만, 당신이 원래 지니고 있던 이름마져도 바뀌면 더이상 버틸 수 없을 것 같았다.

오키드는 충격을 받은 듯 우두커니 서 있었다. 당신은 한숨을 푹 쉬었다. 기분이 가라앉아 귀마저도 아래로 가라앉았다.

"변화가 내 이름마저도 바꿔버린 모양이구만.."

"그런 것 같다. 네 이름은 유동성 닉네임이었지, 주니퍼가 아니었다고."

가슴에서 열이 확 이는 느낌이 들어 당신은 외쳤다.

"아 쫌 임마! 내 이름은 원래부터 주니퍼였고 앞으로도 주니퍼일거라고! 더 이상 날 유동이라고 부르지 좀 말아줄래? 그건 가짜 이름이라고! 나를 이런 꼴로 만든 마법때문에 갑자기 툭 나온 이름이라고!!"

앞발굽을 휘두르며 당신은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오키드도 지지 않고 오히려 더 화난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게 말이 돼냐? 니 몸을 변화시킨 마력이 니 기억만 조작했겠지, 평소에 너랑 알고 지내는 우리의 기억까지 조작했겠냐? 니 이름은 분명 유동성 닉네임이라고!"

잠시 한숨을 한번 푹 쉰후 오키드는 말을 이었다.

"아무래도, 니 갈기랑 털가죽이 향나무(주니퍼)열매 색깔이랑 비슷하서 그렇게 기억이 나나 본데.. 생각해봐라. 내가 니 이름까지 헛갈리고 사는 놈으로 뵈냐?"

오키드의 말을 듣고, 당신은 몸을 벌벌 떨었다. 오키드가 그런 종류의 격렬한 분노가 담긴 목소리를 내는 걸 당신은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고, 약간 놀라기까지 했기 때문이었다. 당신은 당신의 털가죽을 내려다보았다. 옅은 파란색의 털가죽이다. 그리고 갈기를 올려다보았다. 밝은 초록색의 갈기다. 오키드의 말이 당신의 말보다 말이 더 되는 것 같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그 말을 부정하고 싶었다.

"그..그게 의사선생님이 말하길 변화는 그 본인의 상황에 맞게 변화가 일어난댔어, 어.. 어쩌면, 니들 기억마져 바뀌었을수도, 혹시 알아?" 

근거없는 확신을 가지고 말을 했지만, 물에 빠졌는데 지푸라기만 잡는 기분이었다.

오키드가 말 없이 자기의 앞발로 당신의 앞발을 감싸준다. 당신의 머리는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지 필사적으로 계산중이었다. 사실 주니퍼는 인간 남성에게는 영 안어울리는 이름이었다. 하지만 당신은 주니퍼라는 이름으로 평생을 살았다. '유동'이라고 불리면 뭔지 모르게 불편한 기분이 들었고, 주니퍼라고 불리는 게 가장 편하고 마음이 놓일 것 같았다.

"....성질내서 미안하다 유동아.."

"야.. 물론 주니퍼가 내 진짜 이름이 아닐 가능성이 있긴 있지만.. 그래도 지금은 주니퍼가 내 진짜 이름 같거든.. 이제 유동이란 이름은 나한테는 아무 의미도 없어.. 오키드.. 그냥 날 주니퍼라고 불러 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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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3장은 포니로써의 삶에 적응하는 내용이 될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이번엔 자체검열할 내용이 없어서 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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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는 모두가 좋아하는 요츠바 채널(거짓말)

이것 말고도 무진장 많습니다 캡쳐된 것 위주로 번역했습니다.

배트맨 쪽 번역도 있고, 포니 변신 스레드 번역도 있고 해서 이거 번역은 이쯤에서 놓았습니다. 시간이 나면 할 테지만, 일이 밀려있는지라 언제 할지는 미지수네요


.....



몇 시간 지난 후 다시 읽어보니까 무진장 오글거리네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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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방은 본 팬픽과는 별 관련 없습니다.


설명 귀찮다. 설명은 앞서 같은 주제로 쓴

http://kysslave.tistory.com/413

http://kysslave.tistory.com/478

여기에서 찾아보세요.

이것도 약간 전연령 블로그에는 올리기 뭐한 부분이 있어 편집해서 올립니다

무삭제본은 http://pastebin.com/KR3Jw9rQ<=== 여기서 찾아보세요... 다만 별 것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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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집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 당신은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직도 죽을 만큼 피곤했지만, 그래도 깨어났다는 사실이 오히려 기뻤다. 그도 그럴 것이 어젯밤에는 지독한 악몽을 꾸었기 때문이었다... 무슨 꿈인지는 자세히 기억 안 나지만 어쨌든 지독했었다.

현관문 두드리는 소리가 거실을 쩌렁쩌렁하게 울린다. 당신은 시계를 쳐다보았다. 아직도 6:20분 밖에 안 됐다. 게다가 어젯밤 읽었던 책이 워낙 흥미진진한 나머지 당신은 어젯밤의 절반 정도를 뜬눈으로 지센 까닭에, 갑자기 당신은 노크 따윈 무시하고 잠을 자고픈 충동에 휩싸였다.

당신을 짜증을 확 하고 내고는, 누가 문을 저리 시끄럽게 두드리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절레절레 잠기운을 다 뿌리치고, 일어나 앉아 손과 발을 쭉 폈다. 문 두드리는 소리가 더욱 더 격해져서, 침대에서 급하게 튀어나왔다.

"나가요!"

겨우 침대에서 나와 1층 계단으로 내려갔다. 당신이 살고 있는 아담한 집의 현관문으로 향하며 당신은 눈을 쓱쓱 비볐고, 목 뒤를 벅벅 긁었다.

문을 열자마자 페가수스 포니 하나가 보였다. 당신 어깨 정도의 크기에 연초록빛 털가죽에 옅은 오랜지색 갈기를 달고 있었고 그 갈기색과 똑같은 색의 눈동자를 달고 있었다. 그리고 그 말의 둔부 쪽에는 장미 덩굴이 자루부분에 감겨 있는 모종삽이 그려져 있었다.. 예전 같으면 기절초풍했을 일이였지만, 이제는 그냥저냥 익숙해졌다.


"일어났냐 원숭아!"

어떤 숫말이 당신을 발굽으로 가볍게 두들기며 말했다.

"아 쫌 인마! 경기 곧 시작하는데 아직도 쳐자고 있냐?"

당신의 절친 스프링 오키드이다. 당신은 가볍게 웃으며 친구의 명치 께를 주먹으로 가볍게 때렸다.

"그래, 그래, 일어났으니까 앵앵거리지좀 마라. 말파리놈아."

아직도 졸음이 풀풀 묻어나오는 목소리로 당신은 대답했다. 짧은 하품으로 마침표를 찍으면서..

오키드는 당신이 이퀘스트리아에 정체 모를 이유로 떨어진 이후부터 사귀어온 절친한 친구였다. 정신을 잃고 캔털롯 외각에서 반 죽어가고 있던 당신을 구해준 생명의 은인이기도 했다. 만약 오키드가 쓰러져 있는 당신을 발견하고 곧장 병원으로 실어다주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친구와 편안한 잡담을 나눌 기회도 잡지 못한 체 당신은 땅 아래 묻혔을 것이다.

더군다나 오키드는 당신이 밥벌이를 할 직장과 이퀘스트리아에서 살 곳을 알아봐주기까지 했다. 좁고 낡은 집이긴 했지만 나름대로 편안한 거처였고, 천애고아나 다름 없는 당신은 그것만으로도 엄청나게 고마웠다.

특히 셀레스티아 공주는 이러한 당신의 처리를 딱하게 여겨 당신에게 이퀘스트리아 시민권을 부여했다. 이러한 고마운 처사에 당신은 외적으로든 내적으로든 진심으로 모두에게 감사하였다.


당신의 절친한 기제류 친구가 거리쪽으로 기수를 틀며 말했다.

"빨랑 가자고, 실버랑 헤리어가 기다리다가 목 빠지겠다."

"잠만. 옷 좀 갈아입고."

오키드가 짜증을 내는 소리는 일단 재쳐두고, 당신은 옷을 갈아입으러 방으로 들어갔다. 잠깐이지만 당신은 근육이 약간 아려오는 기분이 들었다. 잠을 잤는데도 평소보다 더 피곤한 감이 들어, 어제 밤에 잠 좀 일찍 잘 것을 그랬나? 하고 당신은 막연하게 생각했다.

"아니 왜 애초에 입고 나가지도 않을 옷을 왜 입고 있는거래? 말이 돼냐? 수면용, 외출용, 이런 식으로 옷 구분하는거 포니 관점에선 진짜 뭔가 이해가 안 된다. 그렇게 골치아프게 사느니 그냥 단벌만 입고 다니던가, 아! 차라리 우리처럼 평소에도 옷 안 걸치고 살지 그러냐? 진심 처음부터 난 네 그런 부분이 이해가 안 가더라."

오키드가 당신이 잠궈놓은 방문 사이로 툴툴댄다. 당신은 투덜거리는 소리를 반주삼아 청바지와 노란색 셔츠를 갈아입었다.


당신을 여기로 데려온 게 뭐던간에 당신이 입고 있던 옷을 다 벗겨버리고 이 세상에 당신을 뚝 떨궈버린 바람에, 당신은 홀랑 벗은채로 며칠간 캔털롯 거리를 누벼야 했었다. 늘 벗고 사는 게 일상인 포니들이 왜 당신이 벗고 다니는 걸 이리 쪽팔려 하는지 이해를 하지 못했던 건 자명한 사실이거니와, 어쨌든 당신은 돈이 마련되는대로 캔털롯 의류점에 가 당신이 입을 옷을 주문 제작하였다.

당신은 주문 제작한 옷의 제작 공정을 다 감시할 수 밖에 없었다. 그냥 캐주얼하게 그냥 저냥 입고 다닐 옷이면 족한데도, '디자이너 재량'으로 옷이 기괴한 꼴로 만들어진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옷 제작을 담당한 디자이너 포니 파인 실크는 1년 365일 입고 다니는 소위 이세계의 문명 '평상복'의 컨셉 자체에는 대단히 흥미로워하면서도, 당신이 삐까번쩍한 패션 자체에는 관심 없다는 사실을 알자 내심 실망한 눈치였다. 어쨌거나 당신과 그 디자이너는 말이 통하는 구석이 있었고. 당신은 곧 그 가게의 단골 손님이 되었다.

"문화 차이거든? 다문화 존중 좀 해주지 그냐."

청바지 주머니에 집 열쇠를 쑤셔박으며 당신은 대답했다.


오키드와 함께 당신은 축구 경기장으로 향했다. 원래 당신은 스포츠에 열광하는 남자는 아니었으나, 이퀘스트리아의 홈 엔터테인먼트 기기는 그렇게 발전하지 않은 까닭에, 스포츠 경기 관람밖에는 시간 때울 거리가 딱히 없었다. 처음엔 그냥저냥 봤지만 점점 진심으로 빠져들게 되었다.

"아참. 너 아침 안 먹고 나왔지? 옛다. 바나나 먹어라."

오키드가 안장 가방에서 바나나를 꺼내 당신에게 내밀었다. 정말 저 농담 질리지도 않는 모양이다. 이퀘스트리아 포니들 입장에선 인간은 지능이 비정상적으로 발달한 원숭이 비슷한 취급이었으니 통하는 농담이다. 당신은 코웃음을 쳤지만, 그래도 내미는 바나나는 받아들었다. 마침 배고파 요기를 하고싶기도 했고, 기분이 약간 상했지만 바나나가 음식이라는 건 어디 안 가기 때문이었다.

"그러고보니까 내가 지구에 있을 때 서커스단에서 너 닮은 이상하게 생긴 말을 본 것 같은데 말이지.."




서커스단 조랑말.jpg


당신의 친구랑 이런 시시껄렁한 농담을 주고받으며 걸은지 얼마나 됐을까.. 당신도 모르게 축구 경기장 앞에 도착해 있었다. 다른 친구 두 친구들이 매표소 앞에 서 있는 게 보여 당신은 둘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키가 큰 황갈색 털가죽의 페가수스 암말이 분홍색 갈기를 빵모양으로 묶고 서있었으며, 그 옆에선 다부진 체격의 어스포니 숫말이 마찬가지로 서 있었는데, 노란색 털가죽에 백색 갈기를 달고 있었다.


페가수스는 당신을 보자 마자 반갑게 어께너머로 당신을 껴안았다. 중심을 잡기 위해 날개를 펄럭거리면서 말이다. 당신도 약간 웃어준 후 다시 페가수스를 안아주었다. 

포니들은 가까운 친구들 사이엔(인간 입장에선 조금 낯뜨겁다 싶을 정도의)포옹 같은 애정 표현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또한 친구들 사이엔 자기의 은밀한 부분을 보여주는 것도 전혀 꺼리지 않는다. 이것은 당신이 이퀘스트리아에 와서 깨달은 사실 중 하나이다. 당신이 이런 걸 약간 거북스러워 했다. 오키드는 그걸 알아챘고, 아무리 당신과 친하다고 해도 필요 이상으로 당신에게 다가가진 않았다. 당신은 오키드밖에 이런 점을 이해해주지 않는다는 점이 못내 꺼림칙했다.

당신은 오키드에게 언젠가 인간의 생활 습관에 대해서 말해준 적이 있었다. 대부분 혼자만의 공간에서 여유롭게 사는 걸 좋아하고, 밀착된 관계는 어지간하면 꺼린다는 걸 말이다.

"그러니까.. 인간들은 파티같은데서도 서로 붙어서 안 놀고 다들 빳빳하게 영역 침범 안 하고 서 있기만 한다는 거지? 그럼 파티가 뭔 재미야?"

당신은 혼자만의 공간은 그런 것이 아니라고 설명하고 싶었으나, 오키드는 제멋대로 이해해버렸다.


(중략)


당신은 실버 스크립트와 해리어의 발굽에 다시 반가움의 표시로 주먹을 맞댔다.

"안녕, 늦어서 미안하다."

"괜춘, 경기 시간 딱 맞춰서 온게 용하다."

실버가 앞발을 살살 흔든다. 염려 말라는 의미였다.

"그나저나 이번 경기, 미노타우르스가 히드라즈 완전 개발살낼거같지 않냐?"

꽤 찐한 메인하탄 억양 사투리로 실버가 말한다. 희한하게 이퀘스트리아와 지구는 비슷비슷한 구석들이 많았다. 예를 들면 도시 이름이라던가 도시 구성이라던가, 문화 같은 것들 말이다.

하지만 더 이상 이질감은 들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새로 대관식을 올린 트와일라잇... 이였던가.. 어쨌든 새로운 공주가(혈연으로 공주직이 세습되지 않는다는 건 조금 특이했다고 당신은 생각했다. 뭐 이퀘스트리아 문화권에선 또 모를 일이지만) 당신한테 걸어준 이케스트리아 어(語) 학습 주문 및 통역 주문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간 지금 이퀘스트리아의 도시와 마을 이름들에 별 다른 이질감은 느끼지 못하고 있다. 간혹 지구의 영단어에 있는 표현이 이퀘스트리아어에는 없는 경우가 있고 그래서 지구식 문법을 아직도 약간 쓸 수는 있지만, 그래도 알던 단어들이 전부 이퀘스트리아식 단어로 덮어쓰기를 당했기 때문에, 당신은 당신이 지금 영어를 하는지 이퀘스트리아어를 하는지 확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간혹 나오는 당신의 외계적 표현에 어떤 포니가 딴지를 걸면 기분이 꽤 묘한게 당신도 모를 기분이었다. 어쩌면 약간 고립된 기분이 들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래도 일단 말이 통했으므로 이 땅의 기제류들과 교감할 수 있었으니 그게 또 어디냐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여기 와서 말(馬)과 말(語)이 안 통했을때는 얼마나 혼란스러웠는지..

당신은 이제 영어가 아주 약간 섞인 이퀘스트리아어를 구사한다. 당신도 이 점을 잘 알고 있고, 이제 익숙해진대로 익숙해진 터라 별 신경쓰지 않는다. 친구들은 당신의 억양이 살짝 독특하덴다. 뭐 그냥저냥 독특하다고 할 뿐이지, 알아먹을 건 다 알아먹는다.

"그건 니생각이고 임마! 히드라즈는 이번 시즌에서 한 번도 진적이 없는 캐 상승세거든? 메인하튼 미노타우르스가 오히려 관광당할거다!"

당신과 오키드는 발굽과 손벽을 짝 소리가 나게 맞댔다. 둘다 같은 팀 빠질을 하고 있었으니까. 실버가 막 대꾸하려던 찰나에 해리어가 실버의 말을 막고 대뜸 입을 열었다.

"저기, 아저씨들? 곧 경기 시작하거든?"

말을 마치며 해리어는 막 검표소쪽을 통과했다.

당신을 위시한 남정네 셋은 서로 투쟁심 만연한 표정을 지으며 해리어를 따라 지정된 자리에 앉았다. 오늘 관중석은 만원이었다. 인간을 처음 보는 포니들이 당신에게 시선을 집중한다. 익숙해진 일이다. 이퀘스트리아에 인간은 당신 혼자뿐이지 않는가, 보통 포니들은 당신을 매우 재밌는 것 본다는 양 샅샅히 훑어보던가, 아니면 털 없는 키 큰 유인원을 보고 지례 겁을 먹고 도망가거나 아니면 역겨워하기 일수였다. 더 이상 당신은 그런 시선들을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인식을 바꿔나가면 될 일이고, 그 인식이 빠르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란 걸 당신은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는 매우 흥미진진했다. 캔털롯 히드라즈가 후반전까지 우세했으나, 메인하튼이 10분을 남겨두고 동점골을 넣어 연장전까지 경기가 이어졌다. 팽팽한 경기였지만, 당신과 오키드와 해리어를 포함한 히드라즈 팬에겐 매~우 실망스럽게도, 매인하튼 미노타우르스 팀이 패널티킥에서 캔털롯 히드라즈팀을 재치고 우승해버렸다.

하지만 경기 내내 뭔가 않 좋은 기분이 들었다. 뭐라 딱 찝어말할 순 없는 거북한 기분이 들었지만, 경기에 집중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였다. 경기는 그런 기분을 무시할 정도로 매우 흥미진진했고, 그저 기분탓이겠거니 하고 당신은 넘겨버렸다.

실버가 당신이 응원하는 팀이 졌다고 유쾌하게 놀려대는 걸 들으면서, 한 명(名)을 포함한 세 기(驥)의 일행은 평소 모이면 자주 가는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페가수스 포니는 물고기를 먹을 수 있는 관계로(페가수스의 신체 구조가 맹금류와 약간 유사한 면이 있어 육류나 어류같은걸 부담없이 섭취 가능하다고 한 것 같다. 하지만 이 행성의 발굽달린 네발달린 동물들은 지성과 이성을 겸비한 경우가 있어서, 육류는 터부시되는 경우가 많다.) 레스토랑이나 카페같은 곳에 가면 흔하게 생선 요리같은걸 팔기도 한다. 단백질 부족으로 쓰러질 일은 없으니 당신에게는 다행인 일이다.

당신이 갈 레스토랑은 숭어 튀김을 기가막히게 내놓는 곳이였다. 물론 채식주의자 포니용 매뉴도 충실해서 목에 기름칠(?)하러 온 페가수스들 말고도, 유니콘이나 어스 포니들도 많이 들리는 곳이었다.

"그나저나 유동닉(anonymous)아. 니 생일이 언제냐? 친구 사이에 이것도 지금껏 안 물어보고 좀 해괴하긴 한데... 그래도 내일이 네가 이퀘스트리아에 온 지 1주년이 돼는 날인데, 니 생일파티를 한번도 안 열어준게 맘에 쫌 걸리더라."

당신은 잠시 먼산을 보고 있다가 대답했다.

"나도 몰라, 이퀘스트리아 달력은 지구 달력보단 좀 장수가 많잖냐. 이퀘스트리아는 지구의 1년 365일보다는 한 해가 더 기니까, 그리고 달마다 이름 붙여놓은것도 다 다르고, 그래서 지구에서의 내 생일 날짜를 말해준들 여기서 맟춰보긴 어려울 것 같은데?"

사실이 그랬다. 이퀘스츠리아는 1년이 각각 20개의 달로 나뉘어졌고, 그 달은 각각 20일로 나뉘어졌다. 세 기 이상의 준신급 포니들이 태양이나 달을 아우르는 천체를 전부 다스리는 관계로 윤달 따윈 생기지 않았다. 왜냐면 윤달은 지구가 태양의 주변을 공전하면서 생기는 오차 때문에 생기는것이니, 그런고로 여기에 지구의 양력을 대입해봤자 별 소용 없는 것이다.

1일 또한 지구보다 더 길었다. 지구의 1일 하고도 12시간이 대충 이퀘스트리아의 1일 수준이던가, 어쨌든 이퀘스트리아 포니들은 1일을 20시간으로 정해 놓았다. 이퀘스트리아의 한시간마다 지구의 두시간이 흘러간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완전히 정확한 건 아니지만, 어쨌든 당신은 이퀘스트리아와 지구간의 시차(?)에 적응하려고 부단히 노력을 해야만 했었다.

"그럼 내일을 네 생일로 정하는 건 어때, 그러니까.. 음.. 생일 비슷한 걸 기념할 만한 날은 네가 여기에 온 날 밖에는 없잖아."

해리어의 질문에 당신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듣고보니 그렇네... 음... 그럼 어쩔 생각인데?"

오키드가 대신 대답했다.

"선물 사주고 근사한 파티 한판 여는 거지! 어떠냐?"

웃음이 나왔다.

"괜찮네 그거. 아참, 선물은 괜히 사지 말어. 솔까 지금 뭐 특별히 가지고 싶다거나 한 건 없으니.. 아참! 세렌도 내일 휴일이니까, 세렌도 데리고 온다."

"거 좋네! 니 집에서 14시에 만나자. 술은 내가 사 올 테니 꽐라될 준비나 해 놓으라고!"

오키드가 앞발을 힘차게 휘두르며 말했다.

내일 약속도 잡았겠다, 당신을 포함한 한 명과 세 기의 일행은 내일을 기약하며 일일히 해어졌다. 헤어지기 전 오키드가 당신에게 괜찮냐고 물어본다. 아무래도 당신의 안색이 약간 안 좋았던걸 알아챘나보다. 당신은 그저 피곤해서 그렇다고 대답했지만, 어째서 그런지 내심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당신은 오후타임으로 스파의 안마사 일을 한다. 오늘 당신 앞으로 된 예약은 만원 사례다. 스파 안마사 직장을 소개해준 것은 오키드였다. 안마사에게 있어서는 아무래도 발굽보다는 손이 더 일하기도 편했고 손님들도 호평이었거니와, 안마 기술을 배우는 데에는 별로 시간이 걸리지 않았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당신의 직장 동료 세렌은 당신이 아는 중 가장 친절한 암말이었다. 같이 스파 건너에 있는 작은 집에서 살게 된 관계로, 세렌과 당신은 오키드와 당신 사이의 우정 수준으로 급속히 친해졌다. 그러니까 당신은 세렌을 여자 형제 비슷한 정도로 여기기 시작했다.

스파에 도착해 문을 열고 들어가 직원 전용 방으로 갔다. 보라색 털가죽의 유니콘, 세렌이 막 점심을 마친 찰나였다. 당신을 보며 환하게 미소를 짓더니 애정을 듬뿍 담아 당신의 품에 얼굴을 묻고 부빈다.. 당연히 이건 완전 플라토닉한 거다. 그 정도로 세렌은 모두에게 친절하게 대하니까 말이다.


"오늘은 좀 일찍 왔네?"

포옹을 풀면서 세렌이 말한다.

"아아, 더 이상 할 일도 없고 해서, 그냥 밀린 예약이나 빨리 해결할까 해서 왔지."

이렇게 대답하곤 당신은 작업용 유니폼을 입는다. 파스텔 톤의 파란색과 녹색의 유니폼으로 스파의 인테리어 색깔과 깔맟춤한 옷이었다... 약간 여자들이나 입을 법한 색상과 디자인의 옷이였으나. 머나먼 타지까지 와서 쫄쫄 굶는 것보단 남자의 자존심을 꺾는 편이 더 낫다는 걸 당신은 아주 잘 알고 있다.

"요것 봐라? 군기가 아주 바짝 들었는걸! 아참, 아침에 나갈 때 인사 못한 것 정말 미안하구, 나 중요한 손님이 있어서 일찍 나가봐야 하거든? 일 잘해~ 말 안해도 알아서 잘 할테지만~"

알았다고 짧게 대답을 한 후, 당신은 스캐쥴 표를 본다. '모닝 글로리'가 11시 예약을 취소했고(다시 말하지만 이퀘스트리아의 시간 관념은 지구랑은 다르다) 10시 20분에 레인드랍, 그러면 오늘 처음으로 예약된 손님은 10시 정각에 블루블러드 왕자... 아 썅.. 또 이놈이냐... 그 한눈에도 밥맛없어보이는 왕자는 스파에 방문할때마다 당신에게 되도 않는 유혹을 하고 난리다. 그럴때마다 안마를 하는 당신 입장에서는 여러 군대를 주물럭거리는 만큼 굉장히 기분이 어색하고 또한 불쾌한 쪽으로 낯뜨거웠다. 여기는 건전 업소다. 마사지를 해준다고 다 윤락 업소가 아니라고 이 화상아!

뭘 모르는 암말들이 블루블러드 왕자를 얼굴만 보고 좋아하긴 한다. 당신은 이성애자다. 당신은 남에게 등짝을 보이는 건 별 취미 없는 사람이었다. 등짝을 보는 것도 별 취미 없기는 마찬가지였고! 

당신은 고백을 정중히 거절했으나, 그놈의 왕자는 전혀 알아듣질 못했다. 아니면 그럴 생각이 처음부터 없었던가. 우리는 애초에 종족이 다르다고 설득해도 전혀 물러나질 않았다.

당신은 또한 이생물 성애자도 아니다. 당신이 만나왔던 대부분의 사람들도 보통 그랬다. 하지만 이퀘스트리아는 사정이 좀 달랐다. 지성이 있는 종들 중 서로 다른 종들끼리 짝을 짓는 문화는 별로 생소한 일이 아니었다. 가령 포니가 그리폰이랑 연애한다거나, 아니면 미노타우르스, 혹은 어린 드래곤과도 사귀는 걸 당신은 목도했다. 소수의 포니들과(그러니까 블루블러드 그 망할것까지 포함한)과, 그 외의 지성을 지닌 다른 종족들중 몇몇은 당신에게 그런 쪽으로의 관심을 요구한 적이 있었고, 그럴 때마다 당신은 정중하게 거절했다. 그중 미노타우루스가 가장 흔했는데, 아무래도 인간이랑 체형이 닮았다 보니 거부감이 생기지 않아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당신도 암컷 미노타우루스의 몸매는 꽤 인정하는 편이다. 얼굴은 빼놓고서라도.. 그리고, 아무리 덩치가 작은 미노타우루스라도 당신보다 2배는 넘게 크고 그런 거인급의 여자랑 같은 침대에서 잤다간 뼈도 못 추릴 거라는 사실도 제외하고서라도.

지구에 있을 땐 당신은 수인물(Furry)성애자도 분명 아니었다. 하지만 이퀘스트리아에 오면서 타락(?) 하는 바람에 거부감은 아주 쬐금 잦아든 상태다. 그도 그럴게 애초에 여기는 말 하고 생각하는 생물들이 죄다 털 달린 생물밖에 없지 않나..

당신은 한숨을 푹 쉬고는 오늘 예약을 다 숙지한 뒤 예약표를 덮었다. 첫번째 손놈 예약은 상상하기도 싫을 정도로 끔찍한데다가, 그 원인 모를 무기력증도 오늘 일하는 내내 따라다닐 기세다.


휘유.. 하지만 일은 해야지 어쩌겠나..





당신은 소파 위에 몸을 던졌다. 몇시간 일한 뒤의 피곤이 아주 잠시 사라지는 기분이 들어 걸쭉한 신음 소리를 내뱉었다. 세렌이 주방에서 나와 당신이 아무렇게나 벗어 던져버린 웃옷을 정리하며 방 정리좀 잘 하라고 뭐라 중얼댄다. 너무 지쳐서 뭐라고 하는지 잘 들을수가 없다.

세렌이 밥 먹을 거냐고 물어본다. 당신은 점심 많이 먹어서 괜찮다고 말한다. 사실 약간 출출하긴 했지만, 여기서 일어나 뭘 먹고 싶을 정도로는 아니었다. 당신은 느릿느릿하게 소파 옆에 있는 탁자에 놓인 책을 하나 집었다. 어제 미처 못 본 부분부터 이어서 보려는 것이다.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피로도 점점 심하게 쌓였다. 왜 이리 피곤할까? 오늘 그리 무리한 적은 없는데, 시계를 보니 겨우 저녁 5시 15분이다. 몸이 알아서 축 늘어지므로, 당신은 이른 저녁부터 자는 것도 나쁘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다. 너무 피곤한 나머지 당신은 방으로 들어가지도 못하고 소파에 말뚝이 박힌 듯 그대로 누워버렸다. 머리가 띵하다. 사실 몸 전체가 안 띵한곳이 없었다. 대체 무슨 일인거지? 약간 이상한 기분이 드는 날이었지만, 점점 더 걱정스러울 정도로 이상해지고 있다.


세렌을 부르려고 했지만 입을 열 기력도 없었다. 공포에 질려 허둥대는것도 잠시, 당신은 깊고 어두운 무의식으로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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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김장하느라 좀 소홀했습니다.

본격적인 내용은 2편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신고



>일어나 거울을 보니 니 모습이 이렇게 변했다.

>어쩔래?


4chan의 포니 변신 스레드는 http://kysslave.tistory.com/413<===전에 여기서도 말했듯이 인간이 포니로 변했을 때 일어날 법한 해프닝과 포니로 변한 이후의 자신에 관한 자아성찰, 혹은 자아붕괴, 아직도 남아있는 인간성에 대한 갈등, 기타 포니로 변했을때 일어날 모든 가능성을 다루는 스레드입니다.

뭐 잡설은 그만 두고 본론으로 들어가죠. 그럼 재밌게 보세요 ^^

*이 블로그는 일단 전연령 블로그이기 때문에, 성적 묘사의 농도가 심한 부분은 일단 걸러내고 올렸습니다.

무삭제판은 http://pastebin.com/JX0gtXU8<===== 여기에서 보시면 됩니다. 주소 수정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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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성


귀가했다. 진심 젠장맞도록 더운 날씨였다. 

때는 한 여름이다. 열대야다. 안 그래도 난 더운거라면 딱 질색을 하는 성격인데, 땀이 나고 가려운 후덥지근한 이 와중에도 안에서 더위를 가시게 할 방법도 딱히 없으므로 더 짜증만 났다.

에어컨을 키려고 해도 전기세가 아까워 못 킨다. 그냥 휴대용 선풍기를 켜서 종이 부스럭거리는 소음만 하염없이 음미하고 있을 뿐이다.. 나 참...

가방을 소파 아무데나 휙 던져 두고, 냉장고를 열었다. 음료수 한 캔이랑 과자 한 봉다리를 꺼내 탁자 위에 올려 뒀다. 오늘의 캠퍼스 라이프는 여타 다른 날과 다를 바 없는 지루하기만 한 일과였고, 오늘 주간 알바는 또 더럽게 힘들어서 사람 진을 쫙 빼놓을 정도였고, 밤중에는 또 할일 없이 잉여하게 누워있고.. 아무렇게나 축 늘어져 누운 채로 노트북으로 겨우 손을 뻗어 전원을 켰다.


평소에 습관을 들였던 대로 인터넷 서핑을 시작했다. 잘 다니는 사이트에 글이 새로 리젠되어있는지가 주요 확인 요소다. 4chan 쪽을 확인해봤다. 이 잉여새끼들이 뻘글만 쌀 뿐 재미있는 내용은 하나도 없어서 빠르게 관뒀다. 이 곳에서 잉여짓하는 미쿡놈들이 날 좀 웃겨줘야 아무래도 살 맛이 더 나겠는데도 말이다.

땅이 꺼져라 한숨을 푹 쉬고 뒤로 뒹구르르 누웠다. 헤드폰을 벗을 생각도 안 한채 천장만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게임이나 할까?.. 에라.. 그것도 귀찮다....


문득 인생에 대한 회한이 찾아온다. 그렇다. 문득 요새 맨날 같은 일만 챗바퀴 돌듯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 가고, 알바 하고, 씨발 한두시간 쯤 밖에서 서성거리다가 집으로 돌아가고, 딸 치고 자고... 완전히 회색빛 인생이라서 내 성격도 이리 암울해지나 싶다.

일단 내 꿈인 컨셉 아티스트직을 맡으려면 대학을 졸업해야 되는데 대학 등록금은 더럽게 비싸고, 거지소굴이나 다름없는 아파트 집세 내는 데 드는 돈이 싸냐 하면 또 아니고.. 이렇게 금전적으로도 쪼들리는데 만사에 의욕마져도 안 생겨 여가시간에 뭘 할 기운조차도 안 난다.

음료수 캔을 다 비우고 거한 트림을 뱉어냈다. 아무렇게내 캔을 구긴 후 쓰래기통에 던졌다. 

빗나갔다..

 아오.. 내 인생 왜 이래 진짜!! 나는 누워서 아둥바둥거리며 짜증 섞인 괴성을 질러댔다. 내가 깔고 있는 침대 메트리스도 내 인생마냥 삐걱거린다.


갑자기 폰에 진동이 왔다. 보니까 내 친구 닉이 문자를 보낸거였다.

"여 무짜! 금요일날 올꺼여?" (*Muzza는 영,호주권의 이름 Murray의 애칭. 참고로 이 팬픽 쓴 사람은 호주사람임)

"그래야겄다.. 존나게 놀아야 기분이 좀 풀릴랑가.. 제니도 온대냐?"

"온대니까? 너 씨발 매너없게 추리닝 입고 오지 마라 ㅋ 아주 광란의 밤을 지내보자고"

"좆까 씨발아 ㅋ, 그때 보자."


폰을 내려두고 또 한번 한숨을 쉬었다. 사실 난 그런 부류의 파티에는 별로 끼기 싫었다. 귀청떨어지는 음악에, 꽐라들에, 약에, 사람 불쾌하게 만드는 병신들까지.. 완전 내 취향이 아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제니가 온다고 하니까 가는 거다. 걔는 매력적인 타는 듯한 붉은 머리에, 똑똑하기까지 하고, 슴가는 또...... 내가 본(야동 배우나 연예인들을 제외한)중에서도 매우 큰 끝내주는 여자였다.

약간 통통하긴 했지만 비만 정도는 아니고, 그냥 보기 귀여울 정도로 좋았다. 딱 봤을때부터 점을 찍어두고는 있었지만, 희한하게 썸을 탄 적은 한번도 없었다. 이런 난장판 파티에서 말을 붙이는 건 별로 로맨틱한 접근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말을 일단 붙여놓으면 다음번에는 좀 덜 어색해지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때 갑자기 skype 폰 채팅 신호음이 울려 생각에서 깨어났다. 부재중으로 설정해 놨는데 어떤 놈이 메세지를 보낸 건지, 그리고 skype쪽으로 연락하고 지내는 사람은 아예 없는데도 말이다.

보니까 '변성'이라는 사람이 보낸 대화 요구 메시지다.


대체 누구야? 스팀 친구 중 휴대폰 메세지까지 주고 받을 정도로 친하게 지내는 사람은 없고, 아까도 말했듯 내 친구 중 skype를 사용하는 사람은 없다. 손을 잠시 입으로 가져다 댄 후 약간 생각을 좀 하다가 채팅창을 열어 보았다. 소개문 비슷한 게 적혀져 있었다.


"머레이 그리피스 귀하, 곧 수송 작업이 시작될 것이니 귀하의 주거지를 떠나지 마시길 바랍니다. 매우 중요한 사항이므로 지시에 따라주시길 바랍니다. 그럼 내일 뵙도록 하겠습니다"

 

'변성 주식회사' 백


뭐야, 이 수수께기같은 문장은? 약간 소름끼치기까지 한 메세지였다. 오늘은 금요일도 아니고 밤에 집을 나갈 생각따윈 없지만, 그래도 이 메시지를 보니 괜히 불안해졌다. 생각해보라 당신의 신상정보를 다 알고 있는 수수께끼의 인물이 내일 당신을 찾아간다는데 소름이 안 끼칠 사람이 있을까? 여튼 지랄맞도록 소름끼치는 메세지였다.

대화 수락 버튼을 누르고 그 놈에게 질문을 던지려 했지만, 그 '변성'이라는 놈은 오프라인 상태였다. 


"뭐여.. 그럼 못 물어보는 건감?"


혼자서 중얼거린 후 노트북을 끄고 다시 원래 있던 탁자 위로 올려놓았다. 시간이 몇신지 궁금해 시계를 보았다. 12시 54분이다....

 

이런 썅!! 집에 온게 7시고 온 뒤에 인터넷 서핑좀 한게 다인데 벌써 1시가 다됐네?


시간을 보니까 갑자기 잠이 밀려오길래 침대로 기어들어갔다. 뭐가 뭔진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지만, 뭐 심각하게 생각할 꺼리는 아닌 듯 싶었다. 그냥 누군가의 장난질일 게 분명하니 마음 둘 것 없다- 생각은 이렇게 했지만서도 내심 불안했지만, 너무 피곤해서 더 생각하고 말 것도 없이 그냥 잠을 자기로 했다.

옷을 다 벗고 침대에 대짜로 누웠다. 다리 아래로 침대 시트가 감겨오는게 느껴진다. 오늘같은 날씨에 뭘 더 깔고 자기엔 너무 더운 날씨지만 희한하게도 죽도록 피곤해서 그랬나 별 불편이 느껴지지 않았고, 그대로 곪아 떨어지고 말았다.

그리고 꿈을 꿨다. 지독하게 이상하고 고통스러운 꿈이였다. 기묘한 소리랑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변조된 음성의 대화들이랑... 그리고... 말(馬)? 말 비슷한 걸 본 것 같은데.. 어쨌든 상식적으로 이해가 돼지 않는 꿈이였고, 실질적으로 아프다거나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지독하게 고통스러운 꿈이었다. 무슨 종류의 고통인지 설명하기는 불가능 하지만 어쨌든 그랬다.

그래도 꿈에서 깰 생각도 하지 않은체 나는 그대로 누워 있었다. 시야가 오묘하게 뒤틀어지는 걸 느끼며, 곧 나의 무의식마저도 무저갱으로 빠져들고 말았다.





일어났다. 약간의 두통끼가 드는 건 덤이었다. 사실 몸 구석구석 안 쑤시는 곳이 없었다. 욱씬욱씬한 통증 말고도 본능적으로 뭔가 이질감이 느껴졌는데, 몸이 좀...많이... 변했다는 것이다.

뼈 마디 하나하나가 다 다른 곳으로 옮겨간 기분이 들었다. 손 발이 말 그대로 오그라든 기분이 들어 펴지질 않는다..


갑자기 눈이 확 뜨였다. 혼란스러웠다. 누가 나를 납치해서 못 도망가도록 뼈라도 부러트려놨나? 

이렇게 제 정신을 차리고 나니 더 희한한게 있었는데 온 몸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부드러운 담요로 둘러쌓인 것 같고, 그것도 꽉 껴서 갑갑한 기분이 아닌 원래부터 몸에 있었던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이었다..... 현기증이 난다.....그만... 더 이상 그것에 관해서 신경을 쓰면 아주 돌아버릴 것 같아 신경을 끊기로 했다.

그 대신 또 뭐가 변했는지 상황 판단을 위해 주변을 둘러보았다. 몸이 벌벌 떨려왔다. 원래 내가 살던 방이 아닌데?! 물론 똑같은 침실이긴 침실이지만, 내 방 벽지는 연보라색이 아닐 뿐더러, 가구도 이렇게 많지 않았다! 

어두워서 이정도밖에 자세히 보이지 않는다. 왼쪽 머리맡에 등이 하나 있는 것 같다. 그걸 한번 켜 봐야겠다.


등을 키려고 갖은 애를 다 썼는데도 불구하고, 몸이 평소처럼 내 말을 듣지 않는다. 다친것마냥 아프지는 않았고 어쨌든 움직일 수는 있었길래 누가 내 뼈를 다 부러트려놨다는 가설은 틀린 셈이 되었다. 하지만.... 그래도..... 내 손가락이랑 발가락을 왜 더이상 움직일 수 없는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리고 왜 아까부터 계속 내 몸 자체에 이질감이 드는 것일까?

몸만 계속 꿈틀거리다가 결국 어떻게 오른팔이 등에 닿아 스위치를 키려고 팔을 뻗었는데.....


세상에....


내 팔이...


손가락이 보이지도 않는.... 완전히 뭉특한 모양새의 실루엣이다....


그리고 평소에 구부려지지 않는 방향으로 팔이 구부려진다....


'세상에.. 내 몸에 대체 무슨 짓들을 한 거야!'


이런 의문이 끊임없이 들었지만, 일단 경악은 접어두고 불을 켜기 위해서 등의 커다란 버튼으로 팔을 가져다 댔다. 갑자기 방 안이 확 밝아져서 눈을 찡그렸다. 익숙해질까지 벽을 보고 있었다. 내 모습을 보는 게 어쩐지 두려워졌다.

일단 숨을 크게 들이쉬고 마음을 단단히 먹은 후, 나는 내 몸을 내려다보았다. 더 이상 인간의 형태가 아니였다. 그 점은 뻔했다. 왜냐면 내 몸은 밝은 분홍색 털에 쌓여 있었고, 목은 너무 길어졌고, 발은 아주 몽툭해졌으니까!! 정말 내가 상상할 수 있는 어떤 것보다 더 내 몸은 더 괴이하게 변해 있었다.

약 20년평생을 통틀어봐도 지금 내 모습과 비슷한 모습을 한 생명체는 본 적이 없었다. 다시 한번 몸을 돌아보았다. 팔은 다리와 비슷하게 변했고, 끝부분은 원형인게 아무래도 발굽 비슷한 것 같다. 털로 뒤덮혔다는게 좀 다르지만.. 나는.... 핑크빛 털을 뒤집어쓴 발굽달린 괴물 비슷한 걸로 변한 것 같다... 뒤에서 뭔가 움직이는 것 같아 돌아보니.. 파란색 꼬리로... 바로 내 몸에 달린 꼬리였다...내 몸이.. 완전.. 외계인처럼..변해버렸다!!


실로 비명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나는 여자애들처럼 비명을 질렀다. 사내놈이 비명을 지르다니 쪽이 팔릴 노릇이지만, 이런 상황에선 비명을 안 지를 사람은 없으리라. 그런데 뭔가 좀 이상하다.. 아무리 여자애들처럼 비명을 질렀다지만. 이건 너무 여자 목소리 같다.... 또 한번 혼란스러움과 현기증이 올라온다...





어제까지만 해도 손이었던 내 앞발을 들어 몸에 난 털을 계속 긁어냈다. 벗겨내려는 것이다. 원래 나한테 나 있던 것이 아니니까, 벗겨내야 한다.. 갖은 애를 다 썼지만 그저 아프기만 할 뿐, 털은 아직도 수북하게 나 있었다. 포기하고 팔을 내렸다. 눈에 눈물이 고였다.


침대맡에 머리를 묻고 펑펑 울기 시작했다. 훌쩍거리는 소리는 여전히 내 예전 목소리보다 몇 악센트 더 높은 목소리였고, 그 점 때문에 더욱 더 슬펐다.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내가 대체 무슨 죄를 졌기에?


갑자기 덜컥 하고 방문이 열렸다. 화들짝 놀라 침대 아래로 내려가 숨었다. 이런 모습은 누구한테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이런 괴물을 누가 보면 실험용으로 실려 갈 것이 뻔할 테니!

..하지만 들어온 것은 인간이 아니었다. 흰색 가운을 입고 있는 갈색 털가죽의 말 비슷한 생명체였다. 흰색 갈기와 꼬리를 달고 있었고.. 이마에 난건... 설마... 뿔이야?!?!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건지 파악하기도 전에 그 말이 먼저 입을 열었다.

"코랄 팔레트 씨. 드디어 일어나셨군요."

남성스러움이 물씬 풍기는 목소리다.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째서 저 말이 내 이름을 알고 있는 걸까? 알려준 적도 없는데...

....고개를 흔들고 다시 생각했다. 대체 왜 나는 '코랄'이라는 내 이름에 무언가 위화감 같은걸 느끼는 것일까? 나는 내 약 20평생을 '코랄 팔레트'라는 이름으로 지냈는데, 왜 이렇게 낯선 이름을 듣는 것 같지?

잠깐.. 이거 이상해.. 코랄 팔레트라는 이름은 보통 사람이 쓰는 이름은 아니다. 전에 엄마도 날 이런 이름으로 부른 적이 없었으니, 이건 절대 내 이름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내 이름을 떠올려보자니.. 코랄 팔레트라는 것 밖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씨발.. 내 진짜 이름이 왜 기억 안 나는거야?!!

나는 나를 찾아온 의문의 방문객에게 다시 시선을 집중했다. 화가 나 머리에 피가 쏠렸다. 저 말이랑 내 몸이 비슷한 걸 보니 아마 저 놈이 수작을 부렸을지도 모른다.

"도대체 무슨 수작을 부린거야! 뒷발로 확 걷어차불기전에 말해!!"

절규하듯 성질을 부렸다.... 갑자기 뭔가 기묘한 기분이 들어 입을 내 앞발굽으로 막았다.

이건 내 목소리가 아니다! 아까침도 분명 이상한 점은 얼핏 느꼈지만, 그저 아주 긴장해서 목소리가 가늘어졌거니 라고 간신히 생각하며 넘어갔는데... 그런게 아니다.. 그런게 아니었다.. 목소리마저 더 높고 부드러운, 여성스러운 목소리로 변한 것이다...

하지만..목소리도 그렇지만.. 왜 내가 '뒷발로 걷어 찬다'라는 말을 한 걸까?

"뒷발..뒷발로..걷어..차..

웅얼거리며 내가 한 말을 다시 해 보았다. 무언가 해서는 안될 욕을 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뒷발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다니.. 내 이름뿐만 아니라 내가 알던 어휘마저도 갑자기 변해버린 건가?

"팔레트 양, 진정하시죠. 그런 심한 말을 할 것 까지야 없지 않습니까?"

여전히 사무적인 태도를 잃지 않은 채로 갈색 털가죽의 말이 말을 이었다.

양... 사람 이름 뒤에 붙이는 '양'이라면 보통 여자한테나 붙이는 것이다... 순간적으로 나는 앞발굽을 들어 몸의 아래 쪽을 더듬어보았다..

사라졌다..

그동안 나의 자랑거리이자 나한테 쾌감을 선사했던 물건이 사라졌다. 필사적으로 발굽을 뻗어 원래 있던 자리를 더듬어봤지만, 갑자기 예기치 못한 찌릿 하는 느낌이 느닷없이 척추를 타고 올라오는 바람에, 흠칫 놀라 발을 뺐다. 도저히 믿을수가 없어 나는 고개를 내려 내 하반신을 보았다. 암말의 생식기와 다를 바 없는 것이 하나 나있었을 뿐이었다.

충격에 휩싸여 뻣뻣하게 굳은 고개를 겨우 뒤로 누였다.
아.. 이건 진짜 감당하기 힘든 현실이었다..

네 다리를 모아 몸을 한껏 웅크렸다. 다시 한번 눈에선 눈물이 끊이지 않는다. 전 평생 흘렸던 눈물보다 오늘 아침 흘린 눈물이 더 많을 것이다.갑자기 여성 호르몬이 몸 안에 흘러서였는지도 모르겠지만... 갑자기 분홍색 외계 말이 돼어버렸는데 안 울고 뭘 어쩌라구!!!!

어께 위로 무언가가 올라왔다. 고개를 틀어보니 아까 그 갈색 숫말이 내 등 위에 앞발을 올리고 있다... 숫말? 저게 숫말이라면 지금의 나는 암말이라고 해야 되는 걸까.. 어쨌든 그 말은 안쓰럽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고, 나를 위로해주려는 듯 했다.

바로 그 말의 앞발을 치워버렸다.

"저-저- 저리 가아-!"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 입을 열었다. 또 한번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고 온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때 뒤에서 초인종 소리가 들리기에 그 갈색 말은 문쪽으로 급하게 뛰어나갔다.
"아 신청자분께서 오셨으니, 코랄양 준비가 다 끝났다고 말해야겠네요."
'준비? 뭐가 준비됐단거야?!"
의문스러울 뿐이었다.

별로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갈색 말은 다른 숫말을 한마리 더 데려왔다... 못 믿겠지만 그 흰색 털가죽의 숫말을 보자 마자 가슴이 격하게 뛰었다. 게다가 이지적인 차가워보이는 파란색 눈동자에, 저 코발트빛 꼬리와 갈기... 몸매는 균형이 잡혀 보기에도 딱 좋고 멋있어보였다. 하지만 가장 시선을 사로잡았던게 뭐냐하면 그 말의 등 뒤에 달려있던 날개 한 쌍이었다. 내가 옛날에 좋아하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그 페가수스처럼... 그 말의 둔부쪽엔 먹이를 노리는 새 비슷한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 같았지만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 보니 잘 알아보기 힘들었다.


.... 그런데 왜 나는 저 숫말의 근육잡힌 엉덩이를 뚫어져라 보고 있는걸까? 아니 애초에 왜 숫말을 이리 관심있게 쳐다보고 있는 거지? 물론 저 숫말이... 매력적인 눈동자에... 멋진 몸매에... 강인해 보이는 날개까지.. 달고 있으니까...

끄아! 겨우 정신을 차렸다. 저런 외계 말을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다니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나는 정진정명 이성애자 인간 남성이다! 가슴달린 여자를 좋아한다고! 그리고 엉덩이...엉덩이도.... 
엉덩이 생각을 하자 마자 나는 또 바로 그 흰색 말의 엉덩이를 쳐다보았다. 몸이 뜨거워지는게 느껴진다. 잠시간 제대로 생각할 수가 없다. 무슨 일을 할 수도 없었다. 솔직히 이 흰색 외계 말은... 지금껏 내가 본 중 가장 성적으로 매력적인 이상적인 존재였다!
"우와!"
흰색 말이 입을 열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예쁜걸? 진짜 고맙다. 잘해줬어 소울아!"
흰 말이 나를 예쁘다고 해 줬다. 그런데 왜 행복한 기분이 드는 걸까? 역겨워야지 정상일텐데.. 하지만...하지만... 이 흰색 말의 행동.. 말... 모든 게 다 멋져보이기만 했다.
"너무 날마차 태우지 마 임마. 난 운송한 것 밖에 한 일 없어. 외모 세팅 같은건 차원의 틈이 다 해 줬지."
'소울'이라고 불린 갈색 말이 대답했다.
혼란스러웠다. 나는 공장에서 막 생산된건가? 아니면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건가? 하지만 여기가 공단이나 연구시설처럼은 보이지 않는다. 왜 흰색 말이 갈색 말에게 날 두가 잘해줬니 뭐니하는 말을 한 거지?
"바..방금 무슨.. 말이야?"
겨우 입을 열어 물어보았다. 파리 날개짓 소리만큼 겨우 목소리가 나왔다.
"우와! 저 억양! 홀스트레일리아 포니는 만나본 적 없는데 이렇게 만나보게 되다니."
흰 말이 한껏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약간 강한 어조가.. 뭐랄까.. 약간 섹시하기도 하고.."
절로 얼굴에 홍조가 뜬다.. 아냐 이래선 안 된다.
이런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 홍조를 띈 얼굴을 감추려고 재빨리 돌아섰다. 겨우 마음을 가다듬고 가능한 큰 소리로 말을 던졌다.
"나..나한테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이 잡것들아!! 여긴...대체..어디고..."
목소리는 점점 기어들어갔고 가능한 당당하게 보이려는 시도는 철저하게 실패했다.
갈색 말이 대답하였다.
"당신은 재생성되었습니다."
...??  도통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자 갈색 말이 말을 이었다.
"여기 있는 이글 아이가 저한테 평생 같이 살 완벽한 배우자를 많은 돈을 줘 가면서 구해달라고 하더군요. 그게 우리 '변성 시설'이 할 일이니까요. 그래서 코랄 씨가 여기로 오시게 된 거구요."
"그.. 그럼 여긴 어디.."
"이퀘스트리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그리고 여기가 앞으로 코랄씨가 평생을 지낼 곳이기도 하구요."
"누...누가 이래달라고 했대?.. 나...난..."
목소리에 화난 감정이 실렸다. 아니 그럴 수 밖에 없었다.
"그러시겠죠. 하지만 일단 의뢰를 받은 이상 포니가 일은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일단 일을 하려면 살아있는 영혼을 소환해야 되는데, 포니 영혼을 소환할 순 없죠. 법적으로나 윤리적으로나 여러모로 문제가 생기니까, 그래서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다른 차원의 생명체의 영혼을 구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갑자기 실종되도 주변 가족들이 클레임을 걸지 않을 생명체를 말이죠."
믿기지 않아 잠시간 그 말을 멀뚱멀뚱 쳐다보았다.
"나..나도 날 걱정할 가족들이 있단 말이야! 당신들...진짜 완전히 미쳤어!! 당장 다시 돌려놔!!"
갈색 말은 여전히 사무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아뇨, 더 이상은 아닙니다. 당신이 전에 여기서 존재하지 않았던 것 처럼 당신이 여기로 소환 된 이상, 당신이 원래 살던 세상에선 당신의 존재는 완전히 지워졌을테니까요. 이런 식으로 사라진 존재에 대한 주변마들의 기억 밑 인과율들은 다 말소되어버리니 차원 이동은 참 희한하지요.당시닁 차원에서 누군가가 당신을 재소환하면 그곳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다만 당신의 차원은 마법을 쓸 줄 아는 존재가 없는게 문제죠. 그리고 나도 이 세상으로 영혼을 끌어오는 일 밖에는 겨우 할 수 없구요. 다시말해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 말입니다."
힘없이 앞발굽을 내려다보았다... 이 현실.. 이 상황.. 내 정신이 모조리 산산히 부서지는 기분이 들었다..
"왜..하필...날..."
겨우 말을 더듬으며 질문했다.
"당신은 그냥 무작위로 선택되었을 뿐입니다. 그리고 당신네들이 사는 차원은 우리랑 문화 및 언어도 별로 다르지 않고, 추출작업 뒷마무리도 간편해서 당신 차원의 영혼을 주로 뽑아다 쓰고 있지요."
패배감이 들었다. 고개를 푹 떨궜다.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여기에 영영 같혔다. 내 친구들, 어머니도 평생 볼 수 없을 것이다.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참아내려 같은 애를 썼다. 내게 이런 짓을 저지른 놈들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기는 싫었기 때문이었다.

갑자기 무언가가 나를 감싸는 기분이 들었다. 화들짝 놀라 돌아보니 그 흰색 페가수스 숫말, 이글 아이였다. 침대에 같이 누워 걱정된다는 얼굴로 나를 쳐다본다. 밀어내고 싶지만... 그럴 여력조차도 내겐 없다.. 모든게.. 모든게 미쳐돌아간다.. 내가 원래 뭐였는지도... 이젠 모르겠어....
아아.. 이런 건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다. 나는 더더욱 격렬하게 훌쩍이기 시작했다. 이글 아이의 품에 얼굴을 묻으면서 말이다. 이글 아이는 내 등을 찬찬히 쓰다듬어주면서 진정하라는 말을 계속 내 귓가에 속삭여주었다. 나는 이글 아이를 앞발로 붙잡고 부드러운 털에 고개를 파묻고 모든 감정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물론 저 놈이 나를 이런 꼴로 만든 건 나도 안다. 아주 잘 알고 있다. 저 놈을 철저히 증오해야 하지만. 어쩐지 그럴 수가 없었다. 의지할 누군가가 필요했다. 누구라든 좋았다. 
이글 아이의 품 안은 따뜻했고, 목소리는 매우 자상했다. 결국 내 울음은 약간 잦아들었고, 그랬음에도 나는 계속 이글 아이의 품 안에 얼굴을 묻은 채로 있었다. 그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이글의 아름다운 눈동자를 쳐다보았다. 이글은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은 후 나를 꼭 안아주었는데, 그 미소때문에 뭐랄까.. 약간 기분이 나아지기 시작했다.

"이제 좀 괜찮나요?"
얼굴이 또 달아올랐다. 부끄러워 고개를 내리며 대답했다.
"네...네."
뒤에서 소울이 헛기침을 하며 말한다.
"흠! 그럼 단 둘만의 시간을 즐기시길 바랍니다."


물론 그 시간이 무엇을 말하는지 어렵잖게 알 수 있었다. 방금 소울은 '평생을 같이 살 완벽한 배우자'를 만들어 주기 위해 나를 불러왔다고 했었다. 나는 이 숫말의 짝이 될 팔자였다... 안다.. 무지 역겨운 일이다.. 하지만 그 사실을 무시하고 싶을 정도로 몸이 후끈 달아있었다.
"흠.. 근데, 소울이 이름도 안 가르쳐주고 갔네요.. 이름이 뭔가요?"
이글 아이가 질문했다. 흉부에서 뭘 거르지도 않고 바로 튀어나온 듯한 매력적인 저음이였다. 이럴수록 점점 이글을 더 알고 싶은 마음은 커져만 갔다.
잠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목소리를 좀 가다듬고 대답했다.
"내 이름은.. 코랄.. 코랄 팔레트예요."
모든 의문들은 다 사라졌다. 그렇다. 이게 원래 내 이름이었다. 이렇게 당연한 것을 왜 깨닫지 못했을까?
"우와.. 외모만 디게 예쁜줄 알았더니 이름도 예쁘네요."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이글이 대답했다. 콩닥콩닥 가슴이 뛰었다. 얼굴은 더욱 더 시뻘개졌다.
갑자기 이글이 나를 부드럽게 밀쳐 침대에 등을 대고 눕게 하였다. 깜짝 놀랐지만 저항할 생각은 없었다. 이글이 해 될 일은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벌써 그 정도로 이글을 믿고 있었다. 그리고 사실 나는 아까부터 이글에게 마음을 빼앗겨 있었다. 그가 지닌 매력에 매료된 나머지 무슨 짓을 해도 다 받아줄 생각이었다.... 가만.. 이거 좀 동성애자스럽지 않나?..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람? 난 암말이고 이글은 숫말인데..
더 이상 달아오를 수 없을 정도로 몸이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당연한 일이다. 세상에서 가장 잘생긴 숫말이랑 같은 침대에 누워 있는데 그러지 않을 암말이 있기는 있을까..
이글이 내 위로 올라와 그 두 앞발을 내 어깨 쪽에 올렸다. 이글의 날개가 확 하고 펴져 그 아름다운 날개를 일일히 감상할 수 있었다. 보기에도 건강미가 넘치는 모습에 나는 망아지를 낳는다면 저런 숫말의 망아지를 낳는게 좋겠다고 잠깐 생각했다.
..잠깐 마음에 제동을 걸었다. 이 숫말을 만난지 얼마 안됐는데 벌써 애를 낳아줄 생각부터 들다니? 내가 진짜 미쳤나?
그런 내 마음을 알기라도 한 듯 이글이 웃으며 내 궁금증을 해소해주었다.
"처음 느껴보는거라 좀 어색할텐데.. 지금 코랄 씨는 여성 포니라면 다 한번씩 걸리는 마법에 걸린 거에요. 이상하게 생각할 것 없어요."
"마.. 마법이라뇨?"
이글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흔히들 몸이 달았다(in heat)라고도 하는데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발정기' 라고 할까요. 일종의 가임기 비슷한 건데.. 걱정 마세요. 피임은 확실하게 할 테니까요."
"하...하지만...난...애를.. 가지고 싶은데.."
깊이 생각할 것도 없이 말이 막 나왔다.
이글이 키득거렸다.
"깊이 생각하고 말 한거 맞아요? 자녀 계획은 나중에 차분하게 짜는게 어떨까요?"
잠시 미소를 지으며 이글은 말을 이었다.
"일단 코랄 씨 몸의 열기부터 좀 내려야겠죠. 기분 좋게 해 드릴 테니 마음 푹 놔요. 알았죠?"


*중략*

*중략*


거사가 끝났다. 서로 침대에 같은 침대에 등을 대고 있다. 나는 이글의 강인한 앞발에 내 몸을 맡긴체로 누워 있었다.

"음.. 더 기분 좋게 해 줄 수도 있었는데, 내가 아직 좀 부족하네.. 미안해다 코랄.."

사실, 아직 약간 불만족스러운 기분이 들었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충분했다. 더 욕심을 부릴 것은 없었다. 그이의 볼에 빠르게 쪽 하고 키스했다.

"으음, 아냐 자기야. 좋았는데 뭘.."

이글을 '자기'라고 부르니까 기분이 묘했다. 기분이 나쁜 것은 아니고 오히려 뿌듯한 기분이랄까, 하긴 이제 이글은 내 것이고, 나는 이글의 것이 되었으니까..

그이가 나를 더 꼭 껴안는다. 그리고 약간 생각에 잠긴 투로 나한테 질문했다.

"정말.. 이제 괜찮겠어? 나랑 같이 평생을 살아도?"

나는 괜한 소리를 한다는 듯 그이의 얼굴에 내 앞발을 올리며 말했다.

"으응.. 여기에 내 의지와는 상관도 없이 끌려왔다지만.. 이제 더는 신경 안 쓸거야.. 솔직히 그 전에 내가 어땠는지도 지금은 별로 기억이 안 나는데 뭘.. 만약 내가 마법때문에 세뇌가 되어서 그런다고 해도, 그래도 괜찮아. 이보다 행복할 일이 전에는 없었으니까. 자기는 세상에서 최고로 멋진 숫말이고, 난 자기랑 같이 평생을 함께 살 거야!"

이것이 지금의 나였다. 나는 이글 아이와 평생을 함께 보내길 간절히 바랬다. 내 앞에 펼쳐진 미래는 한없이 밝기만 했다. 아아.. 너무 행복해서 아찔하기까지 하다..

안심이 되었는지, 이글은 약간 풀어진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선 내 갈기를 자상하게 쓰다듬었다.

"그럼 사랑해 코랄!"

"나도 사랑해 이글!"



후일담


입에 붓을 물고는 캔버스를 색칠하다가 잠시 뒤로 물러났다. 그 다음 무엇을 그릴까 고심하다가, 고층 건물들이 늘어선 풍경이 내 마음을 스쳤다. 내가 이 세상에 오기 전에 보았던 호주 멜버른 시의 정경이다. 오로지 단편적인 기억들만 남았을 뿐이지만, 미술 작업을 하는덴 그정도로도 충분했다.

많은 비평가들은 내 작품들을 두고 "구성미를 겸비한 상상속 도시의 풍경이 뛰어나다. 화가의 창의력이 인상깊다"라는 호평을 내렸다. 맘에 쏙 드는 비평이다. 그 덕분에 그림값으로 돈은 앞으로 걱정 안 해도 될 정도로 벌린다.

그리고 입으로 그림을 그리는 게 생각보다 쉬워서 놀랐다. 나의 '큐티 마크'는 팔레트 위에 분홍색과 파랑색 물감이 칠해져있는 모양새였다. 내가 미술에 재능이 있다는 징표였다. 그리고 내 이름과도 완벽하게 잘 맞아떨어졌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 잠시 붓을 놓았다. 남편이었다. 경비병 제복을 입고 있는 모습이 어쩜 이리 멋져보일수가 없다. 잠시 물통을 아래에 내려 놓고 환한 미소로 그이를 맞았다.

다가와서 그이를 한껏 껴안았다. 그이도 나를 힘껏 안아주었다.

"출근하려구?"

볼가에 살짝 키스를 하면서 내가 물었다. 그이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응, 오늘 교대시간이 조금 일찍 잡혔거든, 4시경에나 퇴근할거야."

다시 그이의 볼에 살짝 입을 맞춰주었다. 출근 전까지 조금이라도 가까이 있고 싶었던 것이다. 살짝 몸을 뺀 후 그이가 싱긋 웃는다.

"난 말이지. 진짜 전 캔털롯을 통틀어 가장 운이 좋은 놈인 것 같아. 자기도 내 맘 알지?"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지금 옆에 있는 어떤 포니랑 결혼해서 운이 좋다고 하는 거지? 그렇지?"

나는 나를 자연스럽게 '포니'라고 지칭한다. 별로 어색할 것도 없는 일이다. 나는 원래 포니 아닌가..

그이가 활짝 웃는다. 작별하기 전에 한번 더 볼에 입을 맞춰준다.

"아참, 실버 스크립트좀 깨워주라. 곧 학교 가야 되니까. 그놈이 아빠 말을 통 안 듣더라.."

"내가 깨울께, 그럼 잘 갔다 와? 몸 조심히 보내고.."

"아니, 자기가 더 조심해. 아참! 일 하느라 너무 무리하진 말구. 알았지?"


다시 한번 자상하게 웃은 후 이글은 집을 나선다. 경쾌한 발굽 소리를 뒤로 한 채 그이는 직장으로 떠났다.

잠시 흐뭇한 한숨을 쉬었다. 정말 난 운이 좋은 암말이야. 화목한 가족에, 아늑한 집에, 정말 이게 현실인지 발굽으로 내 머리를 한번 쳐 보고 싶을 정도로 행복한 나날이었다.

잠시 캔버스를 뒤로 하고, 부엌으로 향했다. 빨간 털가죽의 페가수스 암망아지가 식탁 위에서 우유 부운 시리얼을 맛있게 먹고 있었다. 그 아이가 나를 쳐다보더니..

"좋은 아~침 엄마!!"

하고선 나한테 갑자기 와락 달려들었다. 날갯짓을 하는 바람에 더 가속도가 붙었다. 그리고선 내 목을 힘껏 껴않는다.

"아앗!"

목에 체중이 실려 나는 약간 비틀거렸다. 나는 방긋 웃으며 그 아이를 목에서 때어냈다.

"이런! 조심해야지 라스베리! 엄마는 네 동생을 몸에 품고 있어서 말이지, 갑자기 달려들면 안 돼요. 너도 잘 알지? 응?"

나는 조심해야 되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라스베리를 가볍게 내려놓았다.

"그렇다면 두배로 더 안아줘야 돼겠네요!"

애들은 참.. 정말 웃음이 절로 나올 정도로 귀여운 대답이다.

"그럼 슬슬 준비해야지. 학교갈 시간이잖니."

딸은 고개를 힘차게 끄덕이곤 방으로 들어갔다.. 오늘 친구들과 뭘 할건지 조잘대면서,

흐뭇하게 웃으면서 딸이 싸그리 비운 그릇을 싱크대에 집어 넣었다. 설거지는 조금 있다가 해도 될 것이다. 거실을 가로질러 아들의 방으로 향했다. 노크도 하지 않고 그대로 들어갔다. 세상에, 이게 다 뭐람. 방 안에 펼쳐져있는 난장판을 밟지 않도록 최대한 주의를 기울이며, 창가에 나 있는 블라인드를 올렸다. 햇볕을 좀 쬐도록 말이다.

짜증을 내는 듯한 소리가 이불 아래에서 들려온다. 이불을 들춰냈다. 그러고도 안 일어나고 배기겠어..

"일어나렴 실버, 엄마가 한번 말 할때 들어."

다시금 짜증 섞인 푸념이 이어졌다. 그러더니 아들은 다시 고개를 축 내리고 침대 시트로 자기의 머리를 가린다. 앞주둥이가 침대 시트를 뚫고 나왔다. 하지만 나는 그것마저도 치워버렸다. 다시 짜증섞인 푸념, 나는 웃으면서 활기차게 아들에게 말을 걸었다.

"이러지 말고 순순히 8시까지 학교 가는게 좋을텐데? 또 늦으면 큰일나요!"

그러고 나선 방문을 나섰다. 어짜피 아들이 곧 일어날 거라는 건 아니까, 선생님에게 아들이 지각했을 때 엄하게 꾸중하라고 말을 저번주부터 해 왔으니 아들도 따끔한 맛을 보기 싫으면 알아서 움직일 것이다.

아이들까지 학교로 보내고 나면, 식탁을 치우고 설거지를 끝낸 다음, 못 그린 그림을 마저 완성해야겠다.

갑자기 내 안의 아기가 발로 내 배를 살짝 찼다. 기분 좋은 신호였다.

아아.. 이보다 완벽한 삶은 더 이상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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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포간 묘사 부분은 페이스트빈에 따로 올리는 걸로 해결봤습니다. 

주인공이 결국 행복하게 살긴 하지만 인간적으로는 아주 찝찝한 엔딩입니다. 어떻게 보면 원래 자신 본연의 모습을 잃어버린 채 누군가의 필요로 인해 본성이 변해버린 샘이니까요.. 뭐 컨셉 아티스트라는 인생(아니 이제 마생이지만)의 목적을 이루긴 했지만..

여러분이 만약 저런 상황에 처했더라면 어떤 반응을 취하게 될까요? 원래 자기의 모습과는 확연하게 변해버린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고 현실과 타협하고 말 건가요? 아니면 어떻게든 돌아갈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건가요?

그리고 갑자기 반대 성별이 되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저는 고자되기 하면 허망감을 못 이겨 자살할 것 같습니다.

제가 흥미 유발용의 팬픽에 너무 쓸대없이 진중한 의문을 품는 것 같군요. 그냥 넘어가주시길 바랍니다.


*쓸대없는 설명 그 1 :작중 화자가 꿈꿨던 컨셉 아티스트는 이런 걸 그리는 사람들입니다.

게임같은 걸 만드는 데 참고가 되어야 하므로, 그림을 아주 디테일있게 그려내야 하는 직업입니다. 


*쓸대없는 설명 그 2:  미쿡 쪽에서는 어째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타 영어권 국가의 악센트에 페티쉬를 가진 사람들이 간혹 있습니다. 본문의 이글이 '올 님 홀스트레일리아 포니네요'라고 좋아하는 내용은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하시면 됩니다.

이 글의 화자의 억양은 대충 다음과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성일 때



여성일 때



두 캐릭터 다 영어판 기준으로는 호주 억양이지요.

그래서 번역할때 화자의 대사를 다 사투리로 처리하려다가 사랑고백씬에서 너무 깰까봐 도중에 말았습니다.




자.. 이번 달 중순까지 할 일을 이로써 모두 마쳤습니다. 월중결산은 내일 올리도록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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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www.4chan.org

I want come inside rainbow dash는 cum이랑 come이 발음이 같은 걸 이용한 말장난으로....


아니 그냥 실제 예를 하나 보시는게 빠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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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뮤식의노예

최근 마이 리틀 포니 국내 방영으로 인해 인터넷 검색으로 이 곳에 찾아오시는 12세 미만 미성년자 여러분들과 부모님들에게 안내말씀 드립니다. 이 곳에 게시된 번역된 만화 및 소설류들은 아직 자아 형성이 덜 된 미성년자들이 보기엔 바람직하지 않은 것들이 허다하므로, 미성년자 여러분은 열람을 자제해 주시길 바라며, 해당 부모님들은 철저히 관리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근데 이렇게 써 봤자 모바일에서는 이거 못 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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